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27 17:18 | 수정 : 2023.06.28 11:38
[땅집고] 쿠팡이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연면적 5만평 규모로 조성 중인 호남권 최대 물류센터 ‘광주 풀필먼트센터’(이하 광주FC) 가동 시기가 올해 상반기에서 사실상 2년 이상 미뤄진다. 건축 공사가 당초 이달 말 준공에서 연말로 늦어진 데다 내부 시설·설비를 갖추는데 2년 정도 더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최근 물류센터가 포화 상태인 점을 감안해 쿠팡이 최근 전국 각지 물류센터 완공 시점을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물류센터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는 27일 “광주FC 골조 공사는 거의 막바지 상태인데 외부 요인이 겹치며 건축 공사 준공은 올 6월에서 연말쯤으로 밀렸다”며 “물류센터 특성상 내부 시설 설치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해 실제 가동까지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앞서 쿠팡은 2021년 9월 광주 광산구 평동3차 산업단지에 연면적 17만㎡(5만1425평) 규모 광주FC 건립 계획을 밝혔었다. 호남 지역에서 가장 큰 물류센터다. 쿠팡은 광주FC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입, 자체 개발한 물류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비롯해 첨단 물류설비 등을 도입하고 2000명 이상 고용하겠다고 밝혔었다.
물류센터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화물연대 파업이 광주FC 공사 지연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건설 원자재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기가 연쇄적으로 밀리게 됐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원·하청업체 간 건설대금 지급 논란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호남권 물류센터 가동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쿠팡이 의도적으로 물류센터 건립을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실제 쿠팡이 최근 지방에 추진 중이던 물류센터 세 곳은 일정이 무기한으로 지연되거나 설립이 아예 무산됐다.
쿠팡이 1160억원을 들여 충북 제천10만㎡ 부지에 짓기로 한 물류센터는 지난해 3월 입주 계약 이후 모든 일정을 중단한 상태다. 원래 지난해 하반기 건설 공사를 시작해 2024년 하반기 운영할 계획이었다. 4년여간 협의를 이어오던 쿠팡 함양 물류센터는 올 4월 없던 일이 됐다. 전북 완주군에 계획했던 1300억원 규모 쿠팡 물류단지 조성도 작년 말 공식적으로 무산됐다. 쿠팡은 전국 30여 곳에서 100여 개의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다. 쿠팡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소위 언택트 바람을 타고 급성장했고, 최근엔 전국 각지에 1조원을 들여 물류센터 5개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엔데믹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서 신규 물류센터 건립을 일부러 늦춘다고 본다. 한국은 한정된 택배 물량을 놓고 속도 경쟁을 벌이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이어서 더 많은 물류센터를 보유한 업체가 유리한데, 물류센터가 포화 상태를 맞아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물류 전문가는 “쿠팡이 아무리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어도 물류센터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면서 “최근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의도적으로 (물류센터 건설을) 지연시키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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