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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이대상권 부흥 확신…경의선 지상부 'K-대학가' 만들 것"

    입력 : 2023.03.16 11:30

    [땅집고] 이성헌 서대문구청장./김혜주 기자


    [땅집고] “10년간 발목 잡았던 ‘업종 제한’이 드디어 풀렸다. 신촌·이대 상권 부흥과 더불어 경의선을 지하화해 국내 최고의 ‘K-대학가’ 거리로 만들겠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15일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10년 간 신촌·이대 상권 발전을 가로막았던 '업종 제한' 규제가 사실상 폐지됐다고 밝혔다. 대현동 37-32번지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서대문구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다.

    그동안 이 일대 상권이 침체됐던 주요 원인으로 의류 및 잡화, 이·미용원 업종만 입점이 가능했던 '업종 제한' 규제가 꼽힌다. 하지만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이 통과하면서 병원, 공연장, 동물병원, 당구장, 노래방, 일반업무시설 등도 입점이 가능해졌다.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신촌·이대상권이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구청장으로부터 이대 상권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성헌 구청장은 서대문에서만 국회의원을 두 차례(16·18대) 역임한 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대문구청장에 당선됐다. 현재 서울시구청장협의회장도 맡고 있다. 이 구청장은 명지고, 연세대를 졸업한 서대문구 지역 토박이다.

    - 이대 상권의 침체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나.
    “2013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되면서 권장업종을 의류 및 잡화, 이·미용원으로 제한했다. 이게 상권 쇠락의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과거 이대 앞 상권은 저렴한 의류점과 웨딩거리를 찾는 젊은이들로 북적북적했다. 그러나 동대문에 두산타워 쇼핑몰이 생기면서 의류 상인들이 동대문으로 떠나고, 청담동에서 웨딩 산업이 활성화하면서 일부 상인들이 강남으로 매장을 옮겼다. 흥했던 업종이 다 죽었는데 ‘업종 제한’ 탓에 새로운 업종이 입점조차 불가능하니 상권이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정책적인 유연성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

    - 10년 만에 업종 제한이 폐지됐다. 상권이 살아날 수 있을까.
    “업종 제한이 풀리면 시민들이 다시 이대 상권을 찾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홍대에 비해 신촌·이대 상권에서 영업 성공 가능성이 높다든지,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든지, 상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촌·이대는 소상공인들이 만들어가는 상권이다. 서대문구는 무담보 특별보증으로 5000만원까지 지원하는 등 소상공인이 유입될 수 있도록 금융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또, 빈 건물을 임대해 인플루언서나 쉐프들을 초청해 요리 콘텐츠를 만들고 젊은층 유입을 위한 상권 활성화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임대료 조율은 구청에서 강제할 수가 없다. 다만 곳곳에 있는 공실을 빠르게 채워나가야 하는 점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 차별화 전략이 없다면 다시 부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서대문구엔 연세대·이화여대·경기대 등 대학교만 9개가 있다. 그리고 신촌과 맞닿은 마포구에 속하지만 서강대와 홍익대도 있다. 신촌 일대는 대학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대학 도시에 학생을 위한 인프라가 너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연극장, 공연장 하나 없는 실정이다. 신촌에도 영화관 두 개 있는 게 전부다. 그래서 경의선 철도를 지하화해 지상 유휴부지에 신(新) 대학로를 조성하려고 한다. 확보한 부지를 통해 산업연구단지, 공연장, 체육시설, 잔디공원을 조성하면 신촌 일대 대학생들이 찾는 국내 최고 대학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신촌역에 KTX 정차역을 유치하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아시다시피 현재 신촌역은 역사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대형 역사가 잠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공간을 제대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세브란스병원을 오가는 일일 유동인구만 3만명에 달한다. KTX가 신촌역에 정차하면 전국에 있는 환자들이 세브란스병원 진료도 수월하게 볼 수 있다. 이화여대와 연세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고, 역사 유치를 위한 추진위원회도 함께 구성하려고 계획 중이다.”

    - 경의중앙선 지하화는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앞서 말했듯이 특화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부지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KTX 수색~광명 구간과 경의선 수색~서울역 구간이 겹치는 구간이다. 수색~광명 노선 사업 기본설계를 마무리하기 전 경의선 지하화가 진행되도록 추진 중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 이와 관련해 두 번 만났고 상당히 긍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재원 마련이 관건이지만, 충분히 가능이다. 민자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2010년 국회의원(서대문갑) 당시 현대건설에서 1850억원을 들여 지하화 사업을 하겠다고 제안서를 냈었다. 당시 아쉽게 무산됐지만, 지금도 경의선 지하화 사업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반응이다. 수색역에서 서울역까지 경의선 지상 구간(5.4㎞)을 지하화하면 지상부에 유휴부지 약 5만평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우리 구에서는 경의선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 기본구상 수립용역을 발주했다. 9월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 9월말까지 연세로 차없는 거리 지정을 해제했는데, 정작 일부 상인들은 반대하고 있다.
    “오해다. 신촌 상인과 연세대 학생과 교직원, 세브란스병원 종사자와 방문객을 포함한 약 5000여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과반수의 여론이 차없는 거리를 없애는 데 찬성했다. 교통 체증 때문에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실시한 지 2개월이 넘은 아직까지는 교통 체증 문제는 없었다. 앞으로 상권 활성화와 교통 체증은 모니터링하면서 추후 정책에 반영하려 한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는 2014년도에 도입이 됐다. 이 정책은 보행자 편의성 도모와 상권 활성화 취지로 도입됐다. 시행한 지 8년이 지난 지금 보행자 편의성은 확실히 좋아졌다. 하지만 상권은 완전히 추락한 상태다. 지난해 서울신용보증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연세로가 위치한 신촌동은 개업 점포의 최근 5년 생존율이 32%대로 나왔다. 개업하고 5년이면 대부분의 상인이 보따리를 싸서 떠난다는 거다. 특히 신촌 지역에서 폐업률이 높았다. 차량 통제 이후에도 상권이 워낙 침체되다 보니 장사가 잘 될 수 있도록 차를 좀 다니게 해달라는 상인들 원성이 컸다.”

    - 신촌·이대를 찾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로 주차 불편함을 꼽는 이들도 많다.
    “우선 외부인들이 주중을 제외한 날에 이화여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이화여대 측과 합의가 됐다. 학교 안에 700대 정도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에 시간당 1000원대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합의가 됐다. 또, 장기적인 목표로 신촌·이대 일대 학교 부지를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도심권 초등학교 학생 수가 급격히 줄면서 학교 통폐합과 더불어 학교 부지 활용 방안을 교육청과 논의할 계획이다.”

    /김혜주 땅집고 기자 0629a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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