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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스터디 인강' 탄생의 비밀…은마아파트 집값 때문이라고?

    입력 : 2023.03.25 11:11

    [땅집고]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가 인터넷 강의를 출시한 이유에 대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집값 상승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를 몰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어느날 학부모 한 분이 새벽에 고맙다고 케잌을 사들고 오더라고요. 원래 집이 은평구라 자녀를 위해서 대치동까지 ‘라이딩’을 하다가 무리하게 대출 받아서 은마아파트를 매입했는데, 5개월 만에 집값이 3억원이나 올라서 고맙다고….”

    세계 최초로 인터넷 강의(인강)를 출시해 대박을 터트린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 ‘인강’이 등장한 덕분에, 많은 학생들이 양질의 강의를 언제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최근 손 대표가 인강을 만들게 된 계기가 ‘부동산’ 때문이라고 언급해 관심이 쏠린다. 사교육 과열로 유명 학원가가 있는 강남권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교육 양극화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자, 이 같은 불평등을 막아보고자 인강을 고안해낸 것이라는 손 대표의 발언이 주목 받고 있는 것.

    [땅집고]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1987년 강남권에서 개인 과외를 시작했다. /조선DB

    서울대 출신인 손 대표는 1987년 서울 강남의 부잣집 자녀들을 소수 정예로 가르치며 사교육 시장에 뛰어 들었다. 그렇게 10년 동안 과외 수업을 하다 보니 자괴감이 들었다고 한다. 학생을 잘 가르쳐 좋은 결과를 내면 개인 윤리로는 선이지만, 고액 과외를 받지 못하는 다른 학생들은 등수가 떨어지니 사회 윤리로는 악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에 손 대표는 부잣집 자녀들만 가르치는 과외 대신 대중 강의로 방향을 틀었다. 1997년 2월 강남대일학원이 첫 시작이었다. 그가 전공으로 삼은 건 사회탐구 과목. 초반엔 10개 반 강의 중 3개 반에만 학생 2~3명이 출석했고 나머지 7개 반은 텅 빌 정도로 인기가 시들했다. 손 대표가 첫 달 월급으로 번 돈이 32만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5개월 만에 한 강의실에 250명씩, 월 5000명을 가르치는 스타 강사가 됐다. 이 때 ‘손사탐’(손 선생 사회탐구)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손 대표가 수업을 마친 1999년 어느 날 새벽, 학부모 한 명이 케이크를 들고 찾아왔다. 케이크를 건네며 연신 감사 인사를 전하는 학부모에게 손 대표가 “따님 성적이 많이 오른 모양이죠?”라고 묻자, 뜻밖의 답변이 돌아왔다.

    “저희가 은평구에 사는데요, 원래 대치동에 살 형편이 안 되는데 아이 교육 때문에 무리해서 ‘은마아파트’를 샀거든요. 그런데 글쎄 5개월 만에 집값이 3억원이나 올랐지 뭐예요. 강의 수업료로 40만원을 내고 3억원을 번 셈이니, 선생님께 너~무 감사할 수 밖에요.”

    [땅집고] 유명 입시학원가를 끼고 있어 학군이 좋다고 꼽히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조선DB

    학부모 말에 손 대표는 머리를 세게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자신이 대치동 사교육 과열에 한 몫 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는 기형적인 사회 현상에 일조하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에 손 대표는 학생들이 전국 어디에서든 값싸고 질 좋은 강의를 듣게 해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것이 세계 최초 ‘인강’ 탄생의 시작점이 됐다. 2000년 9월 음성만 전송하는 형태의 강의를 출시했는데, 점차 동영상으로 제작돼 서비스하는 현재의 인강 스타일이 완성됐다.

    [땅집고] 사교육 과열이 강남권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교육 불평등을 부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인강 상품을 고안해내게 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인강 출시의 도화선이 된 은마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1979년 준공한 총 4424가구 규모 대단지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을 끼고 있는 초역세권이면서, 유명 입시학원이 몰려 있는 대치동 학원가로 통학하기 편리하다. 올해로 입주한 지 45년째라 노후화 정도가 심하지만, 자녀 교육 면에서는 최적의 입지로 평가되면서 지금도 학부모 수요가 풍부한 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 77㎡(30평) 매매가는 2006년까지만 해도 평균 8억원 정도였다. 이후 집값이 점점 올라 올해 2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손 대표의 인강으로도 은마아파트 가격 상승은 못 막은 셈이다.

    인강 출시의 내막을 접한 네티즌들은 “학군 중심지인 대치동 집값 과열을 막기 위해 인강이 생겨났다니 신기하다”는 댓글을 달고 있다. 반면 “인강이 보편화된 지금도 대치동 학원가로 직접 강의를 들으려고 출석하는 학생들이 수두룩 빽빽한 데다가, 지금도 강남 집값은 계속 오르고 있으니 결국 손 대표가 ‘사교육 과열 진정 및 집값 양극화 저지’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등 반응도 보인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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