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18 07:59 | 수정 : 2023.04.18 15:45
[땅집고] 정부가 지난 3월 경기 용인 일대에 300조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용인·화성 동탄 등 경기 남부지역 신도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일부 아파트값은 한달새 1억원 이상 뛰었다. 신규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수요자가 몰리면서 청약 경쟁률이 높아졌다.
반도체 클러스터 후보지로 지정된 용인시 남사읍 710만㎡(215만평) 일대에는 2042년까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첨단 메모리 반도체 공장 5개를 만든다. 팹리스(반도체 설계)·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도 최대 150곳이 입주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289만㎡)의 2.5배 크기다. 용인에는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415만㎡ 규모 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700조원에 달하는 직·간접 생산유발효과와 160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화성 동탄에 부동산 훈풍
용인 남사읍 일대는 그간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지 않은 지역이었지만,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르며 개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총 67개동, 6700가구로 남사읍 최대 아파트 단지인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는 한때 미분양이 많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5단지’ 84㎡(이하 전용면적)는 이달 1일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3월 2일 3억3500만원에 팔렸는데, 후보지 발표 한 달도 안 돼 1억 1500만원 상승했다.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6단지’ 59㎡는 2억7900만원이던 주택이 두 달 만에 1억원 상승해 이달 3억7500만원에 팔렸다
용인과 함께 반도체 제조공장이 있는 동탄2신도시, 평택 고덕신도시 집값도 들썩인다. 남사읍은 지난달 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실거주해야만 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남사읍에서 3~4km 밖에 떨어지지 않은 인근 신도시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지난 11일 1순위 청약에 나선 경기 화성시 ‘동탄 파크릭스 2차’는 438가구 모집에 3049명이 몰려 1순위 경쟁률이 6.96대1을 기록했다. 화성시는 올해 2월까지 집값이 떨어져 청약 성적도 저조했다. 지난 2월 분양한 ‘e편한세상동탄파크아너스’는 435가구를 모집했지만 100여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지난해 말 공급한 ‘동탄 파크릭스 1차’ 1403가구도 미분양 가구를 소진하지 못했는데, 삼성 반도체 개발 호재로 최근 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 청약에 나선 평택시 고덕동 ‘고덕자이센트로’는 일반분양 89가구 모집에 4034명이 몰리며 1순위 경쟁률 45대1의 두자릿수 경쟁률을 보였다.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다. 평택 고덕동 ‘호반써밋고덕신도시’ 84㎡는 지난3일 7억원에 거래돼 전달 6억6000만원보다 4000만원 상승했다. 지난해 7억1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기록했다가, 6억원까지 하락했는데 예전 가격을 회복한 것이다. 화성 청계동 동탄2신도시 ‘더샵센트럴시티’ 같은 주택형도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진 10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달 초 11억3000만원에 팔려 집값이 1억원 상승했다.
■14개 국가산단 주변 지방 집값도 회복할까
정부는 용인뿐 아니라 충청·호남·경남·대구·경북·강원권 등 비수도권 14개 지역을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하고, 반도체·미래차·우주·원전 등 첨단산업을 유치한다고 밝혔다. 최근 악성 미분양 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를 겪는 지방의 경우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이 불황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집값이 크게 하락한 세종시의 경우 3월 중순부터 부동산 경기가 회복하는 추세다. 지난 2년간 집값이 바닥을 찍었단 인식이 퍼진데다 충북·충남, 대전에 4개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집값이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집값은 3월 셋째주 0.09%, 넷째주 0.09%, 4월 첫째주 0.1%, 둘째주 0.07%로 지속 상승했다.
국가산단 지정 이후 대전에 남아있던 미분양 물량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포레나 대전학하’, ‘도안 우미린 트리쉐이드’가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팔았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대표는 “일자리가 생기면 인구 유입이 이뤄지고 지역 경제 활성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산업단지 호재는 지역 부동산 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지난 2년간 부동산 시장 악재로 작용했던 금리 인상이 최근 주춤하면서 하반기엔 지방에서도 입지가 우수한 지역 위주로 미분양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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