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23 08:47 | 수정 : 2023.06.23 08:54
[땅집고] “규제가 풀리고 정부의 대출 지원이 본격화한 4월 이후부터 대치동과 개포동 아파트값이 점차 오르기 시작해 지금은 2021년 전고점 가격을 다 회복했어요. 강남 아파트는 너무 비싸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할 수 없지만, 특례보금자리론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가격대의 집을 판 분들이 강남에 곧장 올 수 없으니 강남 인근 지역 아파트를 구입하고, 강남 인근 지역 집을 판 분들이 연쇄적으로 강남으로 이사 오면서 가격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현재도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고, 가격이 오름세예요.” (강남구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최근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주택 경매에도 응찰자가 몰리는 등 매수세가 되살아나고 있다. 강남3구는 용산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규제지역에 묶여있는 지역이다. 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은 서울시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실거주가 아니면 거래하기도 까다롭다.
하지만, 최근엔 매수 문의가 늘고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대출·세금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다 최근 3회에 걸쳐 금리를 동결하면서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정부에서는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강남 아파트는 현금부자만 거래할 수 있었는데, 규제가 풀리면서 중산층도 기존 집을 팔고 강남 입성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단 평가다.
■ 강남·송파가 거래 주도…대치동·개포동에선 신고가 속출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남3구의 경우 최근 집값 반등세가 포착된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206건으로 4월에 이어 연속해서 3000건을 넘어섰는데, 송파가 286건, 강남이 233건으로 거래를 주도했다.
강남권 경매물건에도 응찰자가 몰리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5월 강남3구 아파트 경매물건당 평균 응찰자수가 12.7명으로 2021년 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달 서울 전체 아파트 물건의 평균 응찰자수 7.8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강남3구 응찰자는 올해 1월 4.4명, 2월 3.1명, 3월 8.3명, 4월 9.6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경매로 낙찰받은 주택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를 지키지 않아도 돼 더 인기가 높다. 낙찰가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대치 은마 84㎡ 경매에는 총 45명이 몰렸는데 감정가 95% 수준, 시세보다 2억원 높은 26억5288만원에 낙찰됐다. 개포 대청아파트 전용 51㎡도 10억8273만원에 낙찰됐다.
가격도 오름세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가격을 점차 회복하는 추세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91㎡는 이달 32억5000만원에 팔려 전고점이었던 33억원(2021년 12월)에 거의 근접했다. 지난해 29억1000만원까지 빠졌다가 다시 3억원 상승했다.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132㎡도 이달 39억원에 팔려 3년 전보다 12억원 오른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서초그랑자이’ 84㎡는 지난달 33억5000만원에 팔려 작년 12월 최고가 33억5000만원을 회복했다. 지난 3월 28억 4000만원까지 하락했지만 한 달여 만에 5억1000만원 오른 것이다.
강남구 개포동 이관우 개포1번지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 1분기에는 한 단지 당 거래 건수가 1건이 될까 말까 했는데, 2분기에는 8건씩 거래가 이뤄졌다”며 “올 초 강남 아파트 가격이 크게 꺾였을 때 정부의 규제 완화가 시행되면서 기존 집을 팔고 대출을 좀 더 받아 갈아타려는 수요가 4~5월 대거 몰렸다. 경매, 분양권, 기존 주택 가리지 않고 가격이 오름세며 90%가 실거주 수요”라고 했다.
■ 대출 규제 풀리며 중산층 강남 진입 수월해져…“수요 꾸준할 것”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는 한 현재 강남 집값 오름세가 더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은 유입하려는 수요가 큰 데 비해 이탈 요인이 적어 매물 잠김이 심한 지역”이라며 “지난 정부에서 15억원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면서 현금 부자들만 집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윤석열 정부에서 대출 규제를 풀면서 중산층 진입 장벽이 깨져 수요가 더 커지게 됐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지난 몇 년간 고가 아파트 시장은 현금으로만 거래됐기 때문에 고금리 충격도 거의 받지 않은 데다 신고가가 연이어 발생해 유동성이 풍부해졌다, 자칫 현재 강남 아파트 가격 오름세가 중저가 시장을 자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입시제도 개편 등을 추진해 학군지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지만, 교육 여건을 제외하더라도 강남권 아파트를 선호할 만한 요인이 커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 너도나도 카페 창업하지만, 진짜 성공하는 카페는 따로 있다 ☞ 땅집고M
▶ 독보적인 실전형 부동산 정보, 국내 1위 부동산 미디어 땅집고 앱에서 쉽게 보기 ☞클릭!
▶ 꼬마 빌딩, 토지 매물을 거래하는 새로운 방법 ‘땅집고 옥션’ ☞이번달 옥션 매물 확인
▶ 교통·상권·학군·시세 그리고, 아파트 주변 유해 업소까지 한번에 ☞부동산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