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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곤두박질까지…'10대 건설사' 7곳 영업이익 줄폭락

    입력 : 2023.04.06 07:48 | 수정 : 2023.04.06 07:49

    [땅집고] 지난해 10대 건설사가 기록한 영업이익 및 전년 대비 변동률. /이지은 기자

    [땅집고] 지난해 국내 10대 건설사 중 7곳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최대 70%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새아파트 분양 성적이 ‘참패’ 수준을 기록한데다, 자재값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 외부적 악재들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파트 사업’에만 몰두한 건설사, 영업이익 줄폭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상위 10위 건설사 중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7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영업이익 하락률이 50% 이상으로 돈줄이 심각하게 마른 건설사가 두 곳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까지만 해도 2734억원 현금을 벌어들였는데, 이듬해에는 1163억원으로 줄면서 영업이익이 68%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C현대산업개발은 57%(2734억원→1163억원), DL이앤씨는 48%(9572억원→4969억원)에 달하는 감소폭을 기록했다.

    나머지 건설사들 사정도 여의치 않다. 영업이익 하락률이 높은 순으로 정리하면 ▲포스코건설 30%(4409억원→3086억원) ▲현대건설 24%(7535억원→5749억원) ▲롯데건설 16%(4296억원→3608억원) ▲GS건설 14%(6464억원→5538억원) 쪼그라들었다.

    [땅집고] 과거 주택 분양사업 호황기를 겨냥해 아파트 사업에 집중했던 7개 건설사는 모두 영업이익 폭락을 겪었다. /연합뉴스

    이유가 뭘까. 업계에선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대형 건설사 사업 영역이 새아파트 분양 및 시공 사업에 집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9~2021년 집값이 폭등 수준으로 오르자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하는 새아파트에 수요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분양 시장이 호황기를 누리자 건설사마다 주택 사업 비중을 크게 높였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 경기가 급격히 꺾이면서 실적 또한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실제로 지난해 영업이익 하락률이 68%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았던 현대엔지니어링 사업보고서를 보면, 건축·주택 부문 매출 비중이 48.15%로 절반에 달한다. 마찬가지로 HDC현대산업개발은 이 비중이 60.5%, DL이앤씨는 70.4%로 역시 높은 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요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이 감소해 이익 측면에서 과거 년도에 비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며 “주택 사업의 경우 경제 불황시 금융 비용, 부동산 비용 부담 등으로 인한 시장 축소 및 수요 감소가 일반적인 현상이다. 또한 주택시장은 대내외 경기 변동뿐만 아니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신사업 분야로 눈 돌린 삼성·대우·SK는 ‘선방’

    반면 부동산 경기가 불황인데도 영업이익이 상승세를 보인 건설사도 있었다.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대우건설 3곳이다. 이들 건설사는 아파트 사업 이외에 일찌감치 새로운 신성장 동력을 찾아나섰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래미안’ 브랜드로 주택 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던 삼성물산은 2015년 서울 서초 무지개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마지막으로 정비사업 시장에서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이후 사업 중 주택 부문 비중을 10% 정도까지 낮춰, 삼성물산이 사실상 아파트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대신 반도체 공장 건설과 해외 프로젝트 사업을 확대한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87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6% 증가라는 성적을 거뒀다.

    [땅집고] 일찌감치 업역을 주택사업 이외 플랜트, 토목, 친환경, 에너지 등 분야로 확대한 건설사 3곳은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사진은 삼성물산이 수주한 UAE 원전 현장. /삼성물산

    대우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직전 년도 대비 3% 오른7690억원을 벌어들였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시공 순위는 6위인데 영업이익 액수로만 따지면 삼성물산에 이어 2위 기록이다. 플랜트·토목을 비롯해 베트남 하노이신도시 용지매각 등 비주택부문에서 매출을 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SK에코플랜트 역시 2021년 기존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꾸면서 친환경 사업 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 기술 부문을 신에너지 사업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선제적으로 업역을 확장했다. 이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1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업역 확장 나서는 건설사…주택만 다루는 ‘정통 건설사’ 사라질수도

    지난해 영업이익 줄폭락을 겪는 건설사마다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계속 정통 주택 사업에만 집중했다간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최근 포스코이앤씨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앤씨에 ‘E’는 ‘환경’(eco), ‘C’는 ‘도전’(challenge) 을 뜻한다. 포스코건설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저탄소 철강 분야인 수소환원제철과 이차전지 원료소재 분야인 EPC 경쟁력을 강화해 신재생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선포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업역을 확대했다. 사업 목적에 ‘재생에너지전기공급 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 항목을 추가해, 신재생 에너지 투자 및 개발 분야에 발을 내딛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유통업·도소매업·판매시설운영업·물류단지개발업·물류업·물류창고업·운수업·데이터센터업 등 신규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건설업계에선 앞으로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가 단순 아파트 분양 및 시공에서 벗어나, 개발·운영까지 도맡는 종합 디벨로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무엇보다 주택 사업 비중을 지금보다 줄이는 대신, 에너지 및 친환경 사업 등 건설과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난 곳이 적지 않은 만큼 건설사마다 위기를 실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건설사가 진출하는 사업 분야가 훨씬 다양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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