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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가율 50% 붕괴 임박…'시장 연착륙' 물거품 될 수도

    입력 : 2023.04.10 07:06 | 수정 : 2023.04.10 10:59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추이. /KB부동산

    [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7개월째 하락하면서 역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역전세난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전세가율 하락은 매수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역전세난이 심해지면 부동산 시장이 큰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가율은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다. 예를 들면 매매가격이 10억원인 집의 전세가격이 8억원이면 전세가율은 80%가 된다.

    10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0.9%로 2011년 12월(50.8%) 이후 가장 낮다. 지난해 11월 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도 비슷하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2022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9월 57.4%에서 지난 2월 53.6%로 낮아졌다.

    전세가율 하락 이유는 매매가보다 전세금 하락 폭이 더 커서다. KB부동산 기준 올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보다 1.17% 하락한 반면 전세금은 1.79% 내렸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지난해 6월 6억3315만원에서 지난 2월 5억2508만원으로 하락했다. 최근 대출 금리가 뛰면서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간 것도 전세금 하락 원인으로 풀이한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전세가율이 41.63%로 가장 낮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에서 3375가구 규모 ‘개포프레지던스자이’가 입주하면서 전세금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 전세금은 지난 2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21년 1월 15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6억원 하락한 셈이다. ‘레미안블레스티지’ 같은 주택형은 올해 1월 8억원까지 전세금이 주저앉았다. 2021년 16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땅집고

    2000년대 들어 서울 전세가율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9년(39%)이다. 비슷한 시기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는 30% 아래로 추락했었다.

    전세가율이 계속 떨어지면서 역전세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는 2년 전 가장 비쌀 때 들어간 전세계약 만료가 이미 도래했거나 줄줄이 예정돼 있다. ‘전세금을 내려달라’는 임차인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집주인이 현금 여유가 있거나 대출받는다고 해도 한꺼번에 6억~8억원을 돌려주는 건 쉽지 않다. 만약 집주인이 전세를 낀 소위 ‘갭 투자자’라면 집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

    다만 향후 전세가율 전망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엇갈린다.

    당분간 고금리 여파로 전세금이 반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전세금은 입주 물량과 금리 영향을 받는데 최근 금리 인상 탓에 입주 물량이 한정된 지역에서도 전세금이 떨어졌고 전세 선호도 역시 낮아졌다”며 “금리가 지금보다 크게 오르지는 않겠지만 단기간에 떨어지기도 어려워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전세금 상승 가능성이 낮고 매매가도 반등하기 쉽지 않다”고 예측했다.

    채상욱 부동산 애널리스트는 “월세가 올랐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전세 선호도가 높아진 것은 아니어서 당분간 전세금은 보합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했다.

    다른 의견도 있다. 최근 기준금리와 달리 전세대출 금리가 낮아지면서 전세 수요가 다시 늘어 전세가율이 상승한다는 것.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강남구 일대 준공 4~5년차 아파트 전세금이 10억~11억원으로 전고가 대비 30% 정도 하락했다. 지금보다 더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입지가 나쁜 다른 지역과 전세금이 비슷해진다”며 “이렇게 되면 다른 지역에서 전세 수요가 몰려 전세금 반등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전세금을 끌어내릴 수준은 아니어서 전세가율이 크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특히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강남4구는 올해 8785가구가 입주할 예정인데 ▲2020년 1만2652가구 ▲2021년 1만2762가구 ▲2022년 5212가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늘었다고 보기 어렵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역전세 물량이 연초보다 많이 줄었다”며 “올해보다 입주 물량이 많았던 2021년 1분기에도 전세가율이 50.71% 정도로 올해와 비슷했지만 역전세난이 크게 일어나지 않았는데 서울 아파트 입주 총량이 역전세난을 부추길 수준으로 많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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