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3.03 07:50 | 수정 : 2023.03.03 09:51
[땅집고] 최근 금리 인상으로 커진 이자 부담에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같은 주택형에서도 월세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세를 책정하는 기준인 ‘전환율’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환율이 이자처럼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상한선을 두는 것 외에는 규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에 예비 세입자들이 계약 체결 전 거래 금액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전세에서 월세 전환이 늘면서 월세가 급상승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달간 체결된 전국 아파트 평균 월세액은 65만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 같은 기간 평균 월세액 52만원과 비교하면 24.9%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액은 2년 새 85만원에서 92만원으로 8.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파른 월세 부담도 억울한데 같은 아파트 단지, 같은 평형의 월세가 제각각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실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 대단지 ‘파크리오’에서는 지난달 전용 84㎡ 기준 총 31건의 전월세 계약이 체결됐다. 보증금은 5000만원부터 시작되며, 전세금 최저가는 7억5000만원, 최고가는 10억원이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월세를 계산하는 기준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1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4%다. 전세대출 금리가 6~7%까지 치솟으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된 이유다.
파크리오의 경우 계약 건마다 적용한 전환율은 제각각이었다. 전환율 4%를 뛰어넘는 사례는 다반사고,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78만원을 책정한 월세계약의 경우 5% 수준의 전환율을 적용했다.
같은 주택형에서 보증금과 월세를 모두 더 많이 낸 경우도 있었다. 1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90만원(1층) 임대차 계약이 성사됐는데, 한달 뒤에는 보증금 6억원에 월세 1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보증금과 월세가 모두 오른 것.
선호도가 낮은 저층 월세 매물이 로열층을 압도하는 거래도 눈에 띈다. 21층 매물이 보증금 1억9500만원에 월세 160만원 조건으로 월세계약을 체결했는데, 2층이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90만원 거래가 발생한 것. 전자가 ‘로얄층’이지만, 더 저렴하게 세입자를 들인 셈이다.
마포구 ‘마포센트럴아이파크’에서도 4% 훌쩍 넘는 전환율을 적용한 사례가 나왔다. 전용 59㎡ 전세가격 5억7000만원을 기준으로 보증금 4억원을 책정하면 월세는 56만원을 밑돌아야 하지만, 무려 70만원에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예비 세입자들이 피해를 줄이려면 임차 주택의 매매가와 전세가, 전환율을 모두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환율을 계산하기 어렵다면 중개사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도 한 방안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시장 전환율은 은행 금리처럼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수요가 많을수록 높게 나타나서 강남3구와 마용성 등이 서울 외곽지역보다 높은 편”이라며 “대개 전세가가 매매가의 70%를 넘는 경우 주의해야 하듯, 예비 세입자들이 자금 상황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월세정보몽땅’ 누리집에서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전세가율, 전월세 전환율을 분기마다 제공한다. 그러나 일각에서 ‘빠른 시장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는 만큼, 시는 이를 월단위로 공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와 협의해 올해 상반기에 관련 시스템을 정비하면 하반기에는 시스템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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