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03 13:23 | 수정 : 2023.03.03 15:19

[땅집고] “서울 성북구 평창동 단독주택은 부수고 새로 지으면 현행 법규에 따라 도로를 내야 해 1억3000만~1억5000만원 어치 땅이 사실상 소실되는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리모델링을 통해 해당 부지를 기존처럼 임대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원유민 JY아키텍츠 대표는 “리모델링의 가장 큰 장점은 시공 과정에서 현행 법규를 따르지 않아도 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원 대표는 한양대 건축학과 학사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델프트(Delft)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13년 젊은건축가상, 201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리모델링에 대해 과거 자재와 현대적 자재가 결합하면서 ‘뉴트로(Newtro·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 감성’을 연출해 개성이 강해지며 정성적 가치가 높아지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신축보다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리모델링은 건축물 상태에 따라 공사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어 예산과 시간을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 오래된 건물일수록 내진 설계 여부도 따져봐야 하고, 누수 등 하자 여부도 미리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추가 공사비를 아끼는 지름길이다.
원 대표는 땅집고가 오는 3월23일부터 진행하는 ‘사례와 현장 스터디로 배우는 건물 리모델링’ 1기 과정에서 ‘다세대·다가구 주택을 상업시설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주제로 강의한다.
―리모델링의 장점을 꼽는다면.
“현행 법규를 따르지 않아도 돼 활용할 공간이 많아진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우선 지하층을 활용하는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서비스 면적을 확보할 수 있다. 현행 법상 지하층이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으려면 층고의 절반 이상이 땅에 파묻혀 있어야 한다. 만약 전체 층고가 3m라면 1.5m 이상이 지면 아래로 내려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할 경우 지하 1층 층고가 0.5m만 파여있어도 지하층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성동구 성수에 있는 ‘웨이브’는 지하1층~지상 3층 규모 단독주택을 상업시설로 용도를 바꿔 리모델링한 사례다. 이 건물은 지하 1층 층고가 3m이고 땅속에 파묻혀 있는 높이가 1.2m인데도 리모델링을 한 덕에 지하로 인정받았다. 1.8m는 지상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에 사실상 1층처럼 활용하는 동시에 용적률 계산에도 제외되면서 상층부에 추가적인 임대공간을 마련할 수 있었다.
주차공간을 추가 확보할 필요도 없다. 근린생활시설을 신축하면 주차공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1층을 주차장으로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리모델링할 경우 추가 주차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1층에 임대인들이 선호하는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임차 업종을 입점시킬 수 있다.

신축보다 건축비도 덜 든다. 신축 비용은 절대적인 하한선이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현재 3.3㎡당 공사비는 1000만원 정도로 지상 3층에 연면적 264㎡(80평)짜리 건물을 짓는데 8억원 정도 든다. 하지만 리모델링은 가용 예산 안에서 건축주가 원하는 만큼 지을 수 있다. 디자인회사 닷츠 사옥은 지하1층~지상 3층 규모로 내부만 리모델링했는데 공사비가 3억원 정도 들었다. 외장재까지 바꾼 성수 웨이브의 경우 5억원 정도 들었다.”
―또 다른 장점이 있다면.
“건물의 개성이 강해진다. 예를 들어 디자인회사 닷츠 사옥은 리모델링하면서 건물 한가운데 유리 통창을 만들었고, 통창 끝자락에 계단을 설치했다. 공간 활용만 생각했을 때 계단을 건물 구석에 배치하는 게 효율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특징이 이 건물의 독특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동선이 모두 보인다. 현재는 이 건물 지하 1층과 지상2,3층은 사옥으로 쓰고 1층에는 카페가 입점했다. 카페 점주는 통창과 계단을 건물의 매력이라고 생각해 입점하기를 원했다. 현재는 건물을 사겠다는 매수 희망자도 나타났다.”

