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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새 3억이 올라? 안 팔래"…집값 꿈틀대자 줄줄이 '계약 취소'

    입력 : 2023.04.03 07:29 | 수정 : 2023.04.03 15:59

    [땅집고]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아파트. 전용 84㎡가 지난 2월 9억5000만원에 매매계약했던 매도자가 최근 계약을 취소했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84㎡(이하 전용면적)를 소유한 A씨는 지난달 2일 9억5000만원에 팔기로 하고 매수자와 계약서를 썼다. 2021년 7월 16억8000만원에 최고가로 샀던 것과 비교하면 40%쯤 싼 가격이다. 그런데 한 달 뒤인 지난 4일 같은 아파트 동일 주택형이 12억9000만원에 팔렸다. 3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A씨는 최근 매수자에게 계약금의 2배를 돌려주고 거래를 취소했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곳곳에서 전고가 대비 급락한 금액으로 아파트를 팔기로 했던 집주인들이 거래를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 3월부터 다주택자도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데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하락으로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A씨처럼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거래 취소 사례는 주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에서 나타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39㎡는 지난 1월 9억25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최근 취소됐다. 대치2단지 39㎡는 2021년 8월 12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12월 9억8500만원에 매매계약을 했던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 59㎡도 잔금을 치르기 직전 거래를 취소했다. 이 단지 동일 주택형 신고가는 2021년 6월에 기록한 14억7000만원이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84㎡(2022년 14억8000만원에 거래),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수명산파크4단지 79㎡(2022년 2월 6억9000만원에 거래) 등에서도 매매계약서를 썼다가 취소한 사례가 나왔다.

    계약 취소가 잇따르는 이유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른 가격 반등 조짐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 2일부터 다주택자도 LTV(주택담보비율) 30%까지 대출을 허용했다. 자금 여력이 생긴 매도자들이 당장 처분하지 않아도 된 것이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급매 거래 상당수는 만기 도래한 전세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집주인이 급하게 팔려고 내놓았던 것”이라며 “다주택자 대출 규제가 풀리면서 매도자들이 급하게 집을 처분할 이유가 줄었다”고 했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늘며 그동안 가격이 급락했던 단지 중심으로 소폭 반등한 거래 사례가 나오는 것도 계약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매도자가 내놓은 가격에 비해 1억~2억원씩 반등하자, 위약금을 물더라도 계약을 취소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1417건, 2월은 2301건으로 2021년 10월 2197건 이후 처음으로 2000 건을 돌파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 39㎡ 는 9억2500만원에 계약 취소된 이후 2억원 가량이 뛴 11억3000만원에 이달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9억8500만원에 팔린 경기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59㎡는 거래 취소 후 지난 달 11억8000만원까지 반등했다. 지난 1월 14억8000만원에 팔린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59㎡는 지난달부터 15억2000만~15억9000만원까지 반등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땅집고] 최근 거래 취소 이후 실거래가가 반등한 단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전문가들은 최근 시장 분위기가 대세 상승 국면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직 기준금리 인상 여지가 남아 있는 만큼 추격매수가 일어나기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그동안 매수심리 지표가 나빠져 주택 구매력을 갖춘 수요자도 매수를 꺼려했던 분위기라면 요즘엔 거래가 일어나며 낙폭이 개선된 수준”이라며 “최근 거래 사례는 선호도 높은 동이나 향을 갖춘 매물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분간 아파트값이 평균치인 박스권에서 혼조세를 보이며 횡보할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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