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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들여 설치한 '아이서울유' 조형물, 고철덩이 된다

    입력 : 2023.02.16 07:38 | 수정 : 2023.02.16 15:25

    [땅집고] 한강 공원에서 서울시의 브랜드 슬로건인 '아이 서울 유' 모형을 본딴 조형물이 배치돼있다. /서울시

    [땅집고] “한강에서 보던 ‘아이서울유’ 조형물, 10억 넘게 들여 만들었는데 다 없앤다고요? 완전 혈세 낭비가 따로 없네요….”

    지난 8년 동안 서울시 브랜드 슬로건이었던 ‘아이·서울·유(I·SEOUL·U)'가 이르면 이달 중 역사속으로 사라질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로운 도시 브랜드로 변경하는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 곳곳에 10억원 이상을 들여 설치한 ‘아이서울유’ 모형 철제조형물이 전면 철거 수순을 밟게 되면서, 예산 낭비를 불러왔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재임 시절 만든 브랜드 슬로건인 ‘아이서울유’를 대체할 새 브랜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슬로건의 의미가 모호하고 전달력이 떨어져 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유다.

    ‘아이서울유’는 박 전 시장이 2015년 10월 시민과 전문가 투표를 거쳐 선정한 서울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나와 당신, 시민과 시민, 시민과 세계인 등 모든 관계의 중심에 서울이 있다는 의미를 담아 용역비 3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서울시 홍보기획관 브랜드기획팀에 따르면 지난 8년여 동안 브랜드 선포식 개최비용 5억원과 연평균 홍보비용 3억원 등 지금까지 ‘아이서울유’를 알리는데 들어간 비용이 27억원에 달한다. 이 슬로건을 본따서 만든 대형 철제조형물이 한강 등 녹지공간 등에 배치돼 있다.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기존 서울 브랜드 슬로건인 '아이서울유' 의미가 모호하다며, 새 브랜드를 선택하는 투표를 진행했다. /서울시

    하지만 오는 2월부터는 오 시장이 새로 만든 브랜드가 ‘아이서울유’ 자리를 대체하게 된다. 서울시는 브랜드 후보 총 4개에 대한 국내외 투표를 진행했다. 4개 후보군은 ▲서울, 마이 서울(Seoul, my soul):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도시 ▲서울 포 유(Seoul for U): 서울은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이 준비됐다 ▲어메이징 서울(Amazing Seoul): 놀이공간으로 가득한 서울 ▲메이크 잇 해픈, 서울(Make it happen, Seoul): 서울에선 어떤 일이든 도전하고 실현할 수 있다 등의 명칭과 의미를 담고 있다.

    이달 3일 공개된 투표 결과, 14만8000표로 전체 투표자 수의 37.3%를 차지한 ‘서울 마이 소울’이 1위였다. 다음으로는 ‘서울 포 유’가 불과 9600표 차이로 2위에 올랐다. 서울시는 이번 달 안에 두 브랜드를 두고 결선 투표를 진행해 최종 브랜드를 결정할 방침이다.

    새 브랜드가 확정되면 기존 브랜드인 ‘아이서울유’ 관련 홍보물과 시설물 등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철제조형물이다. 박 전 시장은 서울광장과 여의도 한강공원 등 29곳에 철제 조형물을 설치했다. 제작과 설치에 총 10억6900만원이 투입됐다. 이 조형물들이 하루아침에 고철덩이로 전락하게 되는 셈이다.

    [땅집고] 오세훈 시장이 새로 만드는 브랜드 슬로건이 확정되면, 기존 '아이서울유' 조형물은 전부 폐기될 예정이다. /서울시

    오 시장이 새 브랜드를 개발하면서 쓰는 비용 역시 2억5000만~3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앞으로 브랜드를 런칭하고 각종 행사나 물량 공세 등 홍보 과정에도 추가 예산이 투입될 전망이다.

    다만 오 시장은 새로운 조형물 설치는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오 시장은 지난해 5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시내 곳곳 공원에 대형 브랜드 조형물을 세우는 데 가격이 (한 곳당) 9900만원”이라며 “예산 낭비적인 형태라 이 부분은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SNS상에서는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브랜드 슬로건을 교체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맨 처음 ‘아이서울유’가 나올 때는 어색했지만 지금은 조형물과 ‘셀카’를 찍을 정도로 친숙해졌는데 굳이 왜 바꿔야 하는지 모르겠다”, “10억 넘게 들여 만든 조형물이 아직 멀쩡한데도 전부 철거한다니 너무 아깝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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