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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세 10억인데 "더 오른다"…그 이유는 "아직 버는 거에 비해 싸~"

    입력 : 2023.05.23 17:02 | 수정 : 2023.05.23 17:49

    [땅집고] “이미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세금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강남권 전세 수요의 소득 수준을 감안했을 때 지금보다 전세금이 더 하락할 이유가 없습니다. 특히 최근 정부가 전세 사기 대책으로 전세 공급을 줄어들게 하는 정책을 내놓은 만큼 당분간 전세금은 상승할 전망입니다.”(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지난해 금리 인상의 여파는 전세시장에도 큰 생채기를 남겼다. 8%대에 육박하는 전세대출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의 월세화가 확산되고, 전세 임차인을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이는 전세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전세금은 연간 15%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 들어 대출금리가 하락안정세로 돌아서자 전세 거래가 다시 늘고 가격 또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강남구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아파트 전용 84㎡(이하 전용면적) 전세금은 지난 1~2월 9억~10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12억~13억원으로 올랐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아직 기준금리는 그대로지만 이미 대출금리는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남권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이 금리 인하를 예측하고 시장에 가격이 선반영되며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세가율 30%가 심리적 하한선에 해당하는데 최근 매매가가 오르는 상황이라 전세금도 더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땅집고]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자문 대표는 지난달부터 서울 강남권 아파트 중심으로 전세금이 상승 전환됐다고 밝혔다. /전현희 기자

    이 대표는 최근 열린 한 투자세미나에서 올 하반기 전세 대기수요가 풍부하고 입지 선호도가 높은 서울 강남권과 경기 삼성전자 배후지 등을 중심으로 전세금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이 같은 예측을 내놓은 배경에는 우선 강남권 일대 거주하는 사람들 소득으로 감당가능한 전세금을 역산해 봤을 때 현재 전세금이 저렴한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는 84㎡는 올해 초(1~2월) 전세거래가 8억3000만~9억원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전세 시세는 10억원 수준, 월 임대료는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35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상위 1% 가구 소득(통계청 자료)에 해당하는 연 2억1632만원을 버는 부부가 350만원짜리 월세 세입자라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연간 내는 임대료는 약 4200만원 정도로 소득의 20% 수준이다. 이 대표는 “전세든 매매든 가격은 소비하는 사람이 얼마를 버느냐에 달려있는데 적정 임대료 또한 소득을 기준으로 산출할 수 있다”며 “부부 합산 소득이 2억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소득의 20%를 임대료로 지불하는 셈인데 사실상 크게 감당 못 할 금액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 아파트 월 임대료는 350만원이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강남권에 거주하는 이들의 소득을 기준으로 월 임대료가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며 "아직 더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고 했다. /전현희 기자

    전세금을 기준으로 월 임대료 시세를 추산해봤을 때도 현재의 강남권 전세금이 비싸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전세금에 대한 대출이자는 통상 보증부 월세의 월 임대료로 추산되는데, 현재 전월세전환율(기준금리 3.5%+2%p)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전세금이 10억원인 아파트의 적정 월 임대료는 550만원 정도다. 잠실 엘스 84㎡의 현재 월 임대료인 350만원보다 200만원 정도 높은 금액이다. 참고로 실제 2021년 12월 잠실엘스 84㎡ 전세금은 최고가 15억5000만원에도 거래가 됐다. 이 대표는 “소득을 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아직 적정 월 임대료에 비해 월세가 낮게 형성돼 있다”며 “월세가 더 오르면 전세금도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전세금이 오를 여지가 남아있다”고 했다.

    최근 정부가 전세사기 대책의 하나로 ‘에스크로’(Escrow) 도입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에스크로 제도가 오히려 임대료 상승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에스크로는 전세금을 집주인이 아닌 제3의 기관에 예치하는 제도다. 이를 시행하게 되면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마음대로 활용하기 어려워 전세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표는 “통상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를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에스크로가 의무화되면 임대사업자는 시장에 전세로 매물을 내놓는 대신 보증부 월세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사실상 전세 공급이 줄어들어 전세금은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게다가 현재 전세를 공급하는 임대사업자들이 전세를 놓는 대신 대출을 받아 보증부월세를 공급할 때 대출금에 대한 이자만큼을 월세로 전가할 수 있어 월 임대료 또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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