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07 13:22 | 수정 : 2023.06.08 12:26
15년 지지부진 '국내 최고층 전망대'…결국 원점으로
LH "청라시티타워 사업 정상화 나설 것"
"첫 삽 뜨기 전까진 못 믿어" 청라 주민 불신
[땅집고] 국내 최고층 전망 타워이자 청라 지역 숙원사업인 인천 청라시티타워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사업을 총괄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기존 민간사업자와 맺은 협약을 해지한 데 이어서 LH가 직접 나서 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지역 여론은 싸늘하다. 2007년 사업 추진 이후 15년 넘게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준공 시점까지 6년 더 미뤄지면서 불신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청라시티타워는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중심부에 있는 3만3000㎡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30층, 높이 448m 규모의 초고층 전망 타워와 복합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타워 높이는 국내 최고 건물인 롯데월드타워(555m)보다는 낮지만, 호텔·아파트·오피스텔 등이 없는 순수 전망용 건물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다.
LH는 지난달 4일 민간사업자인 특수목적법인(SPC) 청라시티타워㈜(한양·보성산업·타워에스크로우) 에 사업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청라시티타워㈜가 2016년 이후 사업을 장기간 추진하지 않자 수차례 예고 공문을 보낸 끝에 협약을 해지한 것. 협약 해지의 직접적 사유는 ‘사업협약과 사업비 분담 합의 불이행’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라시티타워는 당초 청라지구 아파트 입주민이 낸 분양대금 3000억원으로 지을 계획이었으나, 사업이 지연되고 공사비가 5600억원대로 늘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공사비 증가분에 대한 분담비율을 두고 양측간 갈등이 불거졌고, LH는 청라시티타워㈜가 추가 사업비 분담비율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
LH는 인천경제청과 6월 중순께 새로운 업무협약을 맺고 청라시티타워 사업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청라시티타워㈜의 법적 소송 움직임과 관련해 LH 측은 “아마 계약해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각될 가능성이 높아 사업 추진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새 시공사 선정은 청라시티타워㈜와의 관계를 매듭지은 다음 공개입찰로 정할 예정이다.
계획대로라면 LH가 자체 예산으로 청라시티타워를 짓고, 인천경제청이 청라시티타워의 관리·운영을 맡는다. 설계는 기존 기본계획안을 뼈대로 한다. 한창 변경 논란을 빚은 건물 층수는 기존 계획대로 30층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업 지연의 핵심이었던 추가 사업비 1000억여 원은 결국 LH가 부담한다. 내년 착공, 2029년 완공이 목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완공해야 하는데 6년 뒤로 준공 시점이 또 한차례 미뤄졌다.
■추가 사업비 부담은 LH 몫으로…주민 “첫 삽 뜨기 전까진 못 믿어” 불신
그 사이 원자재값 인상과 물가 상승 등으로 사업비는 더 늘어났다. LH 측은 “추가로 지출할 사업비 규모는 아직 확실치 않다”며 “공사비 재산정 절차로 사업비를 재추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LH는 인천경제청과 협약을 체결한 다음, 6개월가량 걸리는 용역에 나서 청라시티타워 공사 비용 산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청라시티타워 관리·운영을 위한 사전 검토에 나선다. 매년 들어가는 운영비와 유지비를 계산해, 어떻게 수익구조를 만들지 파악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연간 운영비와 유지비를 1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전망대와 빈 공간을 활용한 수익구조화를 통해 운영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찮으면 인천경제청 자체 예산을 투입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청라시티타워 운영으로 인천경제청 재정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LH의 노력에도 청라 주민들 시선은 곱지 않다. 사업을 15년 넘게 묵혀놓고 준공 목표를 6년 뒤로 잡겠다고 밝힌 건 안 짓겠다는 의미라고 보기 때문이다. 청라 주민 A씨는 “사업성이 없어서 안 지은 걸 뻔히 아는데 지금 갑자기 추진 의지를 밝히는 것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행보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총선 이후 첫 삽을 뜨기 전까진 믿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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