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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고 상권인데 빈 곳 수두룩" 강남대로 유독 '장기 공실' 많은 이유

입력 : 2023.06.17 09:11 | 수정 : 2023.06.17 09:23

[글로 보는 땅집고 '상권 긴급점검']
"월세 1억 2000만원" 억소리 나는 임대료에 대기업도 손절…그래도 "절대 못 낮춰"

[땅집고] 강남대로는 한남대교 남단에서 양재대로에 이르는 10차선 대로로, 이 대로를 기준으로 서초구와 강남구로 나뉜다./ 유튜브 땅집고TV 상권점검시리즈 영상

[땅집고] “(임차료를) 낮게 받느니 차라리 이제 공실로 더 유지를 시켜서 임차를 제대로 구성을 하겠다라는 마음이 더 큰 거죠. 강남 쪽에 건물을 보유하신 분들은 예를 들면 스타벅스처럼 우량 임차로 한번 맞춰버리면 건물 자체에 대한 가치가 상승을 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서울 지하철 강남역 11번 출구를 나와 신논현역 방향으로 걷다 보면 대형빌딩 4~5곳 중 한 곳은 지하 1층~지상 1층이 비어있다. 10년간 유니클로 매장이 있었던 건물 1층 자리는 2020년 폐점 이후 현재까지 새 임차인을 들이지 못하고 비어 있는 상태다. CGV가 들어와 있는 강남대로 중앙에 위치한 스타플렉스 건물의 1층 6개 호실 또한 전부 비어있다.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로변 상가 공실은 1~2년 동안 빈 채로 방치되다시피 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했다. 이유가 뭘까.

강남대로변 상가 저층부 4곳 중 1곳, 1년 이상 장기 공실

강남대로는 한남대교 남단에서 양재대로에 이르는 10차선 대로다. 이 대로를 기준으로 서초구와 강남구가 나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9호선 신논현역, 7호선 논현역 구간으로 이어지는 강남대로변에는 상가 저층부가 공실로 남은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중대형 상가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강남대로 상가 공실률은 올해 1분기 11.6%로, 공실률이 지난 분기보다 0.8% 포인트(p) 상승했다. 서울 강남 교대역 일대도 지난 분기 5.7% 대비 올해 1분기엔 6.2%로 올랐다. 강남지역 공실률 역시 지난 분기 8.2%에서 올해 1분기 8.5%로 상승했다.

[땅집고] 2023년 1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 현황 비교./ 유튜브 땅집고TV 상권점검시리즈 영상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강남대로에 있던 유니클로, 탑텐 등 대형 스포츠·의류 브랜드들이 폐업했다. 2021년에도 언더아머, JD스포츠 등도 잇따라 문을 닫았다. 이후 대형 스포츠·의류 브랜드가 나간 자리는 현재까지도 공실로 남아 있다. 강남역 11번 출구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10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A상가 1층 전용 32평 호실은 2021년 3월까지 휴대폰 대리점이 있었지만 현재 2년 넘게 공실로 남았다. 현재는 옆자리 전용 12평 점포까지 비어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 50m 더 걸어가면 1층이 전부 텅 빈 상가도 나온다. 이 건물 2층에는 병원이 입점해 있지만 1층은 1년 넘게 공실이다.

[땅집고] 강남역 11번 출구 정면으로 걸어가면 나오는 강남대로 상가 저층부가 2년 동안 공실로 남아 있다./ 유튜브 땅집고TV 상권점검시리즈 영상

강남역 10번 출구 앞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가 건물 저층부가 빈 점포인 곳이 여럿 보인다. 지하 4층~지상 14층의 B빌딩은 2020년 1층 의류 매장, 액세서리 매장이 나간 후 현재까지 빈 점포로 남아 있다. 온라인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따르면 이곳 1층 전용 29평은 보증금 9억원에 월 임대료가 7000만원, 관리비가 500만원이다. 조금 더 큰 평형대인 전용 57평은 보증금 13억원에 월 임대료가 1억 2000만원이다. 관리비는 1200만원이다.

■ “아모레퍼시픽·탑텐도 떠났다”

현지에서는 공실의 원인으로 높은 임대료를 꼽았다. 강남대로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임차인들은 빠져나가는 상황이지만, 건물의 시세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임대인들은 공실로 두더라도 높은 임대료를 고수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현지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임차료를 책정한 뒤 10년간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해 금액을 변동하기 어렵고, 갱신 시 임대료를 5% 이내에서 협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임대료를 낮추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가격지수 결과에 따르면 강남대로 중대형 상가 임대가격지수는 지난해 4분기 100.4에서 올해 1분기 101.1로 상승했다. 인근에 있는 교대역도 100.0에서 100.2으로 올랐고, 강남지역 소계는 100.3에서 101.0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탑빌딩 부동산중개법인 강동원 팀장은 “임차료를 한 번 받으면 10년 동안 임차인의 권리를 또 보장을 해줘야 하고, 강남 쪽 임대인들은 임대료를 낮게 받느니 차라리 공실로 더 유지를 시켜서 임차를 제대로 구성을 하겠다라는 의견이 대다수다”며 “스타벅스처럼 우량 임차인을 들이면 건물 가치가 상승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땅집고] 강남역 11번 출구 정면으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강남대로 상가 1층이 장기간 공실로 남아 있다./ 유튜브 땅집고TV 상권점검시리즈 영상

전문가들은 온라인 구매가 늘어나면서 대형 의류브랜드, 안테나숍 등의 오프라인 매장이 힘을 쓰지 못하는 점도 대기업이 강남대로변에서 철수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0년 아모레퍼시픽의 뷰티 편집숍 ‘아리따움 라이브'와 신성통상의 의류 브랜드 ‘탑텐’ 등 강남대로변에서 자리를 지키던 대기업 뷰티·패션 직영점들이 줄줄이 철수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학교 교수는 “강남대로변 상권은 대기업들이 일종의 안테나숍 형태로 들어가야 현재 임대료 수준을 맞춰줄 수가 있지만 지금 임대료 수준이 높다 보니 대기업 입장에서도 손익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에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해서 연남동 같은 상권들이 개발되다 보니까 ‘굳이 안테나숍을 무리해서 강남역 대로변에다 세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고 했다.

강남대로 상가의 장기 공실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탑빌딩 부동산중개법인 강동원 팀장은 “임대인들이 내부 인테리어와 시설을 정비하거나 렌트프리 기간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우량 임차인과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고 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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