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11 15:36
[땅집고] 올해 초 주택과 주식 매매가 다소 활발해지면서 지난달 전체 금융권과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각각 8개월과 4개월 만에 늘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3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3월까지 하락세를 보이던 가계대출이 넉 달 만에 반등했을 뿐만 아니라, 2021년 11월(2조9000억원)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가계대출 가운데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03조6000억원)이 2조8000억원 늘었다.
전셋값이 떨어지고 월세 전환도 늘면서 전세자금대출은 6개월째 줄었지만, 감소 폭(1조7000억원)이 앞서 2월(2조5000억원)이나 3월(2조3000억원)보다 크게 축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 폭(5000만원)도 1∼3월의 2조4000억∼4조6000억원과 비교해 급감했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배경에 대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1월 1만9000가구에서 2월 3만1000가구, 3월 3만5000가구로 늘었는데, 관련 주택담보대출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2월 전세 거래량(전국 6만 가구)도 다소 늘면서 전세자금대출 감소 폭도 크게 줄었다”고 했다.
이어 신용대출과 관련해서 “4월 개인의 주식투자가 늘자 주식투자 자금 관련 신용대출 수요로 신용대출 감소 폭도 축소됐다”고 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도 지난달 2000억원 증가했다. 2022년 8월 이후 8개월 만의 반등이다.
주택담보대출은 1조9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감소 폭(1조7000억원)은 3월(6조원)보다 축소했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가계대출이 2조4000억원 증가했고 제2금융권에서는 2조2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4월 기업대출 잔액(1천196조7000억원)은 한 달 새 7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액도 3월(5조9000억원)보다 많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3조1000억원, 4조4000억원(개인사업자 1조원 포함) 늘었다.
한은은 “대기업 대출은 분기 말 일시 상환분의 재대출과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 수요 등에,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은행의 완화적 대출 태도 등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예금은행의 4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204조9000억원으로 3월 말보다 13조4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부가가치세 납부와 배당금 지급 등으로 기업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지방자치단체 자금까지 인출되면서 14조8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도 법인자금을 중심으로 6조4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8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2조9000억원 늘었는데, 3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 비율을 맞추기 위해 빠져나간 은행 자금이 다시 들어오고 국고 여유자금도 예치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채권형펀드에도 2조1000억원이 유입됐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2000억원이 유출됐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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