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2.23 17:16
[땅집고] 한국은행이 약 1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멈췄다. 하락 갈림길에 섰던 부동산 시장은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계기로 실수요 매수세가 금방 회복되긴 힘들어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한 투자 수요는 계속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기조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시장은 당분간 관망세로 흐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오전 서울 삼성본관 한은 임시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2021년 8월부터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인상이 멈췄고, 2022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이어진 7차례의 연속 인상 기록도 일단락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데다 수출·소비 등 경기 지표가 갈수록 악화하자 부담을 느낀 한은이 일단 금리 인상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본다.
실제로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6%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6%에서 3.5%로 내렸다.
이에 부동산 시장은 우선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효선 NH농협금융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현 주택시장 침체 요인들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 “실수요자들이 허용 가능한 오차 범위 안에서 비교적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돼 시장은 관망세 속 낙관론이 피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금리인상이 끝나지 않은 만큼 시장 관망세는 계속 이어진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또다시 추가 인상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은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미국(4.50∼4.75%)과의 금리 격차는 22년 만에 가장 큰 1.25%포인트(p)를 유지하게 됐다. 그런데 미국은 올해만 두어차례 더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1300원을 넘은 원ㆍ달러 환율, 5%대 고물가 등 추가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여러 우려 때문에 이번에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금리인상 가능성은 아직 시장에 존재한다. 주택시장에는 횡보하는 것만 해도 부담인데,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히 남아있어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번 동결로 투자자 매수세는 유지되고 일부 투자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며 “여전히 3고(高) 현상(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 이어지고 있어 대세 반등을 일으키는 실수요자 매수세까지 움직이긴 약하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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