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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갖춘 첫 청년주택"…'고급화' 좋긴한데, 12억 관리비가 관건

    입력 : 2023.06.08 07:00 | 수정 : 2023.06.08 15:23

    역세권 청년주택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
    전국 임대주택 중 최초로 수영장 개관
    연간 관리비 12억 추정…운영 지켜봐야

    [땅집고] 이달 7일 서울 은평구 대조동 소재 임대주택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에 개관한 '은평청여울 수영장'. /이지은 기자

    [땅집고] 역세권 청년주택인 서울 은평구 대조동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이 7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수영장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연 운영비가 12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운영 비용 등 문제로 입주민 전용 지상 수영장·옥상 인피니티풀 등 수영 시설을 설치한 아파트가 주로 서울 강남권 등 집값이 비싼 지역에 한정돼 왔던 점을 감안하면, 임대주택에 수영장이 등장한 것 자체가 꽤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수영장 갖춘 청년주택…월세 33만원 “저렴하네”

    옛 대조동 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들어선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은 지하 6층~지상 28층, 4개동, 총 977가구다. 역세권 청년주택 중 규모가 제법 큰 편이다. 지하철 3·6호선 불광역까지 걸어서 3분여 걸리는 역세권이며, 인근 연신내역도 도보로 10분여 거리에 있다.

    주거 취약 계층인 청년·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주택인 만큼 임대료를 인근 아파트 및 오피스텔 시세 대비 저렴하게 책정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임대주택 347가구는 시세의 30~50%, 시행사 겸 임대사업자인 대조PFV가 공급하는 민간임대주택 630가구는 시세의 85~95% 정도 임대료를 내도록 한다.

    [땅집고] 서울 지하철 3·6호선 역세권에 있는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 임대주택. /이지은 기자

    주택형은 원룸인 청년형(전용 17~24㎡)과, 거실에 방 2개가 딸린 신혼부부형(36~48㎡)으로 구성한다. 각 주택형별 표준 임대료는 ▲청년형이 보증금 7600만~9500만원에 월세 27만~33만원 ▲신혼부부형이 보증금 1억6500만~2억300만원에 월세 29만~36만원 수준이다.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를 낮추거나, 그 반대도 가능하다.

    지난해 8월 서울시가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에 대한 청약을 받은 결과, 총 2만8322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45대 1로 높았다. 역세권 입지와 저렴한 임대료가 인기 요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입주예정자 A씨는 “입주 한 달 정도 지나니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로 도서관이 생겼다. 입주민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인데다 야외 좌석도 있어 최고”라며 “이 단지에 입주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란 후기를 남겼다.

    ■연간 운영비만 12억…관할 자치구가 지원

    이달에는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 1층에 새로운 커뮤니티 시설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국 임대주택 중 최초로 수영장을 개관한 것이라고 한다.

    은평구는 이 단지 시행사인 대조PFV로부터 공공체육시설로 기부채납을 받아 ‘은평청여울 수영장’을 조성했다. 총 2058㎡에 20m 길이 레인 5개 규모로, 남녀 탈의실·샤워실·화장실·강사실 등을 갖췄다. 총 75명이 동시에 이용 가능하다. 이달 7일 개관식을 열고 시범 운영을 시작해, 오는 7월 정식 개장할 예정이며 청년주택 입주자뿐 아니라 은평구민에게도 개방한다.

    이날 수영장 개관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그동안 서울시가 임대주택이나 공공주택에 대한 저렴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급화할 것이라고 주창해 왔는데, 이번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에 연 ‘은평청여울 수영장’이 서울시의 비전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모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땅집고] 이달 7일 서울 은평구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 임대주택 내 '은평청여울 수영장' 개관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이지은 기자

    일각에선 시나 자치구 차원에서 임대주택에 고급 시설을 설치·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단지 내 수영장은 수도·전기요금, 청소비, 안전요원 고용비 등 관리비가 많이 드는 시설로 꼽힌다. 인천시 영종도 운남지구에 있는 ‘영종자이’는 수영장이 있는 아파트로 분양 홍보했지만, 관리비 문제가 불거지자 결국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실제로 은평구가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 내 은평청여울 수영장을 운영하는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땅집고 취재 결과 은평구는 지금까지 수영 관련 물품 등 집기 구매비로 1억3300만원 정도 지출했다. 운영비로 매월 1억원 정도 예산을 써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은평구가 지난 3월 공개 모집해 은평구체육회에 수영장 운영을 위탁하면서, 올해 연말까지 8개월 운영비로 8억2446만원이 책정된 점을 고려하면 연간 운영비가 12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서울시, ‘임대주택 고급화’ 본격 추진

    [땅집고] 지난 3월 은평구가 제시한 은평청여울 수영장 민간위탁운영 사업제안서상 운영 예산이 8개월간 8억2446만원 정도로 잡혀 있다. /은평구

    일각에서는 ‘호반베르디움 스테이원’ 수영장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조기 폐쇄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은평구 측은 “자치구 운영 공공체육시설은 서울시에서 예산을 지원받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동안 공공 수영장 수요가 매우 컸던 만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운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업계에선 앞으로 수영장 등 다양한 시설을 품은 임대주택 단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시가 앞으로 임대주택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지을 때 해당 지역에 필요한 편의시설을 우선적으로 반영해, 임대주택을 단순한 주거 시설이 아닌 SOC(사회기반시설)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앞으로 ‘은평청여울 수영장’처럼 공공임대주택에도 민간분양 아파트 못지않은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계속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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