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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 미미삼 안전진단 통과…"더 싸게는 안 팔아" "그 가격엔 안 사"

    입력 : 2023.06.15 07:40

    [땅집고] “여기저기서 안전진단 통과 소식을 알리고 있어도, 매수 문의가 늘진 않습니다. 입주까지 최소 10년을 바라봐야 하는 데다, 추가분담금도 만만찮으니까요. 더욱이 서울 새 아파트도 안 팔리는 상황인데 외곽 노후 아파트가 재건축한다고 잘 팔릴까요? 더욱이 집주인은 안전진단 통과했으니 더 싸게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산다는 사람은 그 가격엔 안 산다고 합니다.” (상계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땅집고] 서울 노원구 재건축 단지 현황. /김서경 기자

    서울 강북권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노원구 월계동 시영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강북권 최대 단지로, 이른바 '미·미·삼'(미성·미륭·삼호3차)으로 불리는 월계시영아파트가 안전진단 문턱을 넘으면서 현재 노원구 일대에서 추진 중인 정비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월계시영은 1986년 7월 준공된 총 32개동, 393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준공한 지 30년이 넘은 노후 단지로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에서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예비안전진단도 2019년 한 차례 탈락한 후, 재도전한 2021년 11월에야 통과할 수 있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안전진단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월계시영의 재건축 시계는 더 빨라지게 됐다.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 결과 E등급을 받으면서다. 1차에서 E등급을 받으면 2차 정밀안전진단을 건너뛰고 재건축을 위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정비업계는 월계시영 재건축이 본격화하면서 노원구 일대 정비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노원구에선 총 31개 단지가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상태다.

    [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 상계주공3단지 내 재건축 관련 현수막. /김서경 기자

    이 같은 호재에도 지역 부동산 시장은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강북 최대 단지의 재건축이 가시권에 들었는데도 거래는커녕 매수 문의 조차 드물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노원구 아파트 대다수가 1980년대 후반 지어져 노후 연한을 채우면서 재건축이 동시다발로 이뤄진 탓에 사실상 ‘재건축 프리미엄’이 무의미해졌다는 분석이다.

    ■ 강북 최대 재건축 호재에도 매수세는 ‘위축’

    13일 낮 방문한 4ㆍ7호선 역세권 단지인 상계주공3단지. 2213가구 규모의 이 단지 역시 최근 정밀안전진단을 E등급으로 통과하면서 재건축을 확정 지었다. 단지 내에 걸린 안전진단 통과 축하 현수막이 없었다면 이런 호재가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분위기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인근 중개업소도 한산하긴 마찬가지. 상가 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울에서 그나마 저렴한 편이니 매수 문의가 이따금 있을 뿐, 안전진단 완전히 통과했다고 해서 매수 문의가 확 늘어나지는 않는다”고 했다.

    월계시영 인근 상가 분위기도 비슷했다. 이 단지는 시세가 저렴한 노원구에서도 도심 접근성이 좋은 데다, 재건축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올 들어 급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기를 띠는 듯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는 단 1건 거래에 그치고 있으며, 실거래가는 직전거래 보다 하락했다. 이 단지 전용 51㎡ 매매가는 한달 새 6억6500만원에서 6억4500만원으로 2000만원 떨어졌다.

    [땅집고] 서울 노원구 월계동 미미삼 아파트 모습. /김서경 기자

    ■ 재건축하려니 ‘분담금’ 걱정…종상향 추진

    더블역세권인 하계역 일대에도 재건축 바람이 거세다. 하계역 역세권 단지인 현대우성(1320가구)은 현재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며, 하계장미(1880가구)는 올해 초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을 확정 지었다. 하계장미는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총 21건이 거래됐는데, 월별로 보면 3월 8건, 4월 6건, 5월 2건 등으로 감소세다.

    이처럼 재건축을 확정지어도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이유로는 추가 분담금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날 중계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노후 단지 매매가에 추가분담금을 합하면 결코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며 “상계주공에서 가장 속도가 빠른 5단지도 추가 분담금이 많이 나와서 주민 불만이 있따랐다”고 했다.

    이에 일부 단지는 역세권 개발, 종 상향 등을 추진해 용적률을 높이고 주민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하계장미 재건축추진위원회는 현재 한신·청구, 미성 아파트 재건축 추진위 및 입주자들과 함께 택지개발지구 재정비를 통해 서울시에 토지 용도를 바꿔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이 단지들이 속한 중계2택지개발지구가 30여년 전 수립 된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것이므로, 용적률 등이 30여년 전에 맞춰져 있어 고밀도개발이 어렵다는 것이다.

    하계장미 재건축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토지 용도가 3종주거지역인데, 종상향이 되지 않으면 추가분담금이 많이 발생해서 사업 진행이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시가 곧 중계2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을 진행하는 만큼, 신통기획과 종 상향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땅집고] 서울 노원구 상계 상계주공6단지 내 재건축 관련 현수막. /김서경 기자

    매도자와 매수자 간 매매가격을 둘러싼 온도 차도 여전하다. 재건축이 속도를 낼수록 이 간격은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상계동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도 전용 59㎡ 매매가가 6억원 이하로 떨어지면 바로 산다는 대기자들이 상당하지만, 집주인들은 안전진단까지 통과했으니 그 가격엔 안 판다고 한다”고 했다.

    노원구 부동산 아파트 거래 건수는 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회복하는 듯했으나, 다시 감소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7~12월) 263건에서 올해 상반기(1~6월)엔 962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달(14일 기준) 거래량은 28건에 그치고 있다. 전달 거래량(208건)의 20% 수준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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