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21 14:08
[땅집고] 강남 고급 아파트 대명사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가 재건축을 추진하는 가운데, 재건축 후에도 ‘압구정 현대’라는 아파트명을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압구정 현대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아파트로 그 이름만으로도 강남 부촌의 상징으로 불리는 단지다.
압구정 현대는 1976년 준공된 1·2차부터 1987년 준공된 14차까지 11년간에 걸쳐 총 6148가구로 준공됐다. 당시 강남은 허허벌판인데다 시장에서는 강북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던 시기여서 4차까지도 미분양이었다. 5차부터는 현대건설 주택사업부가 독립한 한국도시개발(현 HDC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했다.
압구정 현대가 고급 아파트 상징으로 부상하게 된 배경에는 ‘특혜 분양 사건’이 계기가 됐다. 1977년 압구정 현대 5차를 100% 사원용으로 승인받고는 정치인, 고위 공무원, 언론인 등에 분양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역설적이게도 이 특혜 분양 사건으로 인해 압구정 현대는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세상에 각인됐고, 사회적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
또한 압구정 현대를 시작으로 국내에선 건설사명을 단지명에 붙이는 추세가 유행처럼 번졌다. 잠실주공5단지, 잠원한신이 비슷한 사례다. 2000년에 들어서서는 HDC 현대산업개발이 단지명을 ‘압구정 아이파크’로 바꿔주겠다고 제안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되기도 했다. ‘압구정 현대’의 가치가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십년이 흐른 지금도 압구정 현대는 최고급 주거지라는 ‘이름값’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도 기업인과 정계 고위직, 유명 연예인들이 이 아파트를 보유했거나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하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신고가와 신저가를 동시에 달성하면서 화제를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현대 6차 전용면적 157㎡의 경우 지난달 58억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12월 같은 면적 기존 최고가 45억원보다 13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반면 신저가 기록은 현대 1차 전용면적 131㎡ 거래에서 나왔다. 지난달 35억5000만원에 팔리며 지난해 3월 44억원보다 8억5000만원 하락한 가격에 주인이 바뀌었다. 상승 거래의 경우 집값 방어를 위한 고의적 허위 거래 신고가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압구정 현대 산다’는 말이 자산가를 의미하는 말로 통용될 정도다. 그만큼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재건축을 하더라도 그 이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 재건축을 현대건설이 맡을지 확답할 수는 없지만, 만약 진행하게 된다면 단지 네이밍은 조합원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확률이 매우 높다”며 “한남3구역을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한남’의 경우에도 한남 로얄이라는 이름을 제시했다가 조합원 의견을 수렴해 디에이치 한남으로 변경한 사례”라고 했다.
이어 “단지 이름을 짓는 것 자체가 결정된 이름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수요자들의 관심을 한 번에 끌어올 수 있는 효과가 있는 마케팅 방식 중의 하나다. 주민들의 의견을 잘 듣고 단지와 브랜드에 걸맞은 단지명을 결정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배민주 땅집고 기자 mjba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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