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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로 버텼건만"…가점 차곡차곡 쌓아온 4050의 한숨

    입력 : 2023.04.28 13:37

    [땅집고]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들어서는 '휘경자이디센시아' 준공 후 모습. 해당 아파트는 올해 청약가점 최고점인 77점을 기록했다./GS건설

    [땅집고] 청약통장 추첨제가 부활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은 젊은층의 청약문은 넓어졌지만, 오랜 기간 착실하게 청약가점을 쌓아온 40~50대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점수로 따져 당첨자를 선발하는 가점제 대신 무작위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추첨제 물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고가점자들의 입지가 훨씬 좁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작년 8월 ‘국민 주거 안정 실현방안’을 통해 청약제도 개편에 나섰다. 서울을 비롯한 규제 지역에서 2030세대의 청약 당첨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개선해 당첨 확률을 높이자는 게 개편 내용의 핵심이다.

    제도 개편 전에는 가점이 낮은 젊은 층이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투기과열지구 내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가점제 100%로 공급됐기 때문에 무주택기간이 짧고, 부양가족 수 점수가 낮은 젊은 층의 당첨 가능성은 ‘그림의 떡’ 수준으로 희박했다.

    정부는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젊은 층의 당첨 가능성을 열어주는 동시에 고가점자를 위해 대형 평수 가점제 비율을 높이기도 했다. 85㎡ 이하 중소형에 추첨제를 최대 40%까지 늘리는 동시에 85㎡를 초과하는 대형 평수는 가점제 비율을 50%에서 80%까지 늘렸다. 20~30평대 소형 평수 아파트 청약은 2030세대에게, 40평대 대형 아파트는 4050세대에게 더 많이 배정하겠단 취지에서다.

    [땅집고]지난해 12월14일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 내용. /국토교통부

    하지만 올해 4월 1일 시행에 앞서 1·3대책이 나오면서 청약제도 개편의 취지가 무색해졌다. 1·3대책으로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새로운 청약제도의 실효성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비규제 지역의 경우 가점제 물량보다 추첨제 물량이 훨씬 많다. 85㎡ 이하는 60%, 85㎡ 초과는 100% 추첨제로 공급된다. 중소형은 가점제 물량이 40% 정도 배정되지만, 대형은 가점제 배정물량이 아예 없다. 40대 예비청약자 A씨는 “청년층을 지원하려는 정부 취지는 알겠지만, 그동안 무주택 기간 늘려두고 애 낳으면서 가점 쌓아온 통장이 무용지물이 된 것 같아 허탈하다”면서 “무주택자 신세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가점제 공급량이 줄어든 동시에 몇 달 새 당첨 커트라인이 수십점 상승하기도 했다.

    이달 초 청약 접수를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자이 디센시아(휘경3구역 재개발)’의 경우 전용면적 84㎡ 당첨 가점 최저점이 57점이고 최고점이 77점이다. 지난 3월 청약을 진행한 영등포구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최저점이 63점, 최고점이 75점인데, 최고점 기준으로 2점이 높다.

    이는 시장 침체기였던 작년 말에 분양한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구역 재개발)’와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전용 59㎡ 와 전용 84㎡ 당첨 가점이 30~40점대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오른 수준이다.

    추첨제 물량이 늘어나면서 자금조달 여력이 있는 30대의 청약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중장년층과 비교해 보유자산은 적을 수 있지만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이 없어지며 자금조달이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주택자도 청약에 신청할 수 있어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1주택자들의 통장도 몰리면서 경쟁률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추첨제가 부활하면서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점을 착실하게 쌓아왔던 40, 50대 고가점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40, 50대 중에서도 무주택 기간이 짧거나 부양가족 수가 적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입지가 천편일률적으로 좁아졌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이번 개편을 통해 젊은 층 중에서도 중도금을 감당할 만한 자금 조달 여력이 있는 30대의 참여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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