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20 21:14 | 수정 : 2023.06.20 21:48
[땅집고] 서울 중구에 남은 유일한 대학 병원인 인제대 서울백병원이 20일 최종 폐원 결정을 내렸다. 1941년 문을 연 뒤 올해 83년의 역사를 지닌 병원이지만, 1700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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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인제학원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태스크포스(TF)팀에서 상정한 ‘서울병원 폐원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사진 7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폐원안이 통과됐다.
인제학원 측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지난해까지 20여년 동안 연속 적자를 냈다. 대기업 자본을 낀 이른바 ‘빅5’ 대형병원과 경쟁에서 밀린 데다, 도심 공동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병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4년 처음으로 73억원 손실을 기록한 뒤 적자 폭은 해마다 커져, 지난해에는 161억원까지 늘었다. 올해까지 누적 적자만 1745억원에 달한다.
인제학원 측은 서울백병원이 재단 본원이라는 상징성과 서울 시민의 의료 복지를 고려해 병원을 지켜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6년 경영정상화TF팀을 꾸리고 병상 수 감축, 시설 리모델링 등에 나섰지만 적자를 벗어나긴 역부족이라는 판단에 결국 폐원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교원과 간호직, 일반직 등 380여명의 서울백병원 구성원은 수도권과 부산 등 형제병원 전보조치를 통해 고용을 유지키로 했다. 입원 치료 중인 환자는 타 병원으로 전원 조치하게 된다.
이제 시장의 주목은 서울백병원 부지 처분 과정에 쏠리고 있다. 병원이 명동 번화가에 위치한 황금 입지라서다. 부동산 업계에선 상업 시설로서 사울백병원 부지 가치가 20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서울백병원 부지를 의료 시설로만 쓸 수 있도록 도시계획시설(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향후 땅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용도가 병원으로만 묶인 땅을 사려는 매수자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제학원 측은 이사회 후 "서울백병원 부지·건물의 운영 및 향후 처리 방안은 추후 별도의 논의를 거쳐 결정된다"며 "새 병원 건립, 미래혁신데이타센터 운영, 수익사업, 매각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의 폐원 결정에 대해 서울백병원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재단과 병원 구성원들 간 갈등은 숙제로 남았다. 노조는 "오늘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백병원 폐원안을 통과시켰다"며 "이사회에 협의체 구성에 대한 논의를 건의했다.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고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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