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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재건축에도…압구정 2·4구역 '신통기획' 불만인 이유

    입력 : 2023.05.08 07:27 | 수정 : 2023.05.08 07:36

    [땅집고] 서울 한강변 부촌인 압구정 일대를 최고 50층 내외의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재건축한다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안과 관련해 시가 제시한 토지 이용 계획이 조합원 이익에 반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기부채납하는 부지의 공원 위치 때문에 사생활을 침해받는 데다 일부 구역은 특화설계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압구정 재건축을 자신의 치적 쌓기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신통기획은 오세훈 시장이 도입한 주택정책으로,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서울시가 직접 계획안을 제안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조합이 신통기획안에 3분의2 이상 동의하면 ▲정비계획 수립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정비구역 지정을 거쳐 도시계획 관련 결정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정비사업에 돌입하게 된다.

    서울시는 지난달 25~26일 강남구 압구정교회에서 압구정 2~5구역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주민설명회를 열고 신통기획안을 공개했다. 현재 압구정아파트지구는 6개 특별계획구역으로 나뉜다. 이 중 1구역을 제외한 2~5구역이 2021년 12월부터 신통기획에 참여하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제3종 주거지역인 이 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상향해 200~500%의 용적률을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50층 내외의 초고층 아파트 건축이 가능해진다. 기존 4개 구역(면적 70만6561㎡)에 포함된 아파트는 19개 단지, 8443가구는 신통기획안에 따라 총 1만1840가구로 탈바꿈한다.

    하지만 일부 압구정 재건축 단지 소유주들은 서울시가 제안한 신통기획안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2·4구역 주민들은 설명회 당일 단지 내 배치 예정인 공원의 위치를 두고 서울시와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2구역은 공원을 오가는 도로 위치가 단지 한복판이라 사생활 침해·관리 미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4구역은 공원 위치 때문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펴며 반대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2구역 북측 끄트머리에 있는 112동과 117동 사이에 공원을 배치하고, 시민들이 공원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단지 내부를 관통하는 도로를 공공에게 개방할 계획을 내놨다. 당초 조합 입장에서도 조망권을 확보하는 가구 수가 많아진다는 점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수변을 향하는 동을 일자로 배치하지 않고 V자 모양으로 배치해 더 많은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땅집고] 서울시가 압구정2구역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길 끝에 공원을 설치하겠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내놓자 소유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현희 기자

    하지만 2구역 소유주들은 서울시 계획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아파트 입구부터 공원 예정지 사이를 관통하는 도로가 있으면 외부인들이 출입하면서 소음, 분진을 유발할 수 있고 관리 측면에서도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이에 2구역 소유주들은 추후에 추가분담금을 감면해 주는 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4구역 또한 서울시 신통기획안에 따라 기부채납할 공원 위치에 불만을 제기한다. 기획안에 따르면 현재 현대 8차 아파트 91~92동에 공원이 들어선다. 당초 소유주들은 단지 북측에 공원을 배치하자고 주장했지만 서울시는 시민들이 걸어가기에 도로가 불편하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줄어들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게 4구역측 주장이다. 때문에 현재 4구역 주민들은 공원 면적은 그대로 두되 부지 위치를 조정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다.

    주민들은 공공기여(기부채납)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서울시는 압구정2~5구역 용적률을 상향하는 대신 3구역에서 공공기여 방식으로 압구정동에서 성수동까지 보행교를 구축할 계획이다. 사업비 약 2500억원은 주민들이 부담해야 한다. 4·5구역은 한강변 조망데크공원 조성 비용도 기부채납해야 한다. 기부채납이 늘면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늘어날 수 있는 데다 향후 기부채납에 따라 늘어나는 임대주택 수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울 수 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 소유주 B씨는 “아직 확정된 바는 없지만 당초 일대일 재건축을 주장하며 고급화를 꾀했던 만큼 주민들은 단지 내 임대 주택 비중을 최소화하는 것을 원한다”며 “소유주들이 재건축 속도를 내기 위해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서울시가 제시한 설계안에 따르면 층수 제한 완화를 제외하고는 딱히 주민들에게 혜택인 부분이 없어 사실상 화장을 짙게 한 공공재건축과 다름없다”고 했다.

    아직 압구정 일대 설계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어서 설계변경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실제 주민의견이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과 관계자는 “설명회는 토지이용계획만 확정된 것이라 주민 의견을 들어 차후 변경이 될 수 있다”며 “아직 계획단계인 만큼 확정된 바는 없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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