―리모델링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변수가 많아 예산과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야 한다. 우선 공기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신축할 때에는 날씨와 같은 변수 외에는 골조와 마감 공사 기간을 예측할 수 있다. 리모델링 공사는 철거와 철골을 쌓는 과정이 기계가 아닌 사람이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리모델링은 구조를 짓는 기간만 전체 공기의 3분의 1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특히 오래전 지은 건물의 경우 내진 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철골을 쌓는 과정에서 건물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리모델링 하는 부분에 내진 설계를 해야 한다. 이 때 건물 붕괴를 막으려면 철거와 골조 공사를 번갈아 가면서 해야 한다. 이 경우 한꺼번에 철거한 후 철골 과정을 거치는 것보다 시간이 더 든다. 공기가 길어지면 비용도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예상치 못한 하자 발생 가능성도 있다. 화장실은 배관이 오래돼 누수 위험이 있는데 마감재 가려져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배관 공사를 해야 해 공사비가 또 늘어난다. 기존에 있던 자재와 새롭게 쓴 자재 성질이 다르다는 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존에 벽돌 콘크리트로 지은 집에 철근 콘크리트를 결합하면 온도나 습도 변화에 따라 수축 팽창 정도가 달라 계절에 따라 접합부 간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 점을 고려해 최대한 이질감이 적은 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리모델링 과정에 고려해야 할 법규나 인허가 조건이 있다면
“리모델링도 신축과 마찬가지로 지자체별 조례와 법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서울 성수동 뚝섬역 북쪽에 있는 웨이브는 해당 지역의 지구단위계획 상 건물 외관 벽돌의 색깔을 붉은 색으로 유지해야 했다. 이런 곳에서 통유리 건물을 짓는 등의 계획을 세우면 낭패를 겪을 수 있다.
<'사례와 현장스터디로 배우는 건물 리모델링' 1기 수강생 모집>
경기 침체와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끼고 꼬마빌딩을 매입한 건물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 건물의 가치와 수익률을 높이려는 건축주가 늘고 있다.
많은 건축주가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신축보다 공사 기간이 짧고 비용도 아낄 수 있어서다. 보통 2~3개월 걸리는 건축심의를 생략할 수 있고, 공사비는 신축의 80% 수준으로 저렴하다. 그렇다고 리모델링이 신축보다 더 쉬운 것은 아니다.
리모델링도 꼼꼼히 따져야 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인허가와 리모델링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최대한 줄이되 수익률은 극대화하는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땅집고는 '사례와 현장스터디로 배우는 건물 리모델링 1기' 교육 과정을 오는 3월23일 개강한다. 수익률이 낮은 꼬마빌딩 대상으로 수익률 증대를 위한 건물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강의는 케이스 스터디 위주로 구성하며, 수강생이 다양한 리모델링 사례를 참고해 각자 자산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강의는 현장 스터디 3회와 이론 강의 4회 등 총 7회다. 첫 강의에선 원유민 JY아키텍츠 소장이 다세대·다가구를 상업시설로 리모델링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원 소장은 다세대 주택을 오피스로 전환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오피스에서 현장 스터디도 진행한다. 김영배 드로잉웍스 소장은 단독주택을 상업시설로 리모델링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주택을 공유 공간으로 활용 중인 서울 성북구 성북동 현장에서 필드 스터디를 진행한다.
김상언 에스엔 소장은 낡은 상업시설을 문화시설로 리모델링한 사례를 소개하고 서울 종로구 혜화동 현장을 방문해 현장 스터디도 진행한다. 강훈 JD건축 부장은 리모델링 공사 사례를 소개하고 하자 방지를 위한 체크포인트도 알려준다.
수강료는 160만원이며, 사전 예약하면 10만원 할인한다. 강의 장소는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21길 22, 태성빌딩 2층 땅집고 아카데미 교육장이다. 수강 신청은 땅집고M 홈페이지(zipgobiz.com)에서 하면 된다. 문의(02)6949-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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