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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 타일 그대로 살려 리모델링…비용은 줄이고, 가치는 높였다

    입력 : 2023.06.19 08:04 | 수정 : 2023.06.19 16:22

    [땅집고] 서울 종로구 아이들 돌봄센터 '해아전'의 리모델링 전(위쪽)과 후 외관. /이택수 작가

    [땅집고] 서울 종로구에 어린이 돌봄센터 ‘해아전’이 있다. 1964년 준공한 이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금의 3층짜리 번듯한 건물로 탈바꿈했다. 만약 기존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지으려 했다면 기존 건물 면적의 4분의1가량을 줄여야 했다. 기존 건물은 건폐율 80%를 적용받아 지어진 건물이었지만 현행 법규에 따르면 건폐율이 50% 이하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서 소실되는 공간 없이 개축할 수 있었다. 아이들 돌봄공간으로 증축한 맨 꼭대기 층만 현행 건폐율을 적용받았다.

    김상언 에스엔건축사사무소 대표는 “리모델링을 하면 현행 법규 대신 기존 법규를 적용하기 때문에 신축할 때에 비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지고 수익률도 그만큼 높일 수 있다”며 “건물 임대 수익률을 높이려면 결국 건축물 가치가 높아져야 하는데 리모델링이 오랜 자재를 살려 희소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궁극적인 수익률 상승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2021년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대상, 한국리모델링건축대전 대상, 2022년 서울특별시 건축상우수상, 경기도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했다.

    김 대표는 땅집고가 오는 7월 19일부터 진행하는 ‘최소 비용으로 헌 건물 새 건물 만들기 리모델링’ 2기 과정에서 ‘낡은 상업건물을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주제로 강의한다.

    ■ 리모델링의 매력? “깐깐해진 현행 법규 피해 공간 소실 없이 새 건물로 탄생”

    건축주들이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신축할 때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과거와 달라진 현행 법규 때문에 신축한 건물이 이전 건물에 비해 실사용 공간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주차 공간이다. 1979년 전까지만 해도 건물을 지을 때 주차 공간을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법규가 없었다. 하지만 신축을 하게 되면 현행법에 따라 기존에 없었던 주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통상 주차장은 임대수익이 가장 높은 1층에 배치하게 된다. 때문에 신축 후에는 건물의 임대 공간이 줄며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또 어떤 건물은 면적이 너무 작아 아예 주차 공간을 만드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하면 이 같은 고민을 덜 수 있다. 김 대표는 “해아전의 경우 증축하는 바닥면적 100㎡당 주차 1대를 추가해야했는데, 주차장 조례상 ‘0.5대 미만은 0으로 본다.’는 규정이 있다”며 “증축하는 바닥 면적이 49㎡ 미만이면 사실상 주차 공간을 확보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건물의 오래된 부분을 남기면 자재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건축물에서 남겨 놓는 부분이 많을수록 새로 구매해야 할 외장재·내장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실제 2020년 준공한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정보도서관’은 책장 바깥 부분에 나무 합판을 덧대고 내부 공간 일부 계단, 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제한적으로 자재를 사용해 예산 10억원으로 리모델링 공사를 완료할 수 있었다”며 “최근 치솟은 건축비를 고려했을 때 자금이 한정적이라면 고려해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강북구 강북문화정보도서관. /이택수 작가

    절감한 비용은 다른 부분에 투자해 고급화할 수도 있다. 실제 에스엔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서울시립대 학생회관은 기존에 있던 우측 벽돌공간을 살려 마감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절감한 비용으로 좌측 내벽에 고급 목재인 ‘화이트 오크’를 사용했다. 김 대표는 “원 설계자가 외부 마감재로 사용하는 벽돌을 내부 마감재로 사용한 것이 특징인데 학교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의 소통, ‘이어져 있음’을 강조하려는 뜻이 담겼다”며 “벽돌을 남기면서 원 설계자가 벽돌에 담은 의미도 살리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오래된 것 자체가 비용 절감이자 건물 가치 높이는 요소”

    김 대표는 건축물의 오래된 부분을 남기는 것 자체가 건물의 가치를 높인다고 했다. 건축물 역사의 흔적을 남겨 희소성을 배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해아전의 외장재는 59년 전 생산된 타일로 지금은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희소한 자재”라며 “오래된 자재를 건물에 남기면서 건물이 일종의 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생기면 건축물의 실제 가치도 뛸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시립대 학생회관. /김용순 작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바뀐 시대상을 반영해 공간을 탈바꿈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를 들면 서울시립대 학생회관은 원래 2층에 사무공간이 있던 공간이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교육 방식을 반영해 공간 구성을 바꿨다. 김 대표는 “과거 대학은 교수·강사가 학생들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주효했지만 최근에는 학생들 간, 학생과 교수 간 토론 등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방식으로 교육형태가 변화했다”며 “그에 걸맞게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해야겠다는 의도를 담아 1,2층 공간을 트고 동아리방과 계단형 휴게 공간을 마련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최소비용으로 헌 건물 새 건물 만들기'…리모델링 2기 수강생 모집 >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끼고 꼬마빌딩을 매입한 건물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된 건물의 가치와 수익률을 높이려는 건축주들이 늘고 있다.

    많은 건축주들이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신축 보다 공사 기간이 짧고 비용도 아낄 수 있어서다. 보통 2~3개월 걸리는 건축심의를 생략할 수 있고, 공사비는 신축의 80%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렇다고 리모델링이 신축 보다 더 쉽다는 것은 아니다.

    건물을 리모델링 하기 위해서는 꼼꼼히 따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법적인 문제와 인허가 과정은 물론이고 리모델링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최대한 줄이되 수익률은 극대화 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땅집고가 주관하는 '최소비용으로 헌 건물 새 건물 만들기 리모델링 2기' 교육 과정이 7월 19일 개강한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은 꼬마빌딩을 대상으로 수익률 증대를 위한 건물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강의는 케이스 스터디 위주로 구성하며, 수강회원들이 다양한 리모델링 사례를 참고해 각자의 자산에 적용가능한 실질적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강의는 현장스터디 3회와 이론 강의 4회 등 총 7강으로 구성한다. 첫 강의에선 원유민 JY아키텍츠 소장이 다세대·다가구를 상업시설로 리모델링을 주제로 강의한다. 원 소장은 두번째 강의에서 다세대 주택을 오피스로 전환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현장 방문을 진행한다. 김영배 드로잉웍스 소장은 단독주택을 상업시설로 리모델링 방법을 소개하고 주택을 공유 공간으로 활용 중인 서울 성북구 성북동 현장 방문을 맡았다.

    김상언 에스엔 소장은 낡은 상업건물을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소개하고 혜화동 현장을 방문해 현장 스터디도 진행한다. 강훈 JD건축 부장은 리모델링공사 사례를 소개하고 하자 방지를 위한 체크포인트를 주제로 강의한다.

    수강료는 160만원이다. 강의 장소는 서울 중구 퇴계로 10 메트로타워 2층 서울역 상연재다. 서울역 8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수강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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