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2.20 14:20 | 수정 : 2023.02.20 14:21
[입주단지 분석]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땅집고] 서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6번출구와 맞닿은 답십리로에서는 도로 확장 공사가 한참이었다. 일대에3개 단지, 2800여가구 입주가 예고되면서 교통난에 대비해 미리 도로를 넓히는 것이다. 공사 현장 뒤로는 하늘을 찌를 듯한 초고층 단지들이 보였다.
3개 단지 중 40층 규모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청량리3구역 재개발)는 지난달 31일 입주를 시작했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59~150㎡ 아파트 220가구와 전용면적 29~52㎡ 오피스텔 34실로 이뤄졌다. 규모가 작지만, 각 65층, 58층 규모인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1425가구·7월 입주)’,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1152가구·5월 입주)과 함께 청량리역 일대를 대표하는 주거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청량리역이 아주 가까운 역세권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청량리역을 ‘수도권 광역교통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현재 5개 노선 외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 등 4개 노선이 더 들어선다. 복합환승센터 건립도 확정됐다. 또한 이곳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경동시장이 모두 엎어지면 닿을 곳에 있어 상권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시장이 많아 주변 환경이 어수선하고, 초중고등학교가 모두 먼 것은 단점이다. 자녀를 둔 실수요자라면 차량 이용이 필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청량리역 ‘강북권 교통허브’로 변신 중…‘교통 끝판왕’ 단지
청량리역에는 현재 1호선과 경강선(KTX), 경의중앙선, 경춘선, 수인분당선 등이 지나는데, 앞으로 4개 노선이 더 추가된다. 바로 GTX B, C노선과 면목선, 강북횡단선이다. GTX-B는 인천대 입구부터 여의도를 지나 남양주 마석을 잇는 노선으로, 지난달 민간투자사업구간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지정됐다. 삼성역과 양재역을 지나는 GTX C노선은 2018년 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면목선(2030년 개통 예정)은 지난해 10월부터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 단지는 동북선(2025년 개통) 경동시장역도 걸어서 이용 가능하다.
버스 교통도 편리하다. 청량리역 버스전용차로를 지나는 버스 노선은 총 44개인데, 인근 정류장을 합하면 이용 가능한 노선이 더욱 늘어난다. 이에 업계에서는 청량리역 일대가 강북권 최대 교통 허브로 자리매김한다고 보고 있다.
청량리역과 연결된 롯데마트, 롯데백화점이 도보권으로 ‘몰세권’이기도 하다. 또한 경동시장과 청량종합도매시장, 농수산물시장, 청과물시장 등 초대형 전통시장이 단지 건너편에 위치해 장보기도 편리하다.
■학교 멀고, 청량리역 일대 교통체증 더 악화 우려
신흥 주거지라고 하기엔 주변이 어수선하다. 특히 입주가 시작되면서 더 두드러진다. 이삿짐 차량은 공사 차량과 시장을 방문한 손님 차량에 뒤섞여 단지 진입을 위해서는 한참을 대기해야 했다.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청량리수산시장의 비릿한 냄새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야 한다.
학교가 먼 것도 단점이다.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가 신답초인데, 횡단보도를 건너서 15분 정도 걸어야 통학할 수 있다. 중학교는 숭인중이 가깝지만 노후주택가 사이를 10분 넘게 가로질러야 도착한다. 고등학교도 마땅치 않다. 지역 내 인문계 학교인 해성여고와 청량고(남학교)가 있지만, 모두 도보로 30분 가까이 소요된다.
출퇴근길 교통체증도 우려된다. 청량리역 일대는 현재도 교통대란이 종종 벌어지는데 올해 여름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이 입주하면 교통난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3개 단지 가구수를 합하면 2800여 가구다. 이에 구청이 단지를 가로지르는 답십리로 확장 공사를 진행중이지만, 청량리역이 있는 왕산로는 시장으로 인해 확장이 어렵다.
■220가구 중 절반이 전월세 매물…84㎡ 전세 5억대
부동산시장에는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전월세 매물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전세 매물은 101건, 월세 매물은 73건이다. 총 220가구 중 절반이 세입자 찾기에 나선 것이다.
용두동 롯데캐슬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따라오지 못해 임대 매물이 쌓였다”며 “집주인 상당수가 일반분양 당첨자로 자녀 학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학군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이 단지 전용 84㎡ 전세가격은 5억원부터 시작된다. 이 단지보다 청량리역에서 먼 ‘동대문롯데캐슬노블레스’(2018년 준공) 전용 84㎡ 전세 호가가 최저 5억6000만원인 점에 비춰보면 저렴한 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입자 입장에서는 호재보다 가격과 학군처럼 당장 누릴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한데, 이곳은 아직 시장과 공사 현장으로 주변이 혼잡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주거단지보다 상업지구 분위기로 변모하고 있어서 실생활 관련 인프라가 갖춰질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서경 땅집고 기자 westseo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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