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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망해 나갔어요"…'수원의 강남' 광교 초역세권 상권이 어쩌다

    입력 : 2023.02.28 07:57 | 수정 : 2023.02.28 13:49

    [땅집고] 신분당선 광교역 앞 비어있는 상가./강태민 기자

    [땅집고] ‘수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경기 광교신도시 상권이 고사 직전이다. 지하철 초역세권 상가인데도 공실이 넘쳐난다.

    전문가들은 애당초 수요 대비 상가가 과잉 공급되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고금리를 차치하더라도 공실과 폐점이 속출하는데 높은 임대료는 요지부동이어서 경기가 좋아지면 나아지겠거니 하는 기대는 희망고문에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광교역세권 ‘나보나스퀘어’, 4곳 중 1곳이 공실

    [땅집고] 대부분 텅텅 비어있는 광교 나보나스퀘어 상가 1층. /강태민 기자

    2020년 분양한 ‘나보나스퀘어’는 지하철 신분당선 광교역 바로 앞 초역세권 상가인데 1층 대부분이 비어있다. 지하3층~지상5층 규모 상가 1층에는 분식점과 약국이 입점했지만 나머지는 문이 닫혀있다. 2층은 상가 5곳 중 문구점과 개인 카페를 제외한 3곳이 비었다. 이 상가는 경기대학교 중문과 연결돼 있지만 대학 강의동에서 도보 20분 정도 떨어져 있어 학생 왕래도 뜸하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나보나스퀘어 등 광교역 인근 상가 공실이 많은 이유로 “비싼 가격에 상가를 분양받은 임대인이 수익률을 맞추려고 임대료를 높게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1층 전용면적 10~12평 기준으로 상가 안쪽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50만~160만원이다. 평당 임대료가 15만~20만원인 셈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임대료가 내렸지만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테라스힐 상가’ 같은 평형대 월세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110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인근 시세보다 ‘나보나스퀘어’의 임대료가 높게 책정된 점을 알 수 있다.

    광교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파인렉스 2차’ 주상복합빌딩에도 1~3층 상가 임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인근 공인중개사에 따르면 파인렉스2차 상가 1층은 분양 이후 임대가 나간 적이 없다. 전용 10~12평 기준으로 1층 임대료는 보증금 2000~3000만원에 월세가 230만원 정도로, 평당 23만원 수준이다.

    이 정도 임대료면 서울 번화가 역세권 빌딩과 큰 차이가 없다. 일례로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1번 출구와 2번 출구 사이 먹자골목 빌딩의 1층 전용면적 20평 상가 월세가 600만원으로, 평당 임대료는 30만원이다.
    [땅집고] 광교 나보나스퀘어 상가 주변 아파트. /임금진 기자

    전문가들은 광교신도시 역세권 인근 상가가 공실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로 배후 수요 부족을 꼽는다. 실제로 나보나스퀘어의 경우 배후 주거 수요는 500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지하철을 이용하는 대학생이 대로변으로 다녀 유동 인구 주동선도 아니다.

    ■‘광교월드스퀘어’ 전용14평 분양가 13억…“높은 임대료에 2년 버티기도 힘들어”

    [땅집고] 광교 대표 상가인 월드스퀘어. /강태민 기자

    신분당선 광교중앙역 인근 ‘광교월드스퀘어’는 광교에서 대표적인 고분양가 상가다. 2014년 분양한 ‘광교월드스퀘어’는 2016년 광교중앙역 개통 호재를 이유로 분양가를 높게 책정했다. 지하1층이 3.3㎡당 1200만~3600만원대, 지상 1층 1500만~4000만원대, 2층 1600만~1800만원대다. 광교의 한 공인중개사는 “2014년 분양 당시 전용14평 분양가가 12억~13억원대였다”면서 “예상 임대료를 3.3㎡당 30만원 이상으로 잡아 분양가를 설정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정도 임대료면 서울대 인근 지하철 낙성대역 1번 출구처럼 배후수요가 탄탄한 역세권 1층 상가와 맞먹는다.

    현재 이 상가는 전면에서 보면 층별로 1~2개 정도 비어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간판만 붙어있을뿐 불이 꺼진 채 영업을 하지 않는 곳이 많다.

    13억원에 분양된 1층 전용14~15평이 현재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가 190만원이다. 월드스퀘어 1층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임대료가 저렴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남는 게 거의 없다”며 “광교월드스퀘어 상가에 오래가는 가게가 거의 없고, 2년 이상 버틴 집이 없다”고 했다.

    김종율 보보스연구소 대표는 “광교월드스퀘어의 경우, 배후 주거 단지인 아파트가 300여 가구, 오피스텔이 200여실인데 반해 상가는 200개 정도 된다”며 오피스텔 배후 수요보다 상가가 과잉 공급된 점을 지적했다. 그는 “광교 상권이 살아나려면 외지에서 지하철을 타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광교 신도시 상주 인구만 이용하는 상권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했다. /서지영 땅집고 기자 sjy381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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