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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업마다 무산·지연 속출…'국제자유도시' 영종도의 민낯

    입력 : 2023.05.02 11:24 | 수정 : 2023.05.02 16:26

    [땅집고]지난 25일 찾은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일대 모습.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섰지만 이를 뒷받침할 기반 시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배민주 기자

    [땅집고] 2018년 ‘국제도시’로 지정된 인천 영종도가 국제도시로서의 위상과 기능을 갖춰가고 있는 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제도시’, ‘복합도시’, ‘관광도시’라는 수식어를 가진 영종도는 정부가 대교 건설, 리조트나 카지노 유치 등 각종 개발 사업을 발표할 때마다 부동산 가격이 요동치는 지역이다. 이른바 ‘호재’로 부르는 개발 사업 계획 발표와 함께 영종도 부동산 가격은 치솟았다가 곤두박질치기를 반복해 왔다. 실제 정부가 지금까지 발표한 개발 사업 중에는 준공까지 마친 사업보다는 추진 과정에서 무산되거나 미뤄진 사업이 더 많다.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고 나서 사업 자체가 엎어지거나 수년째 추진에 난항을 겪는 사업이 대다수다 보니 영종도 투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늘었다. 부동산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실제 살아보니 추천하기 어렵다’, ‘기약 없는 호재 가지고 애먼 투자 피해자를 양산하지 말라’는 날 선 댓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인천공항 배후지인 영종도에 국제회의장, 전시장, 고급 주택단지를 지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은 얼마나 실현됐을까. 정부는 2020년까지 총 3단계 계획을 거쳐 영종도를 인구 11만3000명의 국제자유도시로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결과적으로 반은 성공하고 반은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기준 영종국제도시 인구 수는 11만 1740명으로 11만 3000명이라는 목표 인구 수에는 가까이 도달했지만, 국제자유도시로 탈바꿈하겠다는 목표는 여전히 ‘미완성’ 이기 때문이다.

    [땅집고]영종국제도시 개발사업 추진현황./인천경제자유구역청

    ■‘영종국제도시’ 보다 ‘영종주거도시’가 더 어울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공개한 개발사업 추진현황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13개 개발사업 중 5개 사업이 완료됐다. 나머지 8개 사업은 개발 중이거나 계획 수립 단계에 있다.

    전체 사업 중에서도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사업은 ‘영종하늘도시’ 사업이다. 2003년 중구 운북동·운서동·운남동·중산동 일원에 주거·산업·업무·관광 기능을 하는 복합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작했으며, 총 584만평 면적에 총 사업비 8조2121억원을 들여 진행하는 사업이다. 총 3단계 계획 중 2단계까지 마무리한 상황으로 현재는 3단계 유보지 활성화 단계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영종하늘도시 3단계 유보지 사업은 2009년부터 14년째 개발이 미뤄졌다.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고속도로 접근성이 좋아 영종국제도시에서도 노른자 땅으로 주목받는 곳이지만, 밀라노디자인시티, 복합리조트테마파크 투자 유치는 모두 무산됐다. 관련 유관기관 간 협의 부족과 잦은 개발 계획 변경으로 외자 유치에 실패해서다.

    [땅집고]인천 중구 운남동 일대 하늘도시개발사업 부지 모습.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배민주 기자

    정부의 대규모 공공주택 사업 등으로 아파트 건설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극심한데도 불구하고 앞으로 3년 동안 인천 중구에 공급될 아파트 규모가 무려 7593가구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중구 일대 아파트 가격이 최고가 대비 약 3억원 하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맥을 추지 못하는 가운데 내년 공급 규모만 3430가구라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구는 늘고,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필수 기반 시설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영종도 내에 응급실을 갖춘 종합병원이 없어 응급 환자가 발생할 시 차를 타고 25km를 이동해야 한다. 급격한 인구 증가에 따라 과밀학급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땅집고] 최근 '골든테라시티'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 재추진에 나선 '미단시티' 투자용지. /인천도시공사

    ■’국제자유도시’ 만들겠다더니…엎어지고 멈춘 사업이 태반

    이 밖에 인천시가 추진하는 굵직한 사업 중 수년째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업은 미단시티, 한상드림아일랜드, 용유·무의 개발 등이 있다.

    복합리조트 사업이 미뤄지면서 개발 사업 전체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미단시티 개발은 ‘골든테라시티’로 이름을 바꾸고 재추진을 앞두고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미단시티에 국제학교, 에어택시 이착륙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미단시티에 조성 예정이었던 복합리조트(RFKR)는 사업 기간 연장 신청이 승인된 상황이다. 미단시티 복합리조트 사업 기간 연장은 이번이 네 번째로, 시공사인 쌍용건설에 공사비 지급이 늦어지는 문제로 2020년부터 중단됐다.

    영종도 준설토투기장 부지에 골프장과 리조트 등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한상드림아일랜드’ 사업도 갈 길이 한참 멀다. 2014년 본격적으로 추진했지만, 개발계획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공사가 미뤄졌고, 지난해 10월부터는 공사대금을 대출받지 못해 사업기간을 연장했다. 최근 PF(프로젝트 파이낸싱)위기로 인해 자금 수혈이 어려워지자 공사가 거의 중단된 것이다.

    국제적인 관광·레저형 해양 관광단지 조성하겠다는 목적으로 시작된 ‘용유무의 개발사업’ 또한 각종 개발 사업이 좌초되고 장기간 지연되면서 사실상 십년 가까이 방치된 상태였다.

    용유무의 지역은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고 나서 대규모 개발사업인 ‘에잇시티’ 등 각종 개발 계획이 발표됐지만, 추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경제자유구역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최근 제3 연륙교 착공 등으로 이들 지역에 대한 개발 압력이 있고 난개발 우려가 판단한 인천시가 다시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다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시 밑그림을 그리는 단계로 돌아오게 됐다.

    영종국제도시 개발 활성화를 위해 인천경제청은 규제를 풀고 제도를 마련하는데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인천경제청은 경제성 문제로 중단됐던 ‘제2공항철도’ 사업을 재추진하겠단 계획을 내놓고, 교통망 확충에 나섰다. 지난 26일 ‘제2공항철도 사업 재기획 용역’을 발주하고 내년 상반기 중 국토부에 제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건의할 계획이다.

    카지노 사업 육성을 위한 제도 장치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올 10~11월 개장을 앞두고 있는데, 카지노 산업과 관련한 정책과 제도가 부족해 이미 제도화에 성공한 타국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카지노 산업을 담당하는 ‘컨트롤 타워’역할을 할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자 유치를 위한 ‘부동산투자 이민제’ 시행 기간 연장도 추진할 예정이다. 부동산투자 이민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인데,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있어 시행기간을 연장 적용할지 논의 중에 있다. 다만 부동산 투자이민제가 난개발과 부동산 가격 과열 현상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있어 연장 여부는 미지수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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