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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청약보다 2억 비싸다고요?"…3기 신도시 인천계양 분양가 논란

    입력 : 2023.06.05 07:46

    [땅집고] 지난 2021년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받은 인천 계양신도시 부지 전경. /조선 DB

    [땅집고] 3기 신도시인 인천계양지구 토지 공급가가 최근 공개되면서 때아닌 사기극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토지 공급가를 토대로 인천계양지구에 짓는 공공주택의 분양가를 계산해 봤더니 사전청약 분양가 대비 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예비 청약자들은 사전청약 당시 저렴한 값에 집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정부가 이제 와서 사업성을 이유로 분양가를 높이려 한다며 국민을 상대로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땅집고] 계양신도시 A4, A7블록 필지 공급 계획.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청약센터 분양공고에 올라온 '인천계양 공공주택지구 A4·A7블록 공급공고'에 따르면 A4블록의 필지공급가격은 932억290만원(2만2540㎡), A7블록 필지공급가격은 1916억3659만원(4만3903㎡)이다.

    계양지구는 인천 계양구 귤현·동양·박촌·병방·상야동 일대 333만㎡에 주택 1만7000여가구, 인구 9만9000여명을 수용한다. 여의도공원 4배 규모에 달하는 공원·녹지, 판교테크노밸리 1.7배 규모 일자리 공간을 함께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땅집고] 인천 계양신도시 입지. /이지은 기자

    업계의 협조를 얻어 LH 공고를 기준으로 본청약 분양가를 추산해 본 결과 84㎡ 분양가는 최소 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기신도시 사전청약 자료에 따르면 계양신도시 A4블록과 500m 떨어진 A2블록에서 공급하는 84㎡ 예상 분양가가 4억9387만원이었는데 이보다 2억원이나 비싼 금액이다.

    A4블록의 대지면적이 2만2540㎡(약 6800평)인데 공고에 따라 용적률 185%를 적용하면 실제 아파트가 지어졌을 때 전체 최대 연면적은 4만1626㎡(6800평 × 185% = 1만2614평)이고, A4블록의 3.3㎡(평)당 택지비 원가는 약 783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 필지공급금액인 932억원에서 최대 연면적인 1만2614평을 나눈 값이다. 이렇게 되면 84㎡(34평) 한 채에 대한 택지비 원가는 약 2억6656만원이다.

    공사비는 전용 84㎡ 기준으로 약 3억7000만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어지는 신축 아파트 3.3㎡당 공사비는 700만원으로, 이는 분양 면적만을 따진 금액이다. 실제 공용공간을 포함한 공급면적 기준 3.3㎡당 공사비는 약 1000만원 수준. 이를 기준으로 84㎡ 공사비를 따져보면 3억4000만원이 된다. 옵션 비용 약 3000만원을 합하면 공사비만 최소 3억 7000만원이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했을 때 공사 시점 건축비는 4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제세공과금, 택지비 가산비, 교통분담금, 토지금융비용 등을 더하면 분양가는 최소 7억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 분양가가 높은 이유는 택지비 원가가 예상치보다 높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계양 인근 검단신도시에서 공급한 ‘금강펜테리움3차’ 84㎡의 택지비 원가는 1억6280만원 정도다. 계양 A4블록 84㎡ 택지비 원가(2억6656만원)에 비해 1억원 이상 저렴한 금액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계양은 공시지가가 가장 높았던 2021년 보상해 상대적으로 토지 매입비용이 많이 들어 택지비 원가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땅집고] 검단 금강펜테리움3차 센트럴파크 분양가. /분양 홈페이지

    이에 3기 신도시 공공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홍보했던 정부가 사업성을 높이려고 택지비를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예비청약자 A씨는 “계양은 인천2호선 박촌역, 5호선 김포공항역까지도 멀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데 7억이라니 계양 분양을 받느니 차라리 서울 강서구 방화동 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를 사는 게 나아 보인다”며 “분양 시점이 되면 건축비가 더 올라 분양가가 더 뛰지 않겠느냐”고 했다.

    최근 발표한 필지 공급액을 기준으로 분양가가 산정된다고 했을 때 정부가 사전청약 분양가를 그대로 지키려면 오른 분양가를 세수로 충당해야 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최근 LH가 공개한 택지비로 사업을 진행하면 사업시행자인 LH가 손해를 보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당초 사전청약 당시 발표한 예상 분양가로 실제 분양을 하려면 사업 추진에 부족한 금액을 세수로 충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만약 세수 투입이 어렵다면 인천 일대 지가가 오를 때까지 본청약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 대표는 "최근 인천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84㎡ 기준으로 5억~6억원으로 계양의 분양가 7억은 아직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며 "분양가 시세가 이보다 더 올라서 7억원 정도에 형성돼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때 즈음으로 분양시점을 미룰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계양보다 상대적으로 입지선호도가 높은 3기 신도시의 분양가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입지선호도가 높을수록 토지주들에 대한 보상액이 높아져 LH가 지출하는 비용이 늘어난다. LH 입장에서 사업성을 높이려면 택지를 더 비싼 값에 공급해야 해 분양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실제 최근 보상을 진행 중인 인천 계양 인근 3기 신도시인 부천대장의 3.3㎡ 당 토지보상액은 계양에 비해 27만원 더 높은 수준이다. 계양 토지 보상을 착수한 시기는 2020년 12월부터이고 보상 대상 토지 면적은 288만9000㎡이다. 1일 기준 보상액 추정치는 약 1조2000억원이다. 토지 용도별로 금액이 상이하지만 3.3㎡당 약 137만원이다. 부천대장은 계양보다 11개월 늦은 2021년 11월 보상에 착수했는데 보상 대상 토지 면적이 300만4000㎡, 보상액 추정치는 약 1조5000억원이다. 3.3㎡당 보상액이 약164만원이다.

    하지만 사업시행자인 LH 측은 최근 공고한 필지 공급가액으로 분양가를 예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LH관계자는 “공공택지인 만큼 분양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 텐데 분양가 심의 시점 기본형 건축비가 지금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분양가를 예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택지비, 건축비, 간접비 등도 함께 고려해 산정하면 단순 계산과 다른 금액이 나올 수 있어 예상 분양가가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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