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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km 앞에 두고 "매일이 지옥"…덕은지구 집값 하락 불 지피나

    입력 : 2023.02.15 16:01 | 수정 : 2023.02.22 09:23

    [땅집고]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DMC포레자이' 앞 버스정류소. /전현희 기자

    [땅집고] 13일 오전 7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은동 ‘DMC포레자이’ 앞 버스정류장. 월요일 아침인 이날도 아침 해가 뜨기 전 이른 시간부터 버스정류장은 출근길 시민들로 북적였다. 버스정류장에 ‘7726번 버스 도착 5분 전’이라는 알림이 뜨자 열댓명의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버스에 올라타고 한 정류장을 지나자마자 만원 버스가 됐고 버스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어플은 ‘혼잡’으로 바뀌었다.

    덕은지구 서쪽 끝단에 자리잡고 있는 이 단지 입주민들은 매일 아침 출근길 버스타기 전쟁을 치르느라 진을 빼기 일쑤라고 했다. 덕은지구는 지난해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해, 현재 5000여 가구가 입주해 있다.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는 서울 마포구 DMC까지는 직선거리로 2km 정도이고, 가양대교를 횡단해 9호선 가양역으로 이동하면 여의도 업무지구까지도 30분 내외로 이동 가능하다. 또 2030년 대장홍대선 덕은역이 개통하면 서울 마포구 홍대까지 지하철로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땅집고] 현대건설 컨소, 부천대장~홍대 민자철도 건설./땅집고DB

    문제는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이 덕은지구에는 없다. 버스가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인 셈인데, 출퇴근 인구에 비해 버스 노선은 제한적이고, 배차 간격이 너무 길어 이용객들의 불편이 크다. 특히 아파트 단지 사이를 경유하는 노선은 7726·022A·B 3개 노선인데, 각 노선의 배차간격은 20~35분에 1대꼴로 드문드문이다.

    입주민 A씨는 "한 시간에 두 대 정도 다니는데, 차를 한 대 놓치면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며 “추운 날 기다리는 게 고역이라 버스 도착 5분 전쯤 나오는데 버스 정차 시간이 오류가 나기라도 하면 대로변 한복판에서 30분 넘게 기다린 적이 많다”고 했다.

    덕은지구 일대에 마련된 업무지구 또한 열악한 교통 환경 때문에 수요를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덕은동 야요부동산 관계자 김소휘씨는 “덕은지구와 인접한 서울 강서구 마곡, 마포구 상암 등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자들이 사무실을 구하기 위해 (덕은지구)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문의를 하고 있다”며 “위성도시 거주 수요가 꾸준하려면 일자리가 입주해야 하는데 대중교통 환경이 좋지 않아 사업자들이 입주를 망설이고 있다”고 했다.

    불편이 가중되자 덕은지구 입주민연합회는 경기도와 고양시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른바 '버스민원 7종 세트'라고 불리는 건의사항에는 ▲덕은지구와 가양역 연결하는 버스 신설 요청 ▲ 7726번 버스 배차 간격 최소화 ▲ 신설 예정인 마을버스 운영 시기 조정 요청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고양시가 주민 요구를 일부 반영해 덕은지구와 현천동에서 상암·수색동을 경유해 DMC역까지 운행하는 2개 노선을 신설하고 기존 노선인 022A·B 마을버스를 각각 1대씩 증차해 운행하기로 했지만, 이 또한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땅집고] 덕은지구 마을버스 증차 계획. /고양시

    덕은지구 일대 거주자들은 서울 강서구 9호선 가양역과 서울 마포구 공항철도·경의중앙선·6호선 DMC역으로 이동하는 수요로 나뉘는데, 가양역 쪽으로 가는 버스 증설 계획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 측은 가양역 방면 버스를 증차하려면 서울 강서구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2004년 버스준공영제 실시 이후 일정 수준으로 차량의 수를 유지해야하는 ‘차량총량제’ 적용으로 순수 증차를 제한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역 주민들은 출근길 교통난이 부동산 침체기 집값 하락세에 더 큰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 덕은지구 부동산 시세는 전세·매매 동반 하락 중이다. 덕은동 ‘DMC디에트르한강’ 84㎡가 지난해 6월 6억5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현재 시세는 4억~4억5000만원으로 최대 40% 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DMC자이더리버 분양권은 8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고점(9억4257만원)에 비해 1억원 넘게 떨어지며 분양가 수준으로 거래돼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 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 4800여 가구의 동시 입주 등의 대외적인 요인과 맞물려 전세금·매매가가 하락하고 있다”며 “대중 교통 문제가 해결된다면 서울접근성이 좋은만큼 시장이 회복되면서 부동산 가격도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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