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6.07 08:11 | 수정 : 2023.06.07 11:11
중견 건설사들, 줄줄이 마이너스 실적
국내 주택시장에 주력…'미분양 사태' 직격탄
[땅집고] ‘해피트리’란 브랜드로 아파트를 공급하며 한때 시공능력평가 57위까지 올랐던 주식회사 신일이 지난1일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7년에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신일은 2011년 자동차 부품회사 GNS(지엔에스케이텍)에 인수된 이후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주택 사업을 진행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영난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50위 이후 중견 건설업체들 사이에선 “(신일의 법정관리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탄식이 나왔다. 주로 지방에서 주택 사업을 벌이는 중견사들은 지금 같은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대량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중견사들이 줄도산하면 경제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은 만큼,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황기에 주택 사업에만 올인하며 경쟁력을 잃어버린 중견 건설사들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무조건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살릴 곳은 살려야겠지만 자구노력이 먼저”라고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7년에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신일은 2011년 자동차 부품회사 GNS(지엔에스케이텍)에 인수된 이후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주택 사업을 진행했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경영난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50위 이후 중견 건설업체들 사이에선 “(신일의 법정관리가) 남의 일 같지 않다”는 탄식이 나왔다. 주로 지방에서 주택 사업을 벌이는 중견사들은 지금 같은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대량 발생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중견사들이 줄도산하면 경제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은 만큼,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호황기에 주택 사업에만 올인하며 경쟁력을 잃어버린 중견 건설사들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무조건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문가는 “살릴 곳은 살려야겠지만 자구노력이 먼저”라고 했다.
■ 중견 건설사들, 줄줄이 마이너스 실적…”도산 남의 일 아냐”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 침체 이후 건설업계에선 ‘중견사의 위기’라는 말이 돌았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발 유동성 악화, 분양 참패 등으로 중견 건설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견사 중에선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줄어든 곳이 많다.
아파트 브랜드 ‘브라운스톤’를 보유한 이수건설은 지난해 매출액이 4745억원으로, 전년(3569억원) 대비 32%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2021년 134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42억원, 당기순이익도 38억원에서 -50억원으로 돌아섰다.
이수건설(시공능력평가액 94위)은 2020년 부실한 재무 상태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30위 넘게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결국 적자가 났다. 모회사인 이수화학의 자금 투입으로 매번 급한 불을 끄고 있으나, 차입금이 늘고 있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시각도 있다. 이 회사 차입금액은 지난해 90억원에서 260억원으로 188% 증가했다.
‘하우스토리’ 아파트를 짓는 남광토건(64위)도 지난해 매출이 3567억원에서 4503억원으로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줄었다. 영업이익은 208억원에서 111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216억원에서 193억원으로 하락했다. ‘모아미래도’ 아파트를 짓는 모아종합건설(87위) 역시 매출 증가에도 불구,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동일스위트’ 브랜드를 보유한 동일(96위)은 매출이 2395억원에서 56억원으로 97% 쪼그라들었다. 낙폭이 큰 만큼,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주택 많이 짓는 중견 건설사, 경기 변동에 직격탄
중견 건설사는 대형 건설사보다 주택 경기 부진 영향을 더욱 강하게 받는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주택 사업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대형사 대부분이 해외시장 개척·신사업 발굴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안에도, 중견사 중에선 계룡(엘리프ㆍ리슈빌)과 동서(에일린의뜰) 등 일부만이 배터리사업 등 다각화에 도전했다.
주로 지방에 기반을 둔 중견사의 경우 지방 분양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방 분양시장은 현재 속칭 ‘미분양 무덤’이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7만1365가구이며, 이 중 83.7%인 5만9756가구가 지방 미분양이다. 국내 주택시장에 목을 맨 중견 건설사들은 회사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리는 상황이다.
지난 3월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방 중소건설사 한계기업(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을 감당치 못하는 기업) 비중은 2021년 12.3%에서 지난해 16.7%로 증가했다.
■“정부가 선제 대응해야” vs “기업이 자구노력해야”
원자잿값 상승과 물가 인상 등으로 치솟는 공사비도 중견 건설사에겐 큰 부담이다. 업계에선 기업들의 공사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분양가를 내릴 수 없으니, 자잿값 등 원가를 줄여달라는 것. 이광표 대한건설협회 연구위원은 “자잿값 상승 등 각종 인플레이션과 산업 전반의 변동성이 점차 높아지는 만큼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업계는 정부 지원을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구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갈린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중견사가 문을 닫으면 대기업 구조조정 못지않은 인원이 길에 나앉고, 수백개 공사장이 폐허처럼 방치될 것”이라며 “연쇄 도산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업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15.4%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으로, 건설업이 흔들리면 국가 경제 전반의 침체로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1997년 IMF(외환위기) 사태 당시 대기업도 문을 닫았는데, 큰 틀에서는 공적 자금 투입 없이 한계기업과 부실기업을 정리한 측면이 있다”며 “기업이 수익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는 등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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