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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공사하려 벽 뜯었는데…400년 전 벽화가 떡하니

    입력 : 2023.03.26 07:52

    [땅집고]영국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발견된 400년 전 벽화./SWNS

    [땅집고]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 400년 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벽화가 발견됐다. 영국 어느 작은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이다.

    22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집주인 루크 버드워스(29) 커플은 영국 잉글랜드 요크시에 있는 자신들의 작은 아파트 내부 부엌을 리모델링하던 도중 400년 전 벽화를 발견하게 됐다. 커플은 지난해 12월부터 임시 거처에서 생활 중이었는데, 공사를 진행하던 공사 업자로부터 “벽 뒤에 그림이 있는 걸 알고 있느냐”는 전화를 받으면서 벽화의 존재를 알게 됐다.

    [땅집고]거실 벽 위를 보면 고전 벽화가 인테리어처럼 남아 있다. /SWNS


    버드워스가 아파트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 부엌장이 벽에 설치된 상태였다. 벽화는 일부 조각만 남았다. 버스워스는 혹시 몰라 다른 쪽 외벽을 살펴봤더니 벽화가 더 많았다고 했다. 그가 발견한 벽화 크기는 가로 2.7m, 세로 1.2m였고 윗부분은 천장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안에는 천사가 새장 속에 갇힌 남자의 손을 잡아끄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는 이 아파트가 아파트가 조지 왕조 때인 1747년 지어졌다는 것을 기억해내고 반대편 벽을 살폈다. 그 결과 실제로 허문 벽과 이어지는 벽화 여러 점이 발견됐다. 버드워스는 역사적 고증을 거쳐 이 벽화가 17세기 전반기 시인 프란시스 퀄스의 1635년 작품 ‘임블렘스’ 속 한 장면을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버드워스는 역사적 장소를 관리하는 공공기관 사적(史跡)위원회에 이 사건을 제보했고, 전문가들이 정밀 촬영을 진행했다. 위원회는 벽화 제작 시기를 프란시스 퀄스 책이 출간된 1635년과 벽화 유행이 꺾이기 시작한 1700년 사이로 추정했다.

    위원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요크시 아파트에서 17세기 벽화가 발견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아파트 소유자들이 벽화를 잘 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버드워스 커플은 벽화에 거금을 들여 보존하기는 힘들어도 실대 장식 중 하나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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