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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러 시장 가요"…달라도 너무 다른 MZ세대 공략법

    입력 : 2023.04.17 11:32 | 수정 : 2023.04.19 16:09

    [땅집고]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 있는 디저트 카페 '어니언 광장시장점'. 주말이었던 올 3월25일 음료와 디저트를 사려는 사람들이 카페 앞에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박기람 기자

    [땅집고] 서울 종로구 대표적 전통시장인 광장시장 한켠에 자리잡은 디저트 카페 ‘어니언’(onion). 빈대떡과 막걸리, 순대 등 토속음식을 파는 전통시장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카페는 작년 9월 오픈 이후 광장시장을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청계천변과 맞닿은 시장 초입 10평 남짓 가게에 주말이면 페이스트리 파이와 커피를 사기 위해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어니언 광장시장점을 찾은 방문자들이 SNS(소셜미디어)에 올린 후기에는 디저트나 음료가 맛있다는 평가와 함께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 줄을 잇는다. 인스타그램에 ‘광장시장’ 또는 ‘광장시장 핫플’을 치면 어니언 광장시장점은 늘 상단에 뜬다.

    어니언처럼 서울시내 전통시장에 들어선 속칭 핫한 프랜차이즈 식음료 매장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이들의 ‘성공 공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브랜드와 업종은 달라도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SNS에 남길 수 있을 정도의 개성 강한 ‘목적지형 매장’이라는 것.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지’를 뜻하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마케팅 여부가 매장 성패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땅집고]지난 4월10일 찾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내 '스타벅스 경동 1960점'. 평일임에도 빈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전현희 기자

    작년 12월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문을 연 ‘스타벅스 경동 1960점’도 성공한 목적지형 매장이다. 1960년대 지었다가 문을 닫은 경동극장 3~4층을 리모델링해 만든 점포로 약 363.5평에 200여석을 갖췄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 매장을 단순 카페가 아닌 체험형 공간으로 조성했다. 3층에 있는 카페에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1~2층을 LG가 운영하는 체험존 금성전파사로 꾸민 것. 이 곳에 인생네컷 사진관, 방 탈출 게임 등을 비롯해 복고풍 사진존도 만들었다.

    이른바 MZ 세대를 공략한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이 제대로 들어맞았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 평일과 주말 평균 방문객은 각각 1000명, 1500명이다. 스타벅스 일반 매장의 두 배 수준이다. 실제로 평일 낮 매장을 찾았을 때는 200여 석에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경동시장은 약재 전문 전통시장으로 방문객 연령대가 높은 편에 속했다. 그런데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 문을 연 직후 경동시장 방문객 연령대 비중에서 30대 이하가 많아졌다. 매장을 방문한 A씨는 “경동시장 인근에서 젊은이가 보이면 전부 이 매장으로 오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어니언과 스타벅스 성공 비결을 다른 매장과의 차별화에서 찾았다. 독특한 체험형 공간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기 위해 매장을 찾아가는 요즘 MZ세대 심리를 잘 활용했다는 것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인스타그래머블 마케팅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1년 오픈한 더양평DTR점을 시작으로 목적형 매장을 대거 늘리고 있다. 북한산을 보면서 커피를 즐기는 은평구 ‘더북한산점’, 펫존이 따로 있는 경기도 남양주 ‘더북한강R점’, 100년 된 한옥을 개조해 만든 ‘대구 종로고택점’ 등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목적형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방문객이 훨씬 많기 때문에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며 “매장이 최종 목적지로 성공하면 주변 상권이 없어도 손님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매장을 찾아온다”고 말했다.

    [땅집고]지난 4월14일 오후 6시 칵테일바 '주신당' 앞에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 주신당은 독특한 컨셉트로 힙당동(힙+신당동)을 대표하는 인스타그래머블 매장으로 꼽힌다. /박기람 기자

    요즘 주목받는 핫플에도 목적형 매장이 늘고 있다. 점집으로 외관을 꾸민 서울 중구 신당동의 칵테일바 주신당은 SNS에서 ‘힙당동’(힙+신당동)의 아이콘이 됐다. 성수동 디올 매장은 인스타그래머라면 무조건 찍어야 하는 ‘패션 성지’로 떴다.

    노창희 젠스타메이트 상무는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가 되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지’가 매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기준이 됐다”며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내부 콘텐츠 강화보다 전통시장 같은 외부 요인을 끌어들이는 것이 화제성을 일으키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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