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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된 주택이 9억에…전국구 '핫플'된 해리단길, 땅값 '활활’

입력 : 2023.05.07 09:49 | 수정 : 2023.05.08 08:19

[땅집고] “해운대 맛집은 여기에 다 있어예. 휴가철에는 고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라예. 교복 입은 학생들, 연인, 관광객들이 다 모이는 동넵니더. 부산에 오믄 꼭 가봐야 하는 음식점 있다 아입니까, 기념품도 사야지예, 다 요 있습니더.”(부산 해운대역 인근 S부동산 대표)

부산 해운대구 해리단길이 외지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해리단길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경리단길과 해운대의 ‘해’자를 더한 이름이다. 팔각정 모양의 지상 해운대역사 뒤편 골목 상권을 일컫는데, 수년간 개성을 강조한 음식점과 카페, 옷가게가 줄줄이 들어서면서 부산 골목상권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리단길 메인 상권에서 해운대역 4번 출구로 향하는 길목. /김서경 기자

■해운대역 4번 출구 옆, 부산시민·관광객이 사랑하는 ‘골목상권’으로 우뚝

4일 오후 해운대역 4번 출구로 나오자 오른쪽에 캐리어를 끈 관광객들과 교복을 입은 학생 무리가 보였다. 이들이 지나온 길을 따라 들어가자, 주황색 드럼통 뒤편으로 아기자기한 음식점과 카페, 옷가게가 줄줄이 보였다. 부산 최고의 골목 상권으로 꼽히는 해리단길이다.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노후 주택에 나무판을 덧대고 채도가 높은 색을 칠하거나, 벽화를 그려 포토존을 꾸며놓은 곳도 많았다. 관광객들은 잠시 캐리어를 내려놓고, 각양각색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기에 바빴다.

해운대역 인근 S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바로 앞에 해운대 바닷가가 있어서 관광객도 많이 오고, 해리단길 골목 끝에 학교가 5개나 있어서 학생들도 바글바글 몰려 다녀요”라며 “올해 휴가철에는 요까지 비키니족이 올 것 같아예”라고 말했다.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리단길 상권 초입의 한 골목. /김서경 기자

해리단길의 시초는 약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령이 40년에 달하는 ‘우일맨션’이 그 시초다. 이 건물 1층에 입점했던 파운드케이크 전문점, 유부초밥집, 말차 전문점 등이 유명세를 타면서 인근 골목까지 들썩이기 시작한 것. 우일맨션부터 해운대역 인근까지, 도보로 약 5분이 걸리는 이곳에 하나 둘 음식점이 몰리면서 현재 모습에 이르게 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리단길 상권과 구남로 일대 위치. /네이버지도 캡쳐

공교롭게도 해운대 대표 상권인 구남로 일대 개발이 해리단길 성장에 효자노릇을 했다. 부동산 개발이 진행되면서 숙박업소와 음식점, 술집 등이 사라지게 된 것. 엘시티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해운대역 앞쪽 상권은 부동산 개발 때문에 예전보다 규모가 줄었어예”라며 “옛날에는 ‘해운대 맛집’카면은 요(해운대 바닷가 근처) 있었는데, 이제는 저짝(해리단길)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최고 휴양지를 코앞에 두고도, 딱히 주목을 못 받았던 골목이 이제는 전국이 아는 상권이 됐지요”라고 덧붙였다.

[땅집고] 부산 해운대구 우동 해리단길 모습. 새마을금고 뒤쪽으로는 우일맨션이 있다. /김서겨경 기자

■50년 주택 가격이 9억원대…해리단길 땅값 ‘활활’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해리단길 땅값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해리단길 초입에 있는 연면적 139.08㎡(42평), 지상 2층 규모 한 근린상가건물은 22억원에 팔렸다. 2015년 7억1400만원에 거래된 가격과 비교하면 208% 올랐다. 이 건물 1층에는 유명 햄버거 가게가 입점해 있다. 1년 전, 50년 된 1층 주택은 9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연면적이 39.67㎡(12평)에 불과하지만, 평당 (3.3㎡)가격은 무려 7600만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리단길 월세는 코로나19 전에는 평당(3.3㎡) 10만원 정도였으나, 현재는 15만~20만원으로 올랐다. 중개사이트에 따르면 전용면적 60㎡(18평) 매물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00~150만원 선이다. 역과 우일멘션에서 가까울수록 임대료가 비싸다.

[땅집고] SNS(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해리단길 관련 키워드. /김서경 기자

업계에서는 해리단길 상권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다.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해운대 관광객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하고 있는 데다, 인근엔 배후 수요인 아파트 건립도 잇따르고 있다. 해운대역 일대 상업지구에는 이미 ‘해운대역푸르지오더원’ ‘해운대경동리인뷰’ 등 공사가 한창이다. 해리단길 바로 옆인 ‘우동3구역’도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해운대역 엘시티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해리단길은 상권 규모가 작지만, 유동 인구와 배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곳”이라며 “해운대가 이미 평당 1억을 찍었는데, 해리단길 시세에도 당연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부산=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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