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12 07:46 | 수정 : 2023.05.12 07:55
[땅집고] 충북 청주의 분양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10일 분양한 아파트 1순위 모집에 3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다. 올해 들어 전국에 분양한 단지 중 가장 많은 청약 통장이 접수되면서 화제가 됐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0일 충북 청주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 1순위 청약에는 일반공급 473가구 모집에 3만4886명이 몰려 평균 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부 주택형은 최고 264대 1로 세자릿수 경쟁률을 보였으며,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했다.
최근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곳곳에서 기대 이상의 청약 성적을 거두면서 분양시장 분위기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달라졌단 평가가 나온다. 4월 이후부터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조치가 본격적으로 적용된 데다 금리 동결 및 특례보금자리 시행으로 9억원 이하 아파트 대출이 수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업계에선 이같은 청약 호조세가 오랜 기간 지속하긴 어렵단 평가다. 글로벌 금융 불안 요소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특례보금자리론도 거의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 랜드마크, 분양가 경쟁력이 높은 아파트에 한해 한정적으로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랜드마크·저렴한 분양가’…청주 청약 경쟁률 ‘강세’
신영이 이달 공급한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을 비롯해 4월 충북 지역에선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눈에 띄게 상승해 주목받고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일대에 분양한 ‘해링턴플레이스 테크노폴리스’(57.6대1), ‘청주테크노폴리스 힐데스하임’(48.3대1) 등 테크노폴리스 일대 분양한 단지들이 강세였다. 같은 달 분양한 충북대 인근에 공급하는 ‘청주동일하이빌파크레인’(3.7대1)도 1순위 마감했다. 4월 한달동안 서울, 부산, 인천, 광주, 경기, 충북, 충남 등 7개 시·도와 16개 단지에서 분양이 이뤄졌는데,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충북으로 18.6대 1에 달했다. 그 뒤를 부산(4.4대 1), 경기(3.9대 1), 서울(2.4대 1) 순이다.
경쟁률을 놓고 보면 올 들어 분양한 전국 사업장 중 GS건설의 ‘영등포자이 디그니티’가 199대 1로 가장 높았는데 이번 청주 ‘신영지웰 푸르지오 테크노폴리스 센트럴’은 그다음으로 높은 경쟁률을 보인 셈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랜드마크 단지들이 청약 흥행을 이어가는 요인은 어디에 있을까. 청주테크노폴리스는 충북 청주시 흥덕구 약 380만㎡ 일대에 조성된 산업단지다. 2007년 착공해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와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이 입주해 든든한 배후 수요가 장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청주에서는 테크노폴리스에 분양한 아파트 가격이 강세였다. 아파트 공급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지역 내 실수요자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 단지를 비롯해 지난 4월 청주테크노폴리스에 분양한 나머지 2개 단지는 모두 국민주택형 기준 분양가가 3억원 후반대에 공급됐다. 이미 입주한 ‘청주테크노폴리스푸르지오’ 84㎡가 4억8000만원에 팔려 많게는 1억원 정도 시세차익이 예상됐다.
■전문가 “미완의 규제 완화·금융불안 요소 여전…일시적일 것”
전문가들은 비단 청주뿐만 아니라 정부의 특례보금자리 시행, 규제 완화가 함께 맞물리면서 4월부터 전국적으로 청약 수요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충북 지역에 분양한 5개 단지 중 ‘복대자이 더 스카이’, ‘청주 개신동 원더라움’을 제외하면 모든 단지가 순위 내 마감에 실패했다. 작년 12월 청약한 ‘음성 아이파크’는 604가구 모집에 143가구가 신청해 461가구가 미달했고, 올해 3월 공급된 ‘진천 덕산우방아유쉘’은 106가구 모집에 35가구만 신청해 71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선방했던 ‘복대자이 더 스카이’도 355가구에 3334가구가 지원해 평균 경쟁률이 한자릿수(8대1)에 머물며 겨우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수도권도 4월 이후부터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청약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3일 1순위 모집에 나선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는 12억원대(84㎡)의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택형이 순위내 마감했다. 작년 12월 1순위 모집 때는 청약 성적이 저조했던 ‘올림픽파크포레온’의 경우 규제가 풀린 3월 이후 무순위 모집에서 4만명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이월무 미드미네트웍스 대표는 “지역의 랜드마크인 데다가 공급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분양가도 저렴한 편이어서 일시적으로 수요가 크게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3월 이후부터 시장에 조금씩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례보금자리는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도 완전히 시행되지 못한 데다, 무엇보다 금융 불안 요소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청약 흥행 단지가 나오더라도 이 분위기가 전체 청약시장으로 확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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