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18 16:50
[땅집고] “검단 5개월차인데, 이게 그 유명한 ‘조상복합’인가 그거냐ㅠ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아파트 조망권 관련 글이 눈길을 끈다. 인천 검단신도시로 이사온지 5개월여 됐다고 밝힌 A씨의 사연이다. A씨는 갓 입주한 새아파트 거실창으로 묘지가 너무 많이 보여 무섭다고 호소하며 “무덤 멀리있다고 안심하래서 들어왔더니 무덤 천지다. 동네가 음산하다”며 “안개 낄 때는 무서워서 안나간다. 네이버맵은 왜 무덤표시를 안해놓냐”고 했다.
이어 그는 “이게 그 유명한 ‘조상복합’인가 그거냐. 사람들 하는 말 들을걸…. 내 돈 (아깝다)”이라고 하소연했다. 조상복합이란 ‘주상복합 아파트’와 ‘조상’이 묻힌 무덤을 합한 신조어로, 거실 창문에서 무덤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파트를 빗대 만든 우스갯소리다. 이 밖에도 무덤뷰 아파트를 칭하는 단어로는 ‘e편한저세상’(DL이앤씨의 e편한세상 브랜드), ‘조상부르지오’(대우건설의 푸르지오 브랜드) 등이 있다.
A씨가 올린 사진으로 미루어볼 때, 그는 인천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로제비앙 라포레’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입주한 총 735가구 규모로, 과거 ‘왕릉뷰 아파트’라는 별칭을 얻었던 단지다. 이 아파트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 김포시 장릉을 가리는데도 문화재청 허가 없이 지어져 논란을 빚었던 것. 당시 공사 중지 명령까지 받았지만, 수분양자들의 금전적 피해를 고려해 결국 입주가 허가됐다.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검단신도시 로제비앙 라포레’ 거실창 쪽 말고도 공동묘지가 여럿 있다. 과거 검단신도시가 수도권 핵심 주거지로부터 먼 외곽 입지라 혐오시설인 무덤이 줄줄이 들어섰던 영향이다. 검단신도시 전체 면적의 15% 정도가 공동묘지여서, 이 일대 새아파트 상당수가 창문을 열면 ‘무덤 뷰’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검단신도시 남서쪽에 자리잡은 ‘검단묘지공원’ 규모가 독보적이다. 총 62만7000여㎡(약 19만평)로 무덤 총 5만여기가 들어서있다. 묘지공원이 신도시 부지 중앙부터 남쪽 끝까지 길쭉한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가, 검단신도시와 서울을 연결하는 도로인 드림로를 끼고 있어 눈에 잘 띈다. ▲천주교회 2만여기 ▲황해도민회 4489기 ▲인천지구교회 3300여기 등 7개 단체와 5개 문중 무덤 2만3000여기, 무연고 무덤 등이 이 곳에 남아있다.
A씨의 거실창으로 묘지가 빼곡히 보이는 장면을 접한 네티즌들은 “귀신 나올 것 같다”, “정말 무섭다. 꿈자리 괜찮은지 묻고 싶다”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반면 “괜찮다. 오래 살면 그까짓거 신경도 안 쓰게 된다”, “유달리 한국에선 묘지가 님비시설이다. 결국 우리도 다 저기 들어갈건데”라는 등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눈에 띈다.
한편 ‘검단신도시 로제비앙 라포레’ 전용 84㎡(34평)는 지난해 4월 4억2000만원에 실거래된 후, 현재 매매호가가 4억6000만~6억원까지 올라 있다. 전세 보증금 호가는 2억9000만~3억2000만원 선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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