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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둔촌주공 주위에 "엄마가 미안하다" 현수막 내걸린 까닭

    입력 : 2023.06.29 08:08 | 수정 : 2023.06.29 08:56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2동, 성내3동 주민들이 한산중 이전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독자 제공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이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이 어렵게 되자 인근 중학교(한산중)를 이전해 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기존 한산중에 재학중인 자녀를 둔 둔촌2동과 성내3동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강동송파교육청에 따르면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기부채납 학교 용지에 한산중 규모의 두 배인 31개 학급으로 확대해 이전 및 재배치하는 안이 결정됐다. 한산중은 둔촌주공 입주 후 2년 뒤인 2027년 3월까지 준공 및 개교한다는 계획이다.

    단군 이래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당초 재건축 후 1만2000여가구가 새로 지어지는 만큼 초중학교를 단지 안에 신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0년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심)는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생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학교 신설이 불가하다고 판정했다.

    실제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서는 그동안 일명 ‘학교 총량제(학교 신설과 학교 통폐합 연계 정책)’를 통해 학교 신설을 억제하는 대신 다른 학교를 폐교하거나 통합 또는 기존 학교를 이전하는 정책을 시행해 왔다. 송파강동교육청도 기존에 있는 학교를 이전해 늘어나는 학생 수를 대비하기로 했다. 교육청은 둔촌1동에는 중학교가 동북중 하나뿐이지만 둔촌2동 내에 학교가 2개(한산중·둔촌중)가 있는 데다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한산중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기존에 한산중으로 통학하던 둔촌2동, 성내3동 학생들은 한산중이 이전하면 기존 통학거리보다 멀어지게 된다는 것. 특히 학교와 통학 거리에 따라 부동산 매매뿐 아니라 전세 시세를 좌우하는 만큼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한산중 인근 아파트 단지로는 둔촌2차 현대, 둔촌 하이츠, 둔촌신동아파밀리에, 신성미소지움 아파트 등이 있다. 둔촌2동 주민들은 “만약 한산중이 둔촌1동으로 이전하게 되면 둔촌1동에 학교가 2개 생기게 되는데 교육청의 주장대로라면 둔촌1동에도 학교가 2개여서는 안된다”며 “한산중은 1990년 개교한 중학교로 강동구 내 중학교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학교라 노후화 개선이 시급한 다른 학교가 더 많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강동송파교육청은 한산중 이전 재배치 계획 수립이 확정됐으며 앞으로 남은 행정절차에서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으면 한산중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지역주민, 예비학부모 의견수렴, 공공건축심의, 투자심사, 구예산관리계획 등의 행정절차가 남아있다”며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이전 증축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비사업지 중 학교 배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는 잠원초가 통학구역인데 과밀 학급 문제가 우려되면서 원베일리 입주 초등학생 일부는 반포대로 건너편에 있는 반원초로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생 자녀가 통학 시 번번이 반포대로를 건너야 하는 만큼 안전문제가 제기된다. 게다가 래미안원베일리 전세수요와 집값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동작구 흑석뉴타운은 2만여 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지만 흑석, 노량진, 상도동 권역에 고등학교가 없어 2006년부터 학교 설립을 검토했다. 하지만 인근 학교를 동작구로 이전하는 방안을 놓고 갈등이 불거지면서 오랜 기간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7일에야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구청이 흑석 뉴타운 개발에 따라 늘어난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해 가칭 ‘흑석고’(가칭)를 설립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흑석고는 2026년 3월 개교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신설은 막히고 기존 학교를 이전 재배치해야 하는 교육 당국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재산권이 걸린 민감한 사안인 만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연구위원은 “학교 신설이 주민 간 갈등을 불식시킬 최선의 방법이지만 교사 인력 수급 계획이나 학령인구 감소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상황에서 학교 신설은 어려울 것”이라며 “교육청 입장에서는 학생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학교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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