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14 17:00
[땅집고] 한 때 '젊음의 거리'로 불리며 인기를 누렸던 상권들이 극심한 공실 문제를 겪고 있다. 땅집고가 이화여대 앞·일산 라페스타·가로수길을 취재한 결과, 1층 상가들이 줄지어 비어있는 것은 물론이고 오랜기간 공실로 방치된 곳도 적지 않았다. 특히 서울을 대표하는 강남 가로수길에는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를 내건 곳도 쉽게 볼 수 있었다.
'1등 상권'으로 불리던 가로수길의 몰락 원인은 높은 임대료다. 가로수길 1층 상가 임대료는 3.3 ㎡ 당 100만원이 넘는다. 한 층당 30평 정도의 3층 건물을 통 임대할 경우, 한 달 임대료만 1억원을 내야 한다. 값 비싼 임대료에 임차인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임대인들은 임대료를 내리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공실이 쌓여만 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 때 젊은 대학생들이 몰렸던 이대 앞은 상권이 쇠퇴한 지 오래다. 이대 상권 상인들은 서울시 규제가 이대 상권의 성장에 발목을 잡았다고 주장한다. 서울시는 2013년 이대 상권 일대를 ‘쇼핑·관광권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구역의 권장 업종은 의류 및 잡화 그리고 이·미용원으로 제한됐다. 다른 업종이 들어서려면 주차장을 필수로 설치해야 했다. 당시 보행 상권의 대표 주자격이었던 이대 앞 상권은 ‘주차장 필수’ 조치로 인해 의류 및 잡화 등의 업종으로 집중됐고, 결국 수요자들에게 외면을 받는 결과를 낳게 됐다는 주장이다.
고양시 일산동구에 위치한 라페스타와 인근 웨스턴돔의 공실도 넘쳐난다. 1층 상가 기준으로 실 평수 15평 매물은 한때 권리금이 1억~1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권리금 자체가 없다. 하지만 공실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라페스타와 웨스턴돔 일대 매물은 1000개에 달한다. 한 때는 국내 신도시 상권을 대표했었으나 스타필드고양, 파주 야당·운정 등이 개발되면서 이곳의 수요가 다 빠져나간 것이다. / 김혜주 땅집고 기자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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