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14 08:07
[땅집고] “아파트 월세가 만원이라니, 정말 대박이네요! 이런 주택이 전국 곳곳에 늘어나서 젊은 사람들의 내 집 마련 고통을 줄여줬으면 좋겠어요. 모처럼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
전남 화순군이 ‘월세 단 돈 만원!’이라는 파격적인 주거 지원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 대도시인 광주광역시에서도 수백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전국적으로 불거진 ‘전세사기’로 불안감이 확산하는 가운데, 보증금을 떼일 염려가 없고 월 임대료가 만원이라는 사실에 젊은층이 열광했다.
화순군이 이 같은 파격적인 주거 지원 정책을 꺼내든 1차 목표는 청년층 주거 안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갓 취업하거나 결혼을 앞둔 사회초년생 중에는 전세보증금과 이자, 월세 등 주거비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다. 2차 목표는 ‘인구 유출 방지’다. 화순군은 광주시 동남부에 맞닿아 있어 수십년 전부터 ‘베드타운’ 역할을 해 왔는데, 대부분의 지방도시들이 겪는 것처럼 인구 유출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감이 크다. 2006년 7만3395명이던 화순군 인구는 올해 6만1743명으로 감소했다.
만원 임대주택 운영체계를 보면, 먼저 군이 부영주택이 화순읍에 지은 부영6차 아파트(1485가구) 50가구를 임대한 뒤, 이를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 등에게 월 1만원에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보증금은 화순군이 부영주택에 제공하므로, 임차인은 군에 임대료만 내면 된다.
입주자로 선정되면 1년치 임대료 12만원과 예치금 88만원을 선입금해야 한다. 최소 2년 계약에 최장 6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공고일 기준 18~49세 무주택 청년과 7년 이내 신혼부부다. 신청일 현재 화순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거나 다른 지역에 살더라도 입주일 즉시 전입할 수 있는 전입 예정자도 지원할 수 있다.
최근 마감된 1차분 50가구 모집에는 총 506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10.1대 1을 기록했다. 군은 서류심사 등을 거쳐 조만간 입주자 50명을 선정한다.
이들 중 절반 이상(286명)은 화순(210명)이 아닌 광주시, 전남 지역 거주자로 확인됐다. 이는 화순이 지리적으로 광주시와 나주시 등 도심지와 인접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나주혁신도시’가 위치한 나주 빛가람동에서 부영6차 아파트까지는 약 30km로, 차량으로 30분~40분 거리다. 광주는 더욱 가깝다. 광주 주요 상권 중 하나인 금남로 일대에서 이 아파트까지 거리는 약 14km다.
광주와 전남 외 타시도 지원자가 10명인 점도 눈에 띈다.
만원 임대주택에 청년과 신혼부부들이 몰리는 이유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 때문으로 풀이된다. 군은 가구별 4600만원인 임대보증금 외에 리모델링 비용도 지원한다. 임차인이 퇴거하면 보증금은 화순군이 돌려받기 때문에 새로운 임차인을 들이더라도 추가적인 예산 부담도 없다.
이 사업을 벤치마킹하려는 전국 지자체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화순군청 관계자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만큼, 청년층의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전국의 청년들이 관심은 물론, 다른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기 위한 문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은 이번 사업을 위해 올해 예산 48억원을 비롯해 군비로 총 192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올해 공급 목표는 100가구로, 앞으로 4년간 총 4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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