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4.16 11:19
[땅집고] “헐, 데이터센터를 수영장 밑에 설치한다니 @-@…. 완전 신박한 아이디어네요!”
디지털 시대를 맞아 데이터 사용이 폭증함에 따라 기업마다 데이터센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분위기다. 데이터센터란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 장비를 비롯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를 탑재한 시설이다. 기업의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유통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다만 전력 사용량이 어마어마하고 발열도 심한데, 센터를 냉각하기 위한 추가 전력까지 필요해 ‘전기 먹는 괴물’이나 ‘지구온난화 신 주범’ 등의 꼬리표가 붙고 있다.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공포심까지 퍼지면서 신종 혐오시설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런데 영국에서 이 같은 비난을 피할 기발한 데이터센터를 지어 주목을 받고 있다. 스타트업 ‘딥그린’(Deep Green)은 영국 남서부 지역인 데본의 ‘엑머스 레저 센터’ 내 수영장 아래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했다. 딥그린 측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수영장 물로 낮춰 냉각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반대로 센터 측은 데이터센터 열을 수영장 물을 데우는데 이용할 수 있어 가스비를 아낄 수 있다. 한마디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엑머스 레저 센터 수영장은 25m 길이 레인 7개로 구성돼 있다. 딥그린은 컴퓨터 12개로 구성하는 세탁기만한 크기의 데이터센터를 열 흡수율이 높은 생분해성 미네랄 오일에 담근 뒤, 이 수영장 밑에 설치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에 뜨거워진 오일은 수영장 물 온도를 26.5℃ 정도로 유지해 이용객들이 편하게 수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현재 수영장 운영 시간의 60%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로 적정 물 온도를 유지하며, 나머지 시간에는 기존 가스보일러를 쓰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설비 규모를 2배로 늘리면 가스보일러 없이도 수영장을 운영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마크 비에른스고르 딥그린 최고경영자(CEO)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엑머스 레저센터 수영장이 데이터센터를 밑에 설치한 뒤 연간 2만파운드(약 3200만원)에 달하는 가스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며 “이 소식을 듣고 영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설치하겠다는 수영장이 7곳 더 있다. 수영장 뿐 아니라 열 에너지가 필요한 베이커리, 양조장, 빨래방을 비롯해 일반 아파트 단지에도 데이터센터를 설치할 수 있다”고 했다.
업계에선 딥그린이 제안한 ‘신박한 데이터센터’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수영장 등 기존 시설물을 이용해 데이터센터를 짓는 경우 별도 부지를 확보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간이 한정돼있는 만큼 설치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규모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다수 네티즌은 수영장 밑 데이터센터를 신기해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수영장에서 물이 새서 데이터센터에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 기업 서버가 마비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댓글도 눈에 띈다. 딥그린 측은 이 같은 침수사고에 대비해 오일로 컴퓨터를 둘러싼 뒤 별도 상자 안에 넣는 특수한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고 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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