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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지도 않는데 왜 발표하나"…커지는 '주간 집값 통계' 폐지 목소리

    입력 : 2023.06.13 07:44 | 수정 : 2023.06.13 12:02

    달라도 너무 다른 주간집값 통계
    한국부동산원, 아파트 3만2000가구 표본으로
    KB국민은행, 아파트 6만2000여가구 표본으로

    [땅집고] 국내 부동산 통계 양대 축인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나 시장에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통계를 다루는 전문기관마다 제각각인 시황 발표로 혼란이 커지자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땅집고]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률을 조사한 결과, 추이가 3주째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임금진PD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5월22일 기준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비교해 0.03% 상승했다. 52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어 5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0.04%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서울 아파트값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5월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떨어졌고, 5월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변동률도 0.03% 떨어져 낙폭은 둔화됐으나 하락세를 이어갔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세종에서도 집값 통계 추이가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두 곳 모두 부동산 통계에 있어서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전문기관이다. 그런데도 같은 기간 조사에서 가격 변동률뿐만 아니라 상승장인지 하락장인지 시장 판단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통계에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았다.

    통계 차이가 나는 이유는 조사 기준과 방식이 달라서다. 부동산원은 아파트 3만2000가구를 표본으로 주간 통계를 발표한다. 조사원이 표본 주택 실거래 가격 정보를 바탕으로 통계를 작성한다. 만약 거래 사례가 없다면, 인근 주택 실거래가와 표본 주택 호가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거래가 없는 시기에 소수의 실거래 사례와 호가를 활용해 통계 오류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

    반면, KB국민은행 표본 주택 수는 6만2000여가구로 부동산원보다 두 배가량 많다. 중개업소에서 표본주택 실거래 가격을 집계하고, 거래가 없을 경우 인근 단지 거래가격을 참고한다. 통계가 중개업소에 휘둘릴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기관마다 전혀 다른 통계 결과로 인해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국토연구원은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 통계가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최근 부동산 통계 전문가들이 모인 한국부동산원 자문위원회 회의에서는 “주간 아파트 가격 통계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 학계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부동산원 주간동향 조사 발표를 폐지하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땅집고]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14% 올랐다고 주장했다./공동취재기자단

    감사원은 국토교통부와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대상으로 지난 정부 때 집값을 정권 입맛대로 추출해 통계를 왜곡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결과가 나오면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통계가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감사원 결과가 아직 나온 게 없어 통계 개편 방향성을 말하긴 이르다.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해질 것이다”고 했다.

    주요 국가 가운데 주간 아파트 통계를 내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 중 하나인 ‘케이스-실러’ 지수는 뉴욕, 시카고 등 주요 20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산출하지만 전국 기준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우리와 달리 대도시 지수를 3개월 혹은 월 단위로 발표한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주간 단위 통계는 시장을 오도할 가능성이 높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주택 거래가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고 2개월 안팎으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간 단위 통계는 객관성도 떨어지고 큰 의미가 없다”며 “통계 주기가 길더라도 정확한 데이터를 발표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를 비롯해 민간에서도 월간 단위로 바꾸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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