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08 12:12
[땅집고] 지난 해 서울에서 아파트값 하락률 1, 2위를 기록했던 노원·도봉구가 올 들어 준공 30년 넘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최근 정부 재건축 규제 완화 효과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급매 위주의 매물이 소진된 이후에는 다시 시장이 정체 상태에 접어들면서 추격 매수가 뒤따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준공 30년이 넘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노원·도봉의 주택 거래량이 올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월별 매매 거래량을 살펴보면 노원구는 1월 133건, 2월 92건으로 지난해 12월(57건)과 비교해 3.9배 늘었다. 도봉구도 1월 67건, 2월 49건으로 작년 12월(19건)에 비해 6.1배 증가했다. 이 기간 거래 증가율 기준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노원구가 1위와 도봉구가 4위를 차지했다.
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및 용적률 완화 등 재건축 규제를 대폭 풀자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가 많은 노원·도봉의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예비 안전진단이 진행중인 노원구 미성아파트는 올해에만 13건 거래가 이뤄졌으며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는 같은 기간 12건 거래가 이뤄졌다.
노원·도봉구 거래량이 늘면서 아파트값도 상승하고 있다. 올해 1~2월 노원구에서 거래(13건)가 가장 많았던 월계동 미성아파트 전용 50㎡는 지난해 12월 5억8000만원에 매매거래됐는데, 지난달엔 6억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호가는 6억7000만~7억원에 형성돼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6단지는 지난해 말부터 서서히 거래가 늘기 시작하더니 지난달 전용 58㎡가 6억7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매매가인 5억2000만~5억5000만원에 비해 1억원 이상 오른 것이다. 지난 1~2월에만 9건 거래됐던 도봉구 창동주공19단지 전용 60㎡는 지난해 12월 5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8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반등했다.
현지에서는 실수요자 보다는 투자자 중심의 거래라고 했다. 노원구 상계동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A씨는 “종부세, 양도세 중과 다주택자 보유 부담이 사라지면서 전세금과 매매가 차이가 3억원 정도에 형성된 매물 중심으로 갭투자자들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노원·도봉에서 나타나는 시장 반등 조짐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는 관측도 있다. 정부 의지와 달리 고금리 기조·건축비 인상 등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만큼 정비사업들이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에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최근 정부에서 재건축단지 속도를 높이기 위한 특별법을 발표하는 등 정비사업에추진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면 개별 단지들이 자금을 조달하는데 부담이 커 사업 속도를 쉽사리 높이기는 어렵고 투자자들도 섣불리 매수에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아직은 매수 심리가 활황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낮은만큼 집값이 더 오르기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상계주공6단지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최근 일부 단지에서 거래가 나오면서 일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급매 위주로 소진된 이후에는 호가가 7억원대로 올라 현재 매수세가 끊겼다”며 “매수세가 확산하려면 전세금이 일정 정도 올라야 하는데 최근 전세대출 금리도 올라 59㎡ 기준 전세금이 지난해에 비해 1억원 이상 하락한 상태라 최근 시장에 나온 매물 호가로는 거래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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