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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데도 시그니엘 사는 게 부럽다고요?"

    입력 : 2023.03.07 07:34

    [땅집고] 국내 최고층 건물로 꼽히는 롯데월드타워 층별 구성. 총 123층인데, 이 중 42~71층에 최고급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배치됐다. /이지은 기자

    [땅집고] “‘시그니엘’ 입주민의 리얼 불만! 잠깐은 살아볼 법하다, 오래 살기는 힘들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는 최고 123층, 높이 555m에 달하는 국내 최고층 건물이다. 국내 최고, 최대 건물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유리 커튼월로 장식한 외관 또한 남다른 위용을 자랑한다.

    이 건물 42~71층에는 최고급 주거용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 233실이 배치돼있다. 주택형은 전용면적 133~829㎡로 구성한다. 2017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최소 42억원에서 최고 370억원에 달할 정도로 초고가다. 거실창으로 석촌호수와 롯데월드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데다, 유명 기업인과 연예인이 여럿 살고 있어 입주와 동시에 ‘부의 상징’ 자리를 단번에 꿰찼다.

    [땅집고]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4년째 거주 중이라고 밝힌 유튜버 '치유'가 그동안 생활하며 겪은 불편함에 대해 토로했다. /치유 유튜브 채널

    이처럼 화려한 외관에서 느끼는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리, 이 집에 살다보면 불편한 점이 한 둘이 아니라는 증언이 나와 네티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곳에 4년째 거주 중이라고 밝힌 유튜버 ‘치유’가 지난 8일 영상을 통해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단점을 공개했다.

    먼저 그는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살다보면 입주민 사생활 보호가 전혀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주하는 보안 직원들이 있어 외부인들의 방문이 엄격히 제한되는데, 입주민들이 집에 누구를 초대하는지 관리실에서 전부 알 수 있는 구조라는 것. 지인들은 지하 1층에서 방문자 등록을 한 뒤, 42층에서부터 직원이 집 앞까지 안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특히 방문자 등록 시 차량 번호, 이름, 성별 등을 필수로 기재하도록 되어 있어 연예인 등 유명 인사 입장에선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거실 인테리어 예시. /조선DB

    내부 설계 측면에선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점이 불편 사항으로 꼽혔다. 천장에 공조기(공기 온도를 조절해주는 기계)가 있어 어느 정도 환기가 가능하긴 하지만, 창문을 활짝 여는 것만 못해 따로 공기청정기를 구매해야 할 정도라는 것. 유튜버 치유는 바닥에 온돌마루가 설치되지 않은 점도 아쉽다고 했다. 천장형 히터로 집 안을 데우는 형식이라 공기가 금새 건조해져 피부 노화를 부르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등 지지기’도 못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집 안에서 건물 밖으로 나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들었다. 치유는 “그래서 지각을 자주 한다”며 “자연과도 너무 멀다. 집 안에서 모든 게 해결이 가능하니까 오히려 밖에 잘 안 나가게 된다”고 했다.

    [땅집고] '시그니엘 레지던스'에 살고 있는 유튜버 사이유는 오후 10시 이후 배달음식을 시키면 엘리베이터를 3번이나 갈아타야 음식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이유 유튜브 채널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거주 중인 또 다른 유튜버 ‘사이유’도 이와 비슷한 불편을 언급한 적이 있다. 사이유에 따르면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경우 보안상의 이유로 컨시어지(관리인)가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음식을 건네받은 뒤, 벨맨이 카트를 끌고 음식을 집 앞으로 가져다주는 시스템이라는 것. 그런데 벨맨들 근무시간이 밤 10시까지라, 그 이후에는 입주민들이 직접 지하 1층으로 가지러 가야 한다. 사이유는 “이 때 엘리베이터를 두 번이나 갈아 타야 하기 때문에, 불편해서 배달음식을 잘 안시켜먹게 된다”고 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입주민들이 겪는 생활 불편을 영상으로 접한 네티즌 의견은 엇갈린다. 먼저 “같은 값이면 ‘시그니엘’ 말고 다른 고가 아파트에 사는 것이 낫겠다”는 주장이 나오는 한편, “너무 배부른 소리 같다. 저런 불편한 부분들을 다 감안할 만큼 한 번쯤은 살아보고 싶다”는 댓글도 있다. 한편 “내가 돈 없어서가 아니라 이래서 시그니엘 안 사는 거다”는 우스갯소리도 눈에 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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