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23 08:32 | 수정 : 2023.05.23 13:23
[땅집고] “2년 넘게 기다린 사전점검일입니다. 그런데 남의 잔칫날에 옆 단지에서 선을 넘으시네요?”
이달 13일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에 총 644가구 규모 새 아파트인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가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그런데 본격 입주도 전에 이 단지 예비입주자들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감일 수자인’ 입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9개월여 동안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면서 소음·분진 등이 발생한 데 대해, ‘감일 수자인’ 입주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서면서다.
■“공사로 소음·분진 피해”…‘가구당 50만원 보상’ 요구
이달 13일 경기 하남시 감일지구에 총 644가구 규모 새 아파트인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가 사전점검을 실시했다. 그런데 본격 입주도 전에 이 단지 예비입주자들이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감일 수자인’ 입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지난 9개월여 동안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아파트 공사를 진행하면서 소음·분진 등이 발생한 데 대해, ‘감일 수자인’ 입주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나서면서다.
■“공사로 소음·분진 피해”…‘가구당 50만원 보상’ 요구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와 ‘감일 수자인’은 왕복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이 중 ‘감일 수자인’이 지난해 9월 먼저 입주했다.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는 현재 대우건설이 마무리 공사 중으로, 이달 사전점검을 거쳐 오는 6월 집들이를 할 예정이다.
그런데 지난 4월 ‘감일 수자인’ 입주자대표회의가 대우건설 측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감일 수자인이 입주한 뒤 지금까지 약 9개월 동안, 대우건설이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를 건설하면서 발생한 공사 소음이나 먼지·분진, 교통 혼잡 등 문제로 입주자들이 적지 않은 생활 불편을 겪었다는 것.
‘감일 수자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원하는 보상은 크게 3가지다. ▲가구별 개별보상 현금 50만원 ▲커뮤니티 시스템 및 시설 구축(스크린골프장 2실·카페테리아 조성, CCTV 추가 증설, 출입 통제·골프 타석 제어 등 서버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 등) ▲단지 전체 외부 유리창 청소 등이다. 감일 수자인이 총 512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대우건설 측에 요구하는 현금만 2억5600만원이며 추가 시설을 짓는 데에도 수십억원을 써달라는 셈이다
‘감일 수자인’ 주민 A씨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새벽 4시부터 덤프트럭 굉음이 울렸고, 아침 6시부터 아파트 입구 출근길이 막혔다. 대우건설이 차량 세척기도 설치하지 않아 신축인데도 아파트 외벽이 10년 된 구축처럼 됐다”고 했다. 입주자 B씨 역시 “창문에는 바람에 날린 페인트가 굳고, 유리창은 열어놓으면 방이 시커메지고 창문도 까매진다. 피해를 말도 못 한다”고 호소했다.
현재 ‘감일 수자인’ 입주자들은 아파트 정문 쪽 상가에 ‘소음·진동·분진·악취, 위생 환경 저해 못살겠다!’, ‘주민들은 매일같이 피 말리는데 행동은 없고 말로만 대책 마련? 대우건설은 시간 끌기 그만하고 피해 대책 강구하라!’는 등 현수막을 내걸어 둔 상태다.
■사전점검일에 민원이라니…“남의 집 잔치에 재 뿌리나”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예비입주자들은 이 같은 ‘감일 수자인’ 측 대처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파트 공사로 피해를 본 사실은 인정하지만, 왜 남의 아파트 사전점검일에 재를 뿌리냐는 것.
특히 사전점검일에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입주자들이 두 아파트가 공유하고 있는 대로변을 마음 놓고 이용하지 못하면서 불만이 커졌다. 실제로 입주예정자협회장은 사전점검일을 앞두고 공지를 통해 “교통 혼잡이 발생하면 이웃 단지(감일 수자인)에서 하남시·경찰서에 민원을 넣어 행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며 “우리 단지 주변을 차로 크게 한 바퀴 돌아서 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알렸다.
‘푸르지오 마크베르’ 입주예정자라고 밝힌 C씨는 “2년 넘게 기다린 내 집 방문의 날, 잔칫날이 옆 단지의 대처로 몹시 불편한 상황”이라며 “처음에는 대우건설과 감일 수자인 입주민 사이의 일이지, 우리 일은 아니라고 넘겼다. 하지만 입주를 코 앞에 두고 민원으로 인해 눈치를 봐야 하니 기분이 많이 상한다”고 했다.
■공사로 인한 인접 단지 피해 보상, 얼마나 될까?
두 아파트 간 감정싸움에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시공사인 대우건설도 난감한 상황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전국 곳곳 신도시나 뉴타운 등 신축 아파트가 연달아 입주하는 지역에선 이처럼 인접 단지 공사로 겪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왕왕 발생한다”면서도 “다만 ‘감일 수자인’ 입주자들이 요구한 피해 보상 내역이 적정한지에 대해서는 내부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경우 건설업계에선 먼저 손해사정사를 고용해, 피해 단지가 입은 손해를 구체적으로 책정한다. 통상 최종 보상은 비산 먼지로 더러워진 아파트 외벽이나 유리창 등을 청소해 주는 조건 등 소액에서 그치는 편이다.
대우건설은 “이달 25일 ‘감일 수자인’ 입주자들이 겪은 구체적인 피해를 파악한 결과 책정한 보상 내용을 입주자대표회의 측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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