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5.07 09:55
[땅집고]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앞 경의선 숲길에 일본 가출 청소년을 일컫는 ‘토요코키즈(トー横キッズ)’의 복장과 문화를 따라 하는 청소년들이 모여들면서 우려와 기우가 충돌하고 있다.
‘토요코키즈’는 일본 가부키초 토호 시네마즈 옆 요코 광장 근처에서 노숙하거나 거리를 배회하는 가출 청소년을 일컫는 말이다. 유명 극장 체인인 토호극장의 앞 글자 ‘토'와 옆이라는 뜻의 일본어 ‘요코’, 아이들을 뜻하는 영어 ‘키즈’를 조합한 신조어다. 특히 가정폭력으로 인해 집을 나온 청소년이 많은데, 이들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이 범죄 온상지로 변하면서 2020년부터 일본 사회 문제로도 대두했다.
특히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남성들이 토요코키즈 중에서도 여자아이들이 경제적, 심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는 점을 노려 범죄의 대상으로 삼아 문제가 되기도 했다. 조건만남 같은 불법 성매매에 이들을 활용하고, 착취나 학대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토요코키즈 중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거나 특정 복장을 하는 여성들을 두고 ‘멘헤라(メンヘラ)’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들은 프릴이나 리본, 레이스가 많이 달린 기성복을 입고 창백한 느낌의 화장을 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런 패션이 지난해부터 한국 10대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틱톡(Tiktok)을 통해 유행처럼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멘헤라’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경의선 공원을 일명 ‘멘헤라공원’이라고 이름 짓고, 토요코키즈와 유사한 복장을 한 상태로 큰 음악 소리에 맞춰 춤추는 영상을 틱톡에 올리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이를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처럼 사회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와 일시적 유행으로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이에서 퍼지는 멘헤라 현상에 대해 인천대 일어일문학과 이석 교수는 “일본에서는 소외된 가출 청소년들이 모여 집단을 형성해 비행을 저지르는 멘헤라 문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패션이나 문화에 대한 동경으로 인한 단순한 모방으로 그치게 될지, 사회 문제 현상으로 번질지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 “분명한 건 한국과 일본에서 유행하는 문화 현상이 양국에서 동시대적으로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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