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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게 공공기여?"…의왕도시공사, 백운밸리 배당금으로 신사옥 짓는다

    입력 : 2023.02.15 11:40

    [땅집고] 2019년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일대 전경. /의왕백운PFV 홈페이지

    [땅집고] 의왕도시공사가 경기 의왕시 백운밸리 도시개발사업으로 얻은 배당금 중 수백억원을 들여 새 사옥을 지을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백운밸리 주민들 사이에선 의왕도시공사가 이 배당금을 시민들을 위한 공공기여금으로 활용하겠다고 해놓고, 엉뚱한 곳에 쓰려고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홍종 의왕도시공사 신임사장은 지난 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임대 사용 중인 왕곡동 사옥이 노후화했고, 임직원·행정수요 증가에 따라 공간 개선이 필요해 ‘신사옥 이전’을 올해 중점 추진 사업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의왕도시공사에 따르면 신사옥은 의왕시 장안지구 내 공공청사 부지인 삼동 580번지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다. 앞으로 설계공모를 통해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6040.8㎡ 규모로 짓는다. 의왕도시공사는 신사옥을 김성제 의왕시장의 공약을 반영한 공용공간으로 구축하고, 국가 계획 및 의왕시 경제사회정책에 부합하는 직업훈련센터 등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사옥 건립에 드는 비용은 270억원 정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사장은 “경제적 타당성 조사에서 B/C(비용편익) 비율이 1.1419를 받은 만큼 사업성은 충분하다”며 “백운지식문화밸리 도시개발사업 배당금으로 토지비와 건축비를 충당해 올해 말까지 설계를 마쳐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땅집고] 2022년 4월 감사자료상 의왕백운PFV에 참여한 주주들이 배당받아간 금액 내역. /이지은 기자

    의왕 백운밸리 사업 시행사는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한 의왕백운PFV다. 의왕도시공사가 지분 50%+1주(고양도시공사 포함)를 갖는다. 지난해 4월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의왕백운PFV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의왕도시공사는 백운밸리를 개발해 발생한 이익금 중 1062억8100만원을 2021~2022년에 걸쳐 배당받았다. 김 사장의 발언에 따르면 의왕도시공사가 이 배당금 중 일부를 신사옥 건립에 활용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왕시민들은 의왕도시공사가 새 사옥 신축에 백운밸리 개발 배당금을 쓰는 것은 시민들과의 약속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의왕도시공사는 배당금을 시민들을 위한 공공기여로 환원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의왕도시공사 사옥 건립을 공공기여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주민들의 주장이다. 통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공공기여는 도로·철도·항만·터널 등 교통 인프라나, 문화·체육시설 및 공원 등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진봉균 백운밸리발전추진위원장은 “현재 백운밸리에는 대중교통, 종합병원, 학교 등 인프라가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며 “공공기여해야 할 부분이 산더미인데, 백운밸리 개발 배당금을 의왕도시공사 신사옥을 짓는데 먼저 쓰는 것은 주민들 입장에선 용납하기 어렵다”고 했다.

    [땅집고] 현재 의왕도시공사는 사옥을 임차하며 연 1억3500만원 정도 임대료를 내고 있다. /의왕도시공사

    반면 의왕도시공사는 신사옥 건립이 분명 공공성을 띤 행위라고 반론을 편다. 공사가 의왕지역에서 각종 개발사업을 진행해 시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므로, 공사의 사옥을 새로 짓는 것 역시 공적인 이익을 위한 사업에 속한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도시개발사업 과정에서 공공기여를 하고 남은 돈을 배당하는 것이며, 현행 상법에 배당금을 의무적으로 공공기여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보탬이 되는 용도라면 배당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남의 건물에 월세살이 하는 의왕도시공사가 임차 비용으로 지불하는 연간 1억3500여만원도 부담이라고 했다.

    의왕도시공사에 따르면 신사옥 계획 부지는 장안복합개발PFV 소유의 장안지구 내 땅이다. 당초 우체국과 경찰서가 들어서는 용지로 남겨뒀는데, 경찰서 신축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이 땅을 의왕도시공사 신사옥 부지로 점 찍은 것. 의왕도시공사가 장안복합개발PFV로부터 이 부지를 사들이면, 장안지구 개발사업 개발도 완료하면서 새 사옥도 지을 수 있어 ‘일석 이조’라는 설명이다.

    의왕도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사옥이 너무 낡고 열악해 직원들 근무 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이 예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신사옥 부지에 의왕도시공사 건물 뿐 아니라 장안지구 주민들이 원하는 각종 행정 서비스 시설도 추가하기 위해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사옥 건립으로 인근 상권이 살아나는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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