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09 07:41
[땅집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을 예고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할 조짐이다. 이에 올해 1~2월 소폭 반등했던 부동산 거래량이 꺾이고 당분간 관망세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예상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언했다.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과 함께 기존 예상보다 큰 폭우로 높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올해 2월 베이비스텝(한번에 0.2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속도를 늦췄던 연준이 3월 빅스텝(한번에 0.50%포인트 금리인상)을 결정할 경우 현재 4.5~4.75%인 미국의 기준금리는 5.0~5.25%로 올라간다.
연준이 빅스텝을 밟을 경우 한미 기준금리 격차는 1.25%p에서 1.75%p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 폭(1.50%p)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3월에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없다. 만일 4월에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기조를 이어가고 5월 연준이 0.25%p만 올려도 격차는 2.00%p까지 벌어진다.
원화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이탈하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7일 공개 석상에서 “(한미간) 금리차가 너무 커지면 예상 못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물가를 우선적으로 보지만, 부수적으로 금융안정과 환율 등도 고려한다. 4월 회의까지 남은 시간 동안 여러 데이터를 보고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인상 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불안한 국내 경기를 의식해 0.25%p 인상 수준에 그친다는 의견과 한미 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 똑같이 빅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의견이 갈리는 것.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미국이 기준금리를 얼만큼 올리느냐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 인상 폭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미 금리차를 의식해) 미국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연준이 빅스텝을 밟는다고 해도 한은은 국내 여론을 의식해 베이비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실물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하면서 그나마 살아났던 부동산 매수세에는 찬물이 끼얹어질 전망이다.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인데도 현재 연 4.13~6.64% 수준이던 대출금리 최저점은 4.41%로 0.28%p 오른 상태다. 시장 채권금리가 오르면서다.
부동산 시장은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다 올 1~2월 들어 거래량이 소폭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왔다. NH투자증권이 발간한 ‘1·3대책 이후 주택시장의 반등, 저점 도달 vs 일시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올 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400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역대 최저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전국 거래량도 작년 4분기보다 증가했다. 보고서에서는 최근 규제 완화로 인해 주택 시장이 일시적으로 반등 현상을 보였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 금리인상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다시 관망세가 깊어진다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정책만으로는 미국 기준금리라는 불확실성이 강한 외부요인을 상쇄하기가 쉽지 않다”며 “매매 등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긴 하겠지만, 기준금리까지 오르면 매수심리는 더 꺾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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