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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된 다 쓰러져가는 농가, 3억으로 멋들어진 변신

    입력 : 2023.03.13 14:36 | 수정 : 2023.03.15 16:19

    [땅집고] 충북 제천 고암동 마을회관에서 북동쪽 산자락을 따라 2km쯤 가다보면 납작한 회색 돌들을 불규칙하게 쌓아올린 거대한 지붕으로 덮인 범상치 않은 집 한 채를 만날 수 있다. ‘고라미 집’ 이다. 집 이름은 ‘낮은 바위가 옆으로 누워있다’는 뜻을 가진 제천 고암동 옛 명칭에서 따왔다고 했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논밭 한가운데 461㎡(약 139평) 땅에 1층짜리 두 개 건물을 하나로 덮고 있는 울룩불룩한 모양의 지붕이다. 건축주는 50년 전 지은 농가 두 채를 사들인 뒤 리모델링을 진행해 지난 8월 완공했다. 한 채엔 건축주가 살고, 나머지 한 채는 스테이 시설로 쓰고 있다.

    [땅집고] 충북 제천 고암동에 김영배 드로잉웍스 소장이 리모델링 설계를 진행한 '고라미 집'. 두 개 집을 하나로 연결한 지붕이 인상적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쓰러져 가는 농가가 건축주의 집과 스테이시설로 재탄생했다. /윤준환 작가

    이 집을 설계한 김영배 드로잉웍스 소장은 건물을 리모델링을 할 때 기존 건축물의 디자인의 특성을 간파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벽이나 구조, 자재에 세월의 흔적은 경우에 따라 건축가가 새로 설계한 디자인이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경우가 많다”며 “기존 건물에 보존할 만한 것들을 잘 살리면 신축보다 훨씬 가치 있는 건물이 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땅집고가 3월 23일 개강하는 ‘사례와 현장 스터디로 배우는 건물 리모델링’ 1기 과정에 강연자로 나서 다양한 리모델링 케이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김 소장에게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전략을 물었다.

    ■ 리모델링으로 되살아난 옛집 감성

    [땅집고] '고라미 집' 마당 /윤준환 작가

    김 소장이 설계한 고라미 집은 건축주가 처음 구입할 때만 해도 다 쓰러져가는 농가에 불과했다. 일반적인 한옥이나 양옥집이 아닌, 소나무를 얼기설기 쌓아 만든 집이었다. 천장은 시멘트와 흙벽, 두 겹으로 시공돼 기둥을 누르고 있었고 외부 흙벽도 기울어 있었다. 하지만 50년 넘은 세월로 삐뚤빼뚤하게 이어진 목구조와 울퉁불퉁한 흙벽의 질감은 어떤 건축가도 만들어내기가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다. 김 소장은 건축주에게 생활의 편리함은 보장하면서도 옛집 감성을 그대로 살리는 리모델링을 추천했다.

    [땅집고] '고라미 집' 내부 /윤준환 작가

    건물은 총 두 채지만, ‘ㄱ’자 본채와 ‘一’자 행랑채가 결합한 ‘ㄷ’자 구조다. 기존 천장의 서까래를 유지하며 합판을 그 위에 얹은뒤 단열재를 설치해 보강했다. 또 두 건물을 하나의 지붕으로 연결했다. 지붕의 외부 마감재로 돌 모양의 천연 슬레이트를 활용했는데 뒷산의 능선을 따라 겹겹이 쌓아 올려 지붕이 넘실대는 것처럼 보인다. 행랑채는 도로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면서 주택을 적당히 보호하는 담장 역할도 겸한다. 이 공간을 건축주는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다. 전체 공사비는 3억원이 들었다.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며 생길 수익은 별개다.

    김 소장은 “최근 원자재값 상승으로 건축 자재비가 1년새 약 30%, 인건비가 60% 넘게 올라 리모델링도 평당 평균 공사비가 700만원부터 시작한다, 고라미집도 평당 1000만원의 공사비가 들었다”고 했다. 김 소장은 “신축으로 진행했어도 공사비 자체는 비슷한 수준이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스테이 시설의 디자인이나 내부 분위기가 현재 퀄리티만큼 우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벽 많고, 창 없는 건물 피해야…리모델링, 건물 고르는 안목 중요

    김 소장은 리모델링할 건물을 선택하는 요령도 소개했다. 4가지로 요약된다.

