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3.02.15 07:42 | 수정 : 2023.02.16 21:26
[땅집고] “지금 대구에는 입주지정일이 지났는데도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못 팔아 새 집으로 이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이렇다보니 새 아파트를 급하게 처분하려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가 붙은 단지가 발에 차일 정도예요.”(대구 수성구 L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윤석열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책으로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이 반등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구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 하락기에 공급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기존 살던 집을 처분 못한 세입자나 집주인이 분양받고도 새 집에 들어가지 못해 마피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마피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완화책으로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는 급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이 반등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구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었다. 부동산 하락기에 공급 물량까지 쏟아지면서 기존 살던 집을 처분 못한 세입자나 집주인이 분양받고도 새 집에 들어가지 못해 마피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마피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구시 서구 평리동에 3월 입주를 앞둔 ‘서대구KTX영무예다음’ 아파트 전용 85㎡ 분양권은 현재 마피 7500만원이 붙은 3억8470만~5억3900만원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 평형대 분양가는 3억원대 후반에서 4억원 초반이었다.
이달 입주를 앞둔 중구 달성동 ‘달성파크푸르지오힐스테이트’(1501가구) 같은 평형 역시 마피가 최대 5000만원까지 붙었다. 오피스텔은 하락 폭이 더 크다. 2024년 6월 입주를 앞둔 수성구 만촌동 ‘힐스테이트만촌엘퍼스트’ 전용 85㎡ 분양권은 최대 1억원 마피가 붙었는데도 매수자가 안 나타나고 있다.
마피 매물이 쌓이다보니 대구 아파트 입주율도 전국 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대구의 아파트 입주율은 64.9%로 전월 68.9%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전국 평균(66.6%)보다 1.7%포인트 낮다. 연구원 측은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비용 증가와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못해 입주율이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매매 가격도 급락하고 있다. 우선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공시가격 보다 1억원 이상 싼 가격에 팔리는 매매 사례가 나오고, 속칭 대장 아파트 단지에서도 최고가 대비 반토막에 가까운 매매거래가 허다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준공한 774가구 규모의 수성구 만촌동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 전용 76㎡는 지난달 6억8300만원에 손바뀜했다. 2020년10월 최고가인 13억9000만원에서 53% 떨어진 금액이다. 지난해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 전용 75㎡ 최저 공시가격은 7억9800만원이었다. 실거래가가 공시가격보다 1억5000만원 싼 가격에 팔린 것이다.
수성구 범어동 ‘범어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달 7억5000만원으로 거래되며 2021년11월 최고가(13억6000만원)에서 45% 떨어졌다. 이 단지는 준공 5년차를 맞은 신축에 속한다. 대구 지하철 2호선 범어역도 가까워 수성구에서 손꼽히는 대장 단지로,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호가가 17억원까지 올랐었다.
경매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수도권 경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것과는 반대다.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1월 대구 아파트 낙찰률(입찰물건 대비 낙찰된 물건 비율)은 27.5%로, 12월보다 더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 대구만 낙찰률이 내려갔다. 반면 서울, 경기, 인천은 각각 26.1%포인트, 4.5%포인트, 6.1%포인트씩 상승했다.
미분양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대구 미분양 주택이 모두 1만 3445가구로, 전달보다 1700여 가구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는 최근 신규 주택건설사업에 대해 당분간 승인 보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 경착륙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전문가는 “서울이 먼저 반등해야 지방광역시 집값이 순차적으로 오른다. 심지어 대구는 물량이 이미 많이 풀려서 다른 도시보다 먼저 반응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대구도 집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일부 투자자가 급매를 소화하는 수준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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