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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 지산·상가 공실 '폭탄'인데…이대로면 3기는 공실 '핵폭탄'

    입력 : 2023.06.15 08:25 | 수정 : 2023.06.15 11:34

    [땅집고] 3기 신도시 자족시설용지(도시지원시설용지) 규모가 2기 신도시 두 배를 훌쩍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를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고, 일자리 등 자족기능을 갖춘 정주도시로 조성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특화산업 육성 방안 등은 빠져있어 2기 신도시에서 불거진 오피스·지식산업센터·상가 대규모 공실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족시설용지는 신도시 자족기능을 높이기 위해 고용을 창출하고 지역경제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이 들어서는 공간을 말한다. 백화점, 쇼핑센터 등 판매시설과 배송센터 및 창고, 아파트형 공장 같은 업무·공장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다.

    13일 국토교통부·LH 등에 따르면, 3기 신도시 자족용지 비율은 평균 16.4%로 2기 신도시 자족기능 관련 용지 비율(6.7%)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기 신도시 자족용지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3기 신도시 또한 그 전철을 밟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2기 신도시 개발 계획 당시 1기 신도시가 자족 기능이 없는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의식해 자족용지를 대폭 늘렸다. 하지만 용지 비율을 높였으나 특색 없는 오피스·지식산업센터로 채워졌다. 그 결과 2기 신도시 위례와 광교·동탄 등에선 상가와 오피스, 지식산업센터의 대규모 공실 발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위례와 광교의 자족용지 비율은 각각 전체면적의 2.1%, 4.5%에 불과하지만, 공실 폭탄에 신도시 정주여건을 해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2기 신도시 중 판교(자족용지 비율 4.9%)만 IT특화산업을 바탕으로 자족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땅집고] 경기도 한 지식산업센터 내부가 텅텅 비어있다. 입주 1년이 지났지만 50% 이상이 공실이다./강태민 기자

    이런 가운데 3기 신도시 자족용지 비율이 10~20% 수준에 육박하자 2기 신도시 때보다 사태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인천 계양과 과천지구는 자족용지 비율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3기 중 가장 비율이 낮은 남양주 왕숙도 12.3%로 2기 신도시보다 훨씬 높다. LH 관계자는 “하남 교산의 경우 도심 첨단 산업단지 추진, 부천 대장엔 앵커 대기업 유치 등 지구별 자족기능 활성화를 위한 세부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신도시 자족용지 규모를 받쳐줄 만한 기업의 이주 수요가 많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3기 신도시가 제각각 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지부터가 미지수다. 기업을 끌어들일 수 있을 만한 세제 혜택이나 입주 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앞서 신도시들 역시 이 같은 우여곡절을 겪다가 실패한 경우가 대다수다. 2기 신도시 실패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신도시 협의체 간담회 등에 정부·학계 관계자뿐 아니라 기업인도 참석해 도시계획 기본 단계부터 이들의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족용지 비율을 높인다고 자족기능을 갖춘 신도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자족용지는 신도시 베드타운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기업 유치에 실패하면 공터·공실로 남기 때문이다. 실제로 2기 신도시에서도 자족용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없었다. 베드타운 신도시라는 지적이 나오자 자족용지를 늘려놨지만 기업 유치가 어려워 실패를 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부지가 장기간 매각되지 않으면, 결국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명분을 앞세워 주거용으로 용도를 바꾸는 기만행위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사업성이 없었다는 이유를 앞세워 베드타운화를 자초하기도 한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자족기능을 갖춰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3기 신도시에서 비율이 과도하게 높아져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인 기업 수요를 고려하지 않은 채 신도시 개발 계획이 난무하다 보니 반복되는 꼴이다”고 했다. /박기홍·서지영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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