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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마이스' 때문에 잠실 토허제로 묶었는데…2024년 착공도 불투명

    입력 : 2023.06.22 07:22

    서울시, 실시협약 체결 올해 말→내년 하반기로 또 연기
    패스트트랙 태운다지만…"2024년 착공 사실상 어려울 듯"

    [땅집고]한화 컨소시엄이 제안한 서울 잠실운동장 일대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단지’의 완공 후 예상 모습. 코엑스 3배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과 야구장, 수상레저 시설을 비롯해 특급 호텔과 초고층 업무 시설 등이 들어선다. /한화건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에 삼성동 코엑스 세 배 규모로 조성하는 복합공간 ‘잠실 마이스’(MICE: 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사업의 첫 단추인 실시협약이 내년 하반기에 체결될 전망이다. 주무관청인 서울시는 실시협약 체결 이후 곧바로 내년 말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논의할 거리가 많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지역 사회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 서울시가 잠실 마이스 개발 사업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며 잠실동 일대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로 묶어 놓고선, 착공 시기가 계속 밀리고 있기 때문.

    잠실마이스 사업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주경기장 주변을 제외한 35만㎡ 부지에 전시·컨벤션시설, 야구장, 호텔, 상업·업무시설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만 2조1000억원이 넘는다. 민간이 사업비를 부담하고 40년간 운영하면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추진한다. 서울시는 2021년 12월 입찰을 통해 한화그룹·HDC그룹 컨소시엄(이하 한화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 ‘민자사업 신호탄’ 실시협약 체결, 내년 말로…착공은 언제?

    서울시 관계자는 21일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시와 한화 컨소시엄은 잠실마이스 사업 관련, 내년 하반기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실시설계계획표를 받아 승인에 나선 후 내년 말 착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시협약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나서 실시설계ㆍ착공 전에 이뤄지는 절차로, 주무관청과 우선협상대상자는 이 과정을 통해 해당 민자 사업에 대한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논의하게 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한화 컨소시엄은 지난해 3월부터 실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한화컨소시엄과 잠실마이스 전체 공정과 시설 운영 계획, 수입구조 등에 대해 맞춰가며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작년4월 돔구장 발표 이후 한화컨소시엄 측과 협상을 조율하고 있다”며 “2024년 말 착공에 맞춰 모든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역점 사업인만큼 서울시는 잠실마이스를 패스트트랙에 태우며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상 민자사업은 실시협약 체결 이후 실시설계 인가까지 1년 정도가 소요되는데, 서울시는 잠실마이스 사업에서 이 과정을 2~3개월로 완전히 단축시킬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론상으로는 타이트해도 가능할 수는 있지만, 사업 규모가 크고 논의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어 내년 말 바로 착공하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땅집고]잠실 마이스 사업 개요와 위치도./그래픽=백형선 기자

    ■ 위치 다 바뀌고 비용도 쑥…돔구장으로 난항 겪는 ‘잠실마이스’

    양측은 ‘잠실야구장’ 건립을 둘러싸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 시장은 작년 4월 잠실야구장 현 부지에 3만5000석 규모의 돔구장으로 짓기로 했다. 당초 잠실야구장을 한강 변으로 옮겨 짓겠다는 계획을 뒤집은 것이다. 오 시장은 돔 야구장과 올림픽주경기장 리모델링을 내세우면서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와 삼성역~잠실역 일대를 한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잠실야구장 계획이 바뀌면서 잠실마이스 사업도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게 됐다. 우선 당초 계획한 위치가 바뀌면서 내부 시설들의 위치를 새로 조정해야 하고, 사업비도 늘어나면서다. 돔구장은 일반 구장의 최소 3배 이상 비용이 든다. 일반 야구장은 1600억원 수준이 들지만, 돔구장은 개폐형 여부에 따라 최소 4000억원에서 많게는 8000억원까지 든다. 서울시와 한화컨소시엄은 돔구장 발표 이후 잠실마이스 새판을 짜기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익명의 관계자는 “결국은 공사비가 사업 속도의 관건”이라면서 “서울시나 사용자가 내는 방법, 돔구장 부대시설이나 다른 시설 사용수익을 늘리는 방법, 운영 기간을 늘리는 방법 등 다양한 안을 두고 논의에 나서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돔구장을 개폐식으로 지을지, 아니면 고척스카이돔처럼 폐쇄형으로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화컨소시엄이 과거 잠실마이스 사업 수주를 위해 수익률을 무리하게 낮춘 점도 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2021년 말 입찰에서 한화컨소시엄은 사업자가 운영 기간에 얻는 세후 수익률을 경쟁사(연 5%대 중반)보다 훨씬 낮은 3~4%대로 제시했다. 세후 수익률이 낮을수록 민간사업자가 공공성 확보를 명목으로 주무관청에 내야 하는 돈은 늘어난다.

    경기 악화에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 금리가 높아졌는데 설상가상으로 돔구장 사업비까지 떠안을 경우 한화컨소시엄 측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시행업계 관계자는 “잠실마이스는 빈 땅에서 출발하는 것도 아니고, 덩치까지 커서 진행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사업”이라면서 “다만 오 시장이 관심을 갖고 밀어붙이는 사업이라 어떻게든 추진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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