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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라도 받자" 줄줄이 '마피' 행렬…서울까지 번지나

    입력 : 2023.02.14 11:59 | 수정 : 2023.02.14 12:04

    [땅집고] 최근 경기 외곽 지역에 입주를 앞둔 아파트 단지에서 분양가보다 하락한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물량이 늘며 집값뿐만 아닌, 전세금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조합원이나 수분양자들이 손해를 감수하고 분양권을 처분하려고 하는 것이다.

    주로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외곽지역에서 가격이 떨어진 경우가 많지만, 서울 접근성이 비교적 우수한 지역에서도 조금씩 하락 거래가 이어지는 추세다. 서울도 분양가보다 낮지 않더라도 근접한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청약에 당첨된 후 입주 시기까지 분양가의 2~3배씩 입주권 시세가 올랐던 지난 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땅집고] 올해 경기도에 입주하는 주요 단지 중 시세가 분양가보다 하락하거나 근접한 사례.(2월 거래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고, 거주의무·대출·양도소득세 등의 규제에서도 자유로워지면서 분양권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했다. 일부 조합원 물량은 분양가에 근접하게 팔아도 크게 손해가 아니어서, 처분을 원하는 집주인이 더 늘고 있다는 평가다. 향후 집값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더 손해를 보기 전에 손절하자는 판단에서다. 경기권뿐만 아닌 서울에서도 입주 물량이 많고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분양가에 팔면 다행이죠”…더 떨어지기 전에 ‘손절’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입주를 앞둔 단지 중 2월 현재 총 42개 단지에서 실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9개 단지에서 분양가보다 하락하거나 1000만원 이하의 분양가에 근접한 거래가 이뤄졌다. 금융비용이나 발코니 확장 등 분양가 외 부대비용을 고려하면 사실상 분양가보다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단지다. 주로 경기 외곽에 위치해 교통이 불편하고 입지 여건이 떨어지는 아파트들이 대부분이다.

    경기 부천시 범박동에 올해 2월 입주한 ‘부천일루미스테이트’ 전용 59㎡는 분양가 4억3000만원보다 낮은 4억2842만원에 새 집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는 총 37개동에 3724가구 규모 대단지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이 서해선 소새울역으로 2km 가량 떨어진 거리에 있어 출퇴근 환경이 우수한 편이 아닌데다, 인근 범박동 아파트를 비롯해 9000여 가구 규모 옥길공공주택지구 신축 단지 등에 둘러싸여 있다. 인근에 59㎡보다 더 큰 주택형이 4억원대에 거래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신축 단지가 많이 입주한 시흥 장현지구도 입주권 가격 하락세가 눈에 띄었다. 올해 1월 시흥시 장현지구에 입주한 ‘유승한내들퍼스트파크(676가구)’ 전용 84㎡는 입주권 매물이 한 번에 풀리면서 이달 평균 분양가 4억2000만원보다 낮은 4억179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 단지는 2019년 분양할 당시 청약 경쟁률이 평균 30.3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단지다.

    오는 6월 수원시 영통구에 들어서는 ‘영흥공원 푸르지오 파크비엔’ 전용 84㎡도 2월 6억1580만원에 거래돼 6억원 수준이었던 평균 분양가를 밑돌았다. 그밖에 수도권 외곽지역인 용인시 처인구 ‘힐스테이트 몬테로이’ , 양평군 ‘포레나 양평’, ‘양평역 한라비발디 1단지’, 여주역 ‘우남퍼스트빌’ 등에서 입주권 하락 거래가 잇따랐다.

    서울이 비교적 가깝고 교통 입지 여건이 떨어지지 않는 수도권 아파트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런 지역들은 대부분 입주 물량이 늘면서 하락거래가 증가했다.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114㎡ 주택형도 이달 조합원 입주권이 12억원에 거래돼 분양가 11억9900만원에 근접한 수준에 팔렸다. 광명시 철산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광명시에 아파트 거래가 뚝 끊겼는데, 최근 인근에 분양·입주단지가 많아지면서 매물이 더 급증하고, 하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처분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졌다”며 “조합원이면 분양가와 근접해도 아직까지는 딱히 손해보고 파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땅집고]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경기 고양시 덕은지구 아파트 전경. /김리영 기자

    오는 8월 안양시에 입주하는 ‘아르테자이’ 59㎡는 이달 평균 5억3000만~5억5000만원보다 낮은 5억2500만원에 입주권이 거래됐다. 지난해부터 입주가 시작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덕은지구의 경우 지난해 11월 입주한 ‘DMC자이더리버’ 84㎡가 작년 12월 8억3000만원에 팔려 분양가 8억859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밑도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졌다.

    ■서울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 나올까

    서울에서는 아직까지 분양가보다 하락한 실거래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북지역의 경우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고층 매물이 분양가와 근접한 수준에 실거래돼 입주권 시세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 오는 7월 입주하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청량리역 롯데캐슬SKY-L65’의 경우 84㎡가 지난 1월 62층이 11억6670만원에 팔리며 평균 10억원대 중반(50층 이상)이었던 분양가에 근접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서울에서도 시세 하락이 큰 지역, 대규모 입주가 이어져 전세금이 크게 떨어지는 지역의 경우 기존 조합원이나 집주인들이 집을 처분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단지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분양가가 책정되던 2019년~2020년 쯤에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어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측면이 있고, 최근엔 시세 하락과 함께 거주의무 규제가 풀리면서 매물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 입주권 희소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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