    그는 첫째로 “건물의 모양은 겉으로 볼 때 반듯한 건물이 시공하기도 유리하고, 연와조 등의 구조보다는 철큰 콘크리트로 된 건물이 보강 작업도 수월하게 진행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둘째, 그는 “벽이 많은 건물 또는 외부에 창이 없는 건물은 피하라”고 했다. 김 소장은 “벽을 허물 경우 구조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강 공사비가 늘어난다”며 “외부에 창이 적은 건물도 리모델링으로 창을 뚫으려면 그만큼 공사가 필요해 적당히 창이 있는 건물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하지만 경치가 우수하지도 않고, 사무실 등의 용도로 쓸 건물에 통창 등이 나 있으면 그만큼 내부 공간을 버리게 된다. 따라서 향후 들어올 임대 업종을 고려해 창의 개수와 구조를 살펴야 한다.

    [땅집고]김영배 드로잉웍스 소장. /김리영 기자

    셋째, 김 소장은 “되도록 내단열보다 외단열 방식으로 마감한 건물을 선택하라”고 했다. 건물의 외벽, 지붕 등 주요 구조체의 외기에 단열재를 넣는 외단열 방식으로 시공한 건물은 내단열보다는 창틀 주변 누수를 잡아내는 데 유리해 시공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건물의 용도가 달라지면 공사비 이외에도 각종 부대비용이 늘어날 수 있어 같은 용도 건물을 고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예전에 주택으로 쓰이던 건물을 용도 변경해 근생으로 바꾸고 음식점을 들였는데, 정화조 양이 늘어나면서 하수원인자부담금이라는 세금이 1000만원 가량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며 “근생 건물로 활용할 예정이라면 주택보다는 기존에 근생으로 쓰였던 건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사례와 현장스터디로 배우는 건물 리모델링' 1기 수강생 모집>

    경기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끼고 꼬마빌딩을 매입한 건물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된 건물의 가치와 수익률을 높이려는 건축주들이 늘고 있다.

    많은 건축주들이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신축 보다 공사 기간이 짧고 비용도 아낄 수 있어서다. 보통 2~3개월 걸리는 건축심의를 생략할 수 있고, 공사비는 신축의 80%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렇다고 리모델링이 신축 보다 더 쉽다는 것은 아니다.

    건물을 리모델링 하기 위해서는 꼼꼼히 따져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법적인 문제와 인허가 과정은 물론이고 리모델링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최대한 줄이되 수익률은 극대화 하는 전략도 매우 중요하다.

    땅집고가 주관하는 '사례와 현장스터디로 배우는 건물리모델링 1기' 교육 과정이 3월23일 개강한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은 꼬마빌딩을 대상으로 수익률 증대를 위한 건물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강의는 케이스 스터디 위주로 구성하며, 수강회원들이 다양한 리모델링 사례를 참고해 각자의 자산에 적용가능한 실질적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강의는 현장스터디 3회와 이론 강의 4회 등 총 7강으로 구성한다. 첫 강의에선 원유민 JY아키텍츠 소장이 다세대·다가구를 상업시설로 리모델링을 주제로 강의한다. 원 소장은 두번째 강의에서 다세대 주택을 오피스로 전환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현장 방문을 진행한다. 김영배 드로잉웍스 소장은 단독주택을 상업시설로 리모델링 방법을 소개하고 주택을 공유 공간으로 활용 중인 서울 성북구 성북동 현장 방문을 맡았다.


    김상언 에스엔 소장은 낡은 상업건물을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소개하고 혜화동 현장을 방문해 현장 스터디도 진행한다. 강훈 JD건축 부장은 리모델링공사 사례를 소개하고 하자 방지를 위한 체크포인트를 주제로 강의한다.


    수강료는 160만원이며, 사전 예약하면 10만원 할인한다. 강의 장소는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21길 22, 태성빌딩 2층 땅집고 아카데미 교육장이다. 수강